한 번의 잘못으로, 평생을 감옥처럼 살고 있습니다
작가님께.
누가 봐도
제가 잘못한 사람입니다.
저는 30대에
외도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남편에게 들켰습니다.
그때의 저는
지금 생각해도
정신없이 살던 사람이었습니다.
일만 했습니다.
정말 기계처럼 살았습니다.
돈을 벌고,
집을 지키고,
아이를 키우고,
그렇게 살다 보니
어느 순간
제가 사람인지, 기계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였습니다.
그때
어떤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저를 사람처럼 대해준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걷잡을 수 없이
마음이 갔습니다.
하면 안 되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멈추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관계는
깊어지기 전에 끝났습니다.
몸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남편에게는
그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를 만났다는 사실 하나로
저는
이미
외도한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걸로
저를 몰아붙이기에는
충분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간통죄가 폐지되기 전이었고,
저는
변명조차 하지 못한 채
죄인처럼 살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저를 협박했고,
저는
집 밖으로 나가지 못했습니다.
정말로
감옥 같았습니다.
우리는
이사를 갔고,
인적이 드문
언덕 위 하얀 집에서
살았습니다.
사람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친정과도
인연이 끊겼습니다.
남편은
친정에 찾아가
그들을 몰아붙였고,
가족들은
저 때문에
침묵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조용히 살아야 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 후 시간이 지나
다시 도시로 나왔습니다.
살아야 했으니까요.
저는 다시
일을 했고,
계속
돈을 벌었습니다.
하지만
경제권은
대부분 남편에게 넘어갔습니다.
저는
돈을 벌었고,
남편은
그 돈으로
사업을 하고,
투자를 하고,
망하고,
사기를 당하고,
그렇게
살았습니다.
저는
그 사이에서
계속 일만 했습니다.
그게
벌이라고 생각하면서요.
그 이후로
저의 삶은
완전히 통제되었습니다.
핸드폰은
항상 검사당했고,
위치는
늘 추적당했고,
SNS는
모두 차단되었습니다.
카카오톡,
이메일,
연락처,
제가
누군가와 연결될 수 있는 모든 통로가
막혔습니다.
저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남편의 허락이 필요했습니다.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설명해야 했습니다.
일은 계속했습니다.
하지만
그 일조차 자유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번 돈은
남편이 대부분 가져갔고,
저는
일을 하면서도
제 삶을 살 수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밖에 있었지만,
그건
감옥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몸도
계속 아팠습니다.
이유를 모르는 통증.
병원을 가도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몸이 아니라
삶이 아팠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수십 년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저는
다시 탈출을 꿈꾸게 됐습니다.
사랑이 아니라,
숨.
사람처럼
살고 싶어서.
그때
그를 만났습니다.
우연이었습니다.
그는
젊은 시절의
저와 닮아 있었습니다.
열심히 살고,
세상을 아직 믿고 있는 사람.
그래서
좋아하게 됐습니다.
그게 전부였습니다.
손을 잡은 것도 아니고,
약속을 한 것도 아니고,
그저
안부를 묻고
대화를 나눈 것뿐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남편은
다시 알아냈습니다.
핸드폰을 검사했고,
메시지를 봤고,
모든 게
다시 시작됐습니다.
지옥의 시작
감시,
의심,
통제.
그리고 저는
다시
감옥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미
경제권은
남편에게 있었습니다.
남아 있던 건
제가 몰래 모아둔 돈과
책 계약금, 인세뿐이었습니다.
그마저도
전부 넘겼습니다.
그 사람에게
불똥이 튈까 봐,
남편을
진정시키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금 저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만날 수 없습니다.
남편은 말합니다.
그 사람을
망가뜨리겠다고.
사회적으로
매장시키겠다고.
저는
그 말을 믿습니다.
이미
한 번 겪어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연락을 끊었습니다.
그 사람은
이유도 모른 채
저를 기다릴지도 모릅니다.
한 번은
지하철역 앞에서
공중전화 부스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전화를 걸어
제 상황을
설명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방법을
잊어버렸습니다.
공중전화를
어떻게 거는지조차,
카드가
어디 있는지조차,
동전을 찾는 방법조차,
그 사람의 번호가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한참을 서 있다가
그냥 돌아왔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아, 나는 정말
갇혀 있구나.
얼마 전에는
지하철 앞에서
점을 보는 사람에게
물어본 적도 있습니다.
“이혼할 수 있을까요.”
그 사람은
대답했습니다.
“평생 못 해.”
그 말을 듣고
집에 와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작가님,
저는
사랑을 하고 싶은 게 아닙니다.
그저
사람처럼 살고 싶습니다.
대화를 하고,
차를 마시고,
햇살을 보고,
바람을 느끼고 싶습니다.
그게
이렇게까지
큰 잘못입니까.
저는
한 번의 잘못으로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하는 사람입니까.
그리고
저는 이 삶에서
벗어날 수는 있는 겁니까.
-50대,
아직 숨을 쉬고 싶은 여자
편지를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것이었습니다.
당신은
이미 벌을 받은 사람이라는 것.
한 번의 선택으로
관계는 무너졌고,
당신은
그 대가를 치렀습니다.
신뢰를 잃었고,
자유를 잃었고,
관계를 잃었고,
자기 자신까지 잃어가며
살아왔습니다.
그 시간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
수십 년이었다는 점에서,
이건
실수의 대가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긴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질문을 먼저 떠올렸습니다.
벌은
언제까지여야 합니까.
그리고
그 벌은
사람을 고치기 위한 것이어야 합니까,
아니면
사람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어야 합니까.
당신의 이야기는
외도로 시작됐지만,
지금의 삶은
외도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통제의 이야기이고,
감시의 이야기이고,
존중이 사라진 관계의 이야기입니다.
핸드폰을 검사당하고,
위치를 추적당하고,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돈을 벌어도 사용할 수 없는 삶.
그건
부부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관계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많은 것이 사라져 있습니다.
물론
당신의 선택이
이 시작이었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작이
지금의 삶을
끝까지 정당화해주지는 않습니다.
저는
당신에게
그 관계를 끊으라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건
당신의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말은 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은
평생을 속죄하며 살아야 할
사람은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의 삶이
당신이 감당해야 할
유일한 형태도 아닙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숨입니다.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하고,
햇살을 보고,
바람을 느끼고 싶은 것.
그건
특별한 욕망이 아니라
기본적인 삶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질문을
당신에게 남깁니다.
당신은
지금
살고 있는 겁니까,
아니면
버티고 있는 겁니까.
그리고 하나 더.
당신은
자신에게
언제까지 벌을 줄 생각입니까.
이 질문은
남편이 아니라,
당신 자신에게
돌려야 할 질문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답을 대신해 드릴 수 없습니다.
다만
이건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사람은
한 번의 잘못으로
평생
사람답지 않게 살아야 할 존재는 아닙니다.
그 기준은
누군가가 아니라
당신이 정해야 합니다.
그게
가장 어렵고,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외도”의 이야기일까요.
한 번의 잘못 이후,
수십 년 동안
감시와 통제 속에 사는 삶.
이건
정당한 책임일까요,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일까요.
중요한 건
남편이냐, 아내냐가 아닙니다.
누가 했든,
배우자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통제하고,
사회적 관계를 끊고,
경제를 제한하는 것.
이건
부부 관계일까요.
아니면
권력관계일까요.
여러분이라면,
1. 한 번의 외도라면 평생 감수해야 할 책임이다
2. 벌은 필요하지만, 이런 통제는 지나치다
3. 이미 관계는 깨졌고, 각자의 삶을 선택해야 한다
4. 어떤 이유로도 상대를 이렇게 통제할 권리는 없다
5.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지만, 이건 벗어나야 할 관계다
사람은
한 번의 잘못으로
어디까지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그 대가가
“삶 전체”가 되어도 된다고 보십니까.
이건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생각해봐야 할
질문일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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