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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기억하는 춤, 필라테스

근육이 말을 걸어올 때

by 유혜성

근육이 말을 걸어올 때


어느 날, 내 몸에서 작은 소리가 들려왔다. 아주 작고 조용한 소리.

누군가 나를 부르고 있었다.


“나야.”


몸 구석구석에서 들려오는 그 목소리

살짝 당기고, 미세하게 떨리며

나에게 말을 걸었다.


“나는 너의 근육이야.”


나는 놀라서 귀를 기울였다.

“왜 이제야 내게 말을 거는 거야?”

근육은 부드럽게 웃으며 속삭였다.


“사실 나는 늘 너에게 말을 걸었어.”

“하지만 네가 듣지 않았을 뿐이야.”

나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그제야 들리기 시작했다.

아팠던 날, 힘들어 주저앉았던 날,

울면서 주먹을 꼭 쥐었던 날,

근육은 언제나 나와 함께 있었다.


“너무 오랫동안 쉬었더니, 나도 잠들었었어.”

“그런데 이제, 다시 깨어나고 싶어.”


나는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였다.

살짝 당기는 느낌,

간질간질한 기분,

마치 사라졌던 내가 다시 태어나는 것 같았다.


“이건 혹시, 내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일까?”


근육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나는 네 안에서 살아 있고 싶어.”

“나는 네가 걷기를 원해.”

“나는 네가 뛰기를 원해.”

“나는 네가 다시 날기를 원해.”

나는 두려웠다.

“하지만 나는 아팠던 사람이야.”

“넘어졌었어. 쓰러졌었어.”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근육이 따뜻하게 손을 내밀었다.

“넘어졌어도 괜찮아.”

“네가 일어나려고 한다는 것, 그게 이미 첫걸음이야.”


“조금씩, 아주 천천히, 다시 함께 걸어볼까?”

나는 눈을 감고,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근육은 가만히 나를 받쳐주었다.

나는 다시 한 걸음을 내디뎠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나는 여전히 살아 있고,

나는 여전히 걸을 수 있으며,

나는 여전히 날 수 있다는 것을.

내 근육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나는 언제나 네 곁에 있었어.”

“그러니 이제, 우리 함께 걸어볼까?”


나는 조용히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그래, 우리 함께 가자.”

PS. 당신의 몸은 언제나 당신과 대화하고 있어요. 조용히 귀 기울이면, 그 속에 숨겨진 강인함과 치유의 언어를 들을 수 있을 거예요. 몸이 보내는 신호를 사랑하세요, 그것이 당신을 더 깊이 이해하는 첫걸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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