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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ecilia de brunch Aug 01. 2021

2. 동방 예의지국과 멀고 먼 북구의 나라 노르웨이

노르웨이 여행 D-3개월: 게으름뱅이여 북구행 비행기표를 결제하라

노르웨이라는 목적지에 홀려 여행을 결정만 하고 비행기 표조차 사지 않았던 5월 무렵, 매주 항공료가 야금야금 올라가는 걸 발견했다. 어? 어? 어? 분명 같은 항공사, 같은 경유지, 같은 출발 시간이었는데 주말이 지나니 5만 원이 올라 있었고, 결제를 주저하는 사이 며칠이 지나면 또 야금야금 가격이 뛰었다. 좋게 말하면 평정심이 강하고 우리 엄마 말에 따르면 게으른 나는, 노르웨이에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비행기표가 올라봤자 얼마나 오르겠냐는 느긋한 생각이었다가 더는 미룰 수 없는 시점이 왔다는 알람이 울렸다.      


 동방 예의지국에서는 북구 바이킹의 나라까지 항공 노선을 고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챌린지였다. 당연히 인천과 오슬로는 직항이 없다. 유럽여행을 간다면 런던 또는 파리를 경유하면 대부분의 주요 도시를 갈 수 있는데, 노르웨이는 극동의 나라 한국에서 가기에 호락호락한 도시가 아니었다. 두 번 경유를 하거나 대기시간이 긴 한 번의 경유 중에 골라야 했다. 하지만 두 번의 경유지를 거치는 여정은 20대에나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이제는 몸이 알고 있다.      


 가장 빠르고 조금 비싼 루트는 핀에어를 타고 인천-헬싱키-오슬로로 가는 것. 핀에어는 스카이팀도 스타얼라이언스도 아니라 마일리지 적립도 안 되고 가격도 비싸서(이코노미 왕복 180만 원대) 별로 메리트가 없어 보였다. 아에로플로트를 타고 인천-모스크바-오슬로도 시간은 꽤 짧은 편이라, 신랑은 그 루트로 출국하기로 했다. 얻는 것이 있으면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 그는 짧은 경유시간을 얻는 대신, 수하물이 수시로 증발해버린다는 악명 높은 항공사에 수하물을 맡겨야 했다. 나는 고심 끝에 터키 이스탄불에서 4시간 경유하는 루트를 골랐고, 1회 경유를 하는 노선 치고 나쁘지 않았으나 12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이 힘들긴 매한가지였다는 것을, 노르웨이에 도착하고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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