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미숙 Apr 01. 2023

2. 작년 이맘때 사진을 보며 뭐라도 쓰기

<동네책방 그래더북 쓰기 챌린지>

작년 봄

우리 집 강아지와

(강아지라기에는 조금 크지만)

산책하다 찍은 사진을 보며

뭐라도 써본다.


허리가 잘록하게  들어간

귀여운 원피스는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나는 바보다.


휴먼 아들 둘

키우다 보니

강아지일지언정

딸이라는 존재가 

애틋하다. 

(그러고 보니 요 녀석, 사실은 중성이다)


동네 친구들은

우리 집 딸이 되어

이쁜 원피스를 입겠다며 웃어댔다.


우리 집에 온 지 2년 된, 

아이에게

많은 걸 해 주고 싶다.


계란 후라이 냄새에

빤히 쳐다보는 얼굴에

노른자만 덜어내

노른자 후라이를 해주기도 하고

(강아지는 흰자를 먹으면 설사를 할 수 있다.)


아사삭,

사과 한 입 베어 먹는 소리에

어느새 옆에 다가와 애처롭게 바라보는 모습에

먹기 좋게 잘라

그릇에 내어주고


딸기며 수박이며 망고며

먹을 수 있는

모든 과일을 내어주었다.


예쁜 옷과

아기자기한 액세서리를 볼 때마다

입혀보고 걸쳐보고 싶었다.

10킬로나 되는

컨츄리풍 외모의

중형견에게 말이다.


눈이 마주칠 때마다

안아주고 쓰다듬

간지러워 보이는 곳을 긁어 주고,


너는 사랑을 받기만 하면 된다고

있는 힘을 다해 표현했다.

내 마음을 알까 싶을 정도로..


그러다  눈을 빤히 쳐다보는

모습에서

어느 날 알게 되었다.


사실은

내가 

많은 사랑을 있었다는 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