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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inezoos Sep 23. 2019

입주청소 쉽게 보지 말자 - 내게 왜 이런 시련이!!

모든 시공은 얼추 다 끝나고 이사 갈 준비만 하면 됐다. 컨테이너에 짐은 보관 중이었고, 우린 이사 전 입주 청소를 하기로 했다. 아. 이제 청소하고 이사만 하면 된다니. 긴장을 놓았다. 이전까지 시공은 매일 감리, 감독을 하고 어쩌면 강박적으로 신경을 써서 계획했던 대로 구현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시공자 분들을 많이 괴롭혔다. 나를 강박환자로 생각했을지 모를 일이다. 정말 그럴지도.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 (이 글을 보시진 않겠지만)

청소 대행업체를 구하는 과정은 이전처럼 발품을 팔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S 어플에서 한 두 곳 전화해보고 최대한 저렴한 곳에서 계약을 했다 '입주 청소'는 다 거기서 거기일 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모든 과정에서 감리, 감독을 안 한 적이 없었는데 딱 한번 집에 찾아가지 않은 날이 '청소'를 하는 날이었다.

청소가 다 끝났다고 연락을 받고 집을 찾아갔는데 깨끗하게 청소가 잘 되어있었다. (라고 생각했던 것은 곧 무참히 깨졌다.) 이사 업체에 비용을 지불하고 퇴근한 신랑과 찬찬히 살펴보았는데 정말 쓰러지는 줄 알았다.

주방의 수전, 싱크, 환풍기, 인덕션, 욕실 액세서리 등의 스테인리스에 지워지지 않는 얼룩이 묻어 있었다. 아마도 강력한 약품을 쓴 모양이다. 모든 액세서리 및 집기는 새 제품이었는데 왜 약품을 쓴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냥 먼지만 닦았어도 됐을 텐데. '이게 얼마 짜린데... 이거 구하려고 얼마나 어렵게 직구했는데, 검색을 얼마나 했는데.' 분노했고 머리가 띵 아팠다.

화장실 1, 수건걸이

화장실 2, 샤워기 해드

주방 씽크의 얼룩 및 스크래치

주방 수전

주방 환풍기

모든 집기 중 가장 저렴한 화장실 2, 샤워기 해드는 교환을 받았다.

청소 업체에 연락을 했다. 얼룩을 지워 주워주고, 샤워기 해드는 교환해주겠다고 했다. 얼룩을 지우는 건 스테인리스를 또다시 깎아내는 약품을 사용해 지워냈다. 찜찜함이 가시지 않았다. 얼룩이 지워지진 부분은 얼룩덜룩했다. 지금까지 강박적으로 시공자분들 괴롭히며 완벽을 추구했던 인테리어 과정이 무색해졌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나한테 왜 이러세요!!!

다른 액세서리는 그냥 쓸 수 있어도 매일 음식을 만드는 싱크만큼은 새 걸로 교환해 주길 요청했다. 청소 업체에서는 그렇게 해주기로 했다. 그런데 하루 이틀 지나도 연락이 없고, 연락을 피하더니 일주일쯤 지나서는 '싱크를 누가 그렇게 만들었냐. 우리 업체에서 했다는 증거 있냐. 고소하겠다.'며 적반하장으로 나왔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나한테 왜 이러세요!!!!!! (완벽주의자의 최후....)

인테리어 시작 후 힘든 일을 다 거쳐왔지만 이렇게 황당하고 분노하게 되는 일은 없었다. 다 상식 안에서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런데 상식 밖의 상황에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가슴만 타들어갔다. 똑같이 공격적으로 강력한 대응을 하고 싶었으나 당시 난 임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분노하면 그 모든 게 아이들에게 영향을 끼칠 것 같았다. 억울했지만 그냥 없던 일로 했다. 마음속에서 청소 업체 실장님을 용서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사람이나, 놓았다... 잘했다....) 이사 후 처음에는 스테인리스의 얼룩이 보일 때마다 속이 쓰렸다. 그런데 2년을 살아보니, 청소나 잘 하자 싶다.

결론은 입주 청소를 쉽게 생각하지 말자는 것이다. 오히려 집기를 손상시키거나 더럽힐 수 있다. 실제로 고가 조명을 손상시키고 보상을 해주지 않은 업체도 있다고 했다. 여러 곳 발품을 팔고 업체의 블로그나 사이트의 후기를 꼼꼼히 찾아보길 권한다. (내가 선택한 청소업체도 사이트는 있었다. 그런데 지나고 생각해보니 유령 사이트였다.) 청소 사례나 후기가 없었다. 그래도 괜찮겠지 안일하게 생각했던 나의 불찰이다.

부디, 당신에게는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질 않기를!

아참. 좋은 소식 하나! 이사 후 일주일 뒤에 임신 사실을 알았다. 참길 잘했다.

지저스! 게다가 쌍둥이!!!! :)

https://www.youtube.com/channel/UCfJB1MEDuhfabBT3IAd9Asg?view_as=subscri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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