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UCA'와 '코로나19 펜데믹'까지, 기업의 위기극복을 위한 소통문화
#소통문화 #팔로워십 #Goodfollower #기업인재 #위기극복
최근 TV에서 한 광고를 접했다. 이 광고는 우리네 회사의 문화가 잘 나타나있다.
이 광고에서 팀장이 “추가의견 없나요?”라고 묻자, 팀원들은 “넵,넵,넵,네엡” 대답하고,
팀장은 “넵 하지 말고, 의견을 내라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팀장도 자신을 찾은 부장의 물음에 역시 ‘넵’이라 말한다.
리더십 전문가 바버라 켈러먼(Barbara Kellerman) 하버드 교수는 팔로워 성격을 <그림1>과 같이 구분했다.
대답은 ‘NO’, 이 구성원들은 ‘좋은 팔로워(Good Followers)’라 말하기 힘들다. 물론 전후사정은 알 수 없지만, ‘의견을 말하라니까’라는 말 속에서 아직 최상의 결론은 아님을 알 수 있고, 팀장의 의견이 모든 사람의 공감을 이끌 만큼 굉장한 의견이 아니었다면, 이 구성원들은 개선점 혹은 보완점을 생각하고도 그대로 리더의 결정을 지지한 것이거나, 개선에 대한 판단조차 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이와 같은 ‘나쁜 팔로워(Bad Followers)’가 맹목적인 ‘동의와 지지’로 일하는 환경을 개선하고자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가장 먼저 조직패러다임이 변하고 있고(수직→수평), 이에 따라 조직문화와 업무환경이 바뀌고, 이는 궁극적으로 ‘상명하달’의 방식, 상급자는 Thinker로서 생각을 하고, 하급자는 Just Do 하는 Doer의 구조 속 그동안 효과적인 의사소통방식이라 불리던 ‘소통의 장벽’을 허물어내는 것이다.
지금 구성원들의 소통방식은 자신이 소유한 정보와 의견 그리고 일상까지도 공유하는 형태로 변화했다.
이런 현상은 브런치, 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 일상에서 가깝게 만나볼 수 있다.
대학교별 SNS 익명게시판 '대나무 숲'이 당연한 소통의 도구이고, 직장인들은 ’블라인드‘가 익숙하다. 이 매체들과 가장 높은 접근성을 가졌던 세대들은 회사의 주축 일원으로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는 변화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거의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가장 최단시간에 하달할 것인가'라는 1차원 소통방식과 과거 균일한 품질의 대량생산을 하기 위한 ’효율성‘ 측면의 ’관리‘로는 조직은 더 이상 원활히 운영하기 어려워 졌다.
지금은 VUCA시대이다. VUCA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세계관으로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의 축약어로 ‘모든 것이 복잡하고 모호하게 얽혀
불확실성, 변동성이 큰 상태‘를 말한다. 이 시기를 헤쳐나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각으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사전에 문제점을 최대한 개선 및 실행하며 빠른 변화를 이끌어야한다. '
그렇게 되기 위해서 구성원들의 ’좋은 팔로워십‘이 필요하다.
나의 소신과 의견을 표현하기보다는 ’어짜피 답은 정해져있다.‘ 라는 생각은
’넵,넵,넵‘만을 얘기하는 나쁜 팔로워십으로는 내부에서 곪아가는 문제점들을 개선할 수 없게 만든다.
한 사례로 ’갑질논란‘ 속에 타격을 입었던 모 기업과는 반대로 오뚜기는 존중을 받을만한 기업으로
’갓뚜기(God:신+오뚜기의 줄임말)‘라고 불렸다. 오뚜기는 내부고객(종업원)부터 외부고객(소비자)까지 ’팬덤‘을 만들었고 믿고 사는 ’오뚜기‘가 되었다. 팬은 ’Just Follow‘가 아닌,‘자율적인 팔로우십‘이고, 즉 애정을 기반으로 적극적으로 행동을 하는 좋은 팔로워이다. 기업의 변화의 목적이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비전을 공유해 나아가는, ’좋은 팔로워‘를 만드는 것이라면, 구성원들은 애착과 소속감을 느끼고, 팬이 되어야한다.
물론 현재의 방식은 과거에 비해 최선을 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다양한 견해와 의견들을 수렴해 많은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모으고, 함께 결정해야하는 만큼 이 조직문화를 정착하기까지 ’시간과 에너지‘는 더 많이 들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변화된 방식은 더욱 더 효과적이어야만 한다. 사례를 통해서 효과와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인지를 알아본다.
세종대왕의 리더십은 지금까지도 회자될 만큼 유명하다. 세종은 신분·정치적 관계 뛰어넘은 인재 등용(=인재경영), 끊임없는 토론을 통한 성공적 제도마련(소통의 조직문화), 민생(=고객중심)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 3가지(인재경영, 소통의 조직문화, 고객중심)는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성과 부합한다. 세종의 리더십을 살펴보면 현재 유용한 적용 점을 찾을 수 있다. 세종의 ’조직운영 방식‘은 인재양성과 성과창출에 도움을 주었다.
<세종의 5가지 조직운영 방식>
1. 전제 군주제답지 않게 신하들에게 많은 직언을 구했다.
2. 중대 사안을 논의할 때 의견이 달라도 최종 합의 이끌었다.
3. 반대 의견마저도 경청하고 심사숙고했다.
4. 좋은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신뢰와 전폭적인 지지를 부여했다.
5. 덕망과 재능을 중심으로 인재를 발탁하고, 인재를 자기 몸처럼 소중히 아꼈다.
* 천민 신분이었던 장영실을 종3품 대호군까지 승진, 천문에 뛰어났던 이순지를 동부승지로 발탁
또한, 독일은 ’히틀러의 과거를 반복하지 말자‘라는 목표로, 비판적 사고의 문화를 키워내기 위한 교육을 한다. 즉, 나쁜 리더에 반대하고, 좋은 리더를 지지하기 위한 '좋은 팔로워'를 위한 평생교육을 받고 있는 셈이다.
지금은 대게 맞는 결정을 내리던 리더도 길을 잃어버릴 수 있는 시기이다. 조직이 크루즈선과 같이 크면 클수록, 팔로워들이 합치하지 못했을 때 작용하는 그 힘의 무게 역시 더욱 크다. 경영자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지만, 모든 분야의 전문가(Specialist)는 아니다. 그리고 리더는 소수이지만, 팔로워들은 다수이다. 그래서 때로 무엇을 놓치거나,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그래서 리더와 조직은 좋은 팔로워가 필요하다.
좋은 팔로워는 잘못된 결정에는 '그 결정에 잘못되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한다. 그래서 형식적인 답을 듣기 위한 토론이 아닌, 더 나은 방향을 찾기 위한 ‘진정한 토론’이 가능해야하고, 이게 가능해지면, “결국 네 맘대로 할 거면서 왜 회의를 하느냐”라는 숱한 직장인의 한탄이 “비록 내 의견이 반영이 되진 못해 아쉽지만, 이렇게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라는 납득으로 바뀐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앞서 칸타타 CF 사례에서 보았듯, 그 납득은 표현하지 않으면 이뤄낼 수 없다. ‘나의 다름’을 표현을 할 수 있는 소통의 문화로 바꿔서,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를 우선 표현해야한다.
침묵은 경멸을 나타내는 가장 완벽한 표현이다
ㅡ조지 버나드 쇼우
침묵은 다른 방식으로 펼친 주장이다.
ㅡ체게바라
기업마다 변화의 방법은 제 각기 다르더라도, 이 변화의 종착점은 좋은 팔로워들을 만들어 ‘조직의 쓴 맛’이 아닌, ‘조직에게 쓴 소리(간언)’를 할 수 있는 ’소통조직‘이다. ‘간언(諫言)’은 웃어른이나 임금에게 옳지 못하거나 잘못된 일을 고치도록 하는 말이다. 간언은 결코 내 실속을 차리기 위한 행동이 아니다. 간언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옳바르게 나아가기 위한 나의 신념표현이다.
간언을 하는 사람들을 키워냈던 사간원은 거침없는 간쟁을 생명으로 하는 만큼, ‘격식 없는 토론 문화’가 필요했고, 따라서 이들은 자유로이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조직 문화를 자랑하였다. 그래서 조직은 리더가 듣기 좋은 말을 하는 조직이 아니라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 때로는 더 나은 방향을 찾기 위해 쓴 소리도 할 수 있는 문화, 제도,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는 길게 늘어선 기차놀이와도 같다. 이전까지의 조직문화 속에서는 선두에 있는 리더를 뒷사람은 두 눈을 감고 리더가 가는 곳을 쫓아서 갔다. 리더의 경험과 판단 그리고 성공사례들을 따라 가장 확실해 보이는 길을 이끌면 뒤에 있는 사람들은 그저 따르면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생존을 위한 군대의 전술행군과 같이 모두가 함께 헤쳐 나가야한다. 현재의 리더들도 가보지 못한 긴 터널이 등장했다. 전술대형은 빠른 속도로 안전하게 위험지역을 돌파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이다. 각자의 위치에서 바라보는 시각들은 곳곳에 잠재된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이 된다.
< 회사가 VUCA시대'란 긴 터널을 동파하기 위해 필요한 4가지 >
1. 공동의 목표와 방향성에 대한 합치
2. 개인이 공동의 목표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신뢰
3. 개인들의 의견에 대한 포용
4. 작은 부분까지도 공유하는 유기적인 소통
이처럼 소통의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회사의 구성원들의 특성에 맞는, 라이프스타일, 워킹스타일에 맞는 소통의 툴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거 세종대왕은 집현전 학자들과 끊임없는 열린 토론을 통해 문제의 해결점을 찾았고. 현재 구글은 회사와 조직 분위기에 대한 직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펄스’라는 서베이를 매년 실시하고, 넷플릭스는 블라인드를 통해 잠재적인 채용 대상들이 블라인드를 이용하는 사람들임을 활용해 채용의 수단으로서 활용하기도 한다.
좋은 팔로워들을 만드는 열린 소통문화는 빛을 보지 못한 인재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닫혀진 방식’ 속에서 빛을 보지 못했던 잠재된 장영실과 같은 ‘인재’를 찾기 위해서 2가지가 필요하다. 먼저, 나쁜 리더에 반대하고, 좋은 리더를 적극 지지할 수 있는 발언권이 있어야한다. 또 건설적인 아이디어나 견해를 제안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한다. 이 2가지가 가능하다면, 기업이 보지 못했던 기회를 찾거나, 또는 기업이 놓쳤던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분명히 찾아온다.
다른 한편으로 조직의 응집력을 방해하거나, 또 응집력에 도움을 주는 ‘빅마우스(특정 사안에 대해 큰 영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를 관리할 수 있게 한다. 소수의 ‘빅마우스’에 대한 대응이 중요했던 과거에서, 구성원 모두가 잠재적 ‘빅마우스’가 될 수 있는 현재는 열린 소통창구가 구성원들에게 투명성을 높혀주고, 자신이 함께 만드는 소속감과 ‘내가 만든 것’이라는 애착이 담긴 회사로 만들 수 있다.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이라 정의된 코로나19로 세계 경제는 경직되어가고 있는 지금, 난세에서 언제나 영웅이 등장하듯, 생존을 위해 전술적인 대형과 같이 하나 된 ‘응집’과 깐깐하게 채용한 우수 인재 속 ‘영웅’이 필요하다. 열린 소통을 통해 역량을 인정받는 ‘좋은 팔로워’가 되어, 회사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바버라 켈러먼, 『팔로워십』, 김충선,이동욱,이상호(2011), 더난출판사
경향신문, ’소통 부처를 ‘간언’ 조직으로 만들자‘, 2012.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