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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흐 Oct 26. 2019

갤럭시 S1이 출시된 지 10년도 되지 않았다니?

내비게이션 오류를 통해 얻은 영감들


며칠 전 택시를 탈 일이 있었다. 사실 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지만 이것저것 하면서 빈둥대다가 시간이 늦어버려서 할 수 없이 택시를 탔다. 약속시간에 늦을 수는 없었기에. 그날은 봉사활동을 하는 날이었는데 봉사 장소는 여의도 한강 공원 내에 있는 '물빛광장'이었다. 평소에 네이버 지도를 자주 이용하는데 오늘도 도착지를 <여의도 물빛광장>으로 검색해서 택시를 타고 가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와 택시비가 얼마나 나올지를 체크해봤다.


내가 있는 위치에서 여의도 물빛광장까지의 예상 소요 시간은 25분. 요금은 10,300원으로 예상 데이터가 나왔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40분 이상 걸리는 거리였기에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기로 했다. 요즘은 출발 위치와 도착 위치만 검색을 하면 어떤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될지와 예상 소요시간, 비용, 거리, 주유비 등의 정보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약속시간을 잡기와 어떤 이동수단을 이용할지 선택하기가 매우 편리하다.  


그런데 네이버 지도를 보다가 한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내 생각으로는 분명 직진을 해서 조금만 가면 되는 거리를 굳이 마포대교를 한 번 건넌 다음에 유턴을 해서 다시 돌아오는 방향으로 안내를 하는 것이 아닌가? 지도를 확대해봐도 분명 직진을 할 수 있어 보였고, 사거리이기 때문에 신호등도 있어 보였다. 내가 택시를 타고 내릴 장소는 마포대교 사거리 주위 여의도 한강 방향 쪽 자전거 대여소였다. 네이버 지도에서 알려주는 내릴 장소이기도 했고.


하지만 이것은 나의 예상일 뿐. 실제로는 그 장소가 어떻게 생긴지는 알 수 없었기에 택시 기사님께 운명을 맡기기로 했다. 그리고 잠시 후 문제의 '마포대교 사거리'에 도착했다. 거의 도착을 하니 딱 봐도 신호등이 있고 직진을 할 수 있는 도로로 보여서 기사님께 직진을 해서 저기 앞에 세워달라고 말씀드렸다. 만약 내가 직접 운전을 하고 있었으며, 지도가 알려주는 그대로만 따라갔다면 마포대교를 한 번 지난 뒤 다시 유턴해서 똑같은 길을 다시 돌아온 뒤에야 원하는 장소에 도착했을지도 모른다. 그저 1분 정도 직진하면 되는 거리를 5분~10분이라는 시간과 그에 따르는 비용을 더 지불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네비에 너무 의존하게 된 우리의 삶

요즘에는 내비게이션이 정말 세세하게 잘 나온다고는 하지만 네비 속 세계는 현실과는 다르다. 언젠가 제주에서 지도를 보면서 관광지를 찾아갔는데 그 길이 태풍으로 인해 잠정적으로 폐쇄되어서 헛걸음을 한 경험이 있다.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인데 길 자체가 아예 막혀있다니. 그래서 결국에는 택시를 타고 돌고 돌아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현실에서도 많이 와본 길, 익숙한 길에서 운전을 할 때는 내비게이션이 안내해주는 길 보다 더 빠른 길을 분명 알고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과거에 운전을 할 때 내비게이션을 너무 의존한 나머지 옆 사람이 하는 말을 잘 듣지 않았다. 그 지역에 사는 현지인이 알려주는 길 일지라도 운전을 하면서 계속 네비를 보고 길을 찾아갔기에 옆 사람의 말이 잘 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의 나는 운전자의 옆 사람 역할을 한 적도 있었다. 운전을 하는 사람은 낯선 장소, 모르는 길이라면 내비게이션에 의존하게 된다. 내비게이션이 없던 과거 시절에는 차 안에 커다란 지도 책자를 놔두고 현재 있는 위치를 가늠해가면서 목적지로 향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려주기 때문에 거기에만 너무 의존하게 된 것은 아닐까?


언젠가부터의 나는 내비게이션에 너무 의존하기보다는 표지판을 보면서 길을 찾는 연습을 하게 되었다. 출발하기 전에 지도를 통해서 어느 정도 큰 방향만 맞춰놓은 뒤에 목적지로 향해보는 것이다. 요즘은 실시간 빠른 길 안내, 차가 얼마나 막히는지에 대한 정보도 손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내비게이션에 의존하기보다는 자신이 알고 있는 현실 정보와 취합을 해서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내는 것은 어떨까? 길을 잃어보기도 하면서 해당 장소에 대해 점점 더 알아갈 수도 있고,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장소를 통해 소확행을 발견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사실 이것도 나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다. 사람마다의 취향은 다르기 때문에 각자에게 맞는 방식을 잘 선택해서 안전 운전하기를 바란다. 



갤럭시 S1이 나온 지 10년도 되지 않았다니?

삼성 갤럭시 S1(나무 위키)

미래의 언젠가에는 운전을 하지 않는 시대가 찾아올 것이다. 지금의 내비게이션처럼 출발지와 목적지만 설정해두면 이동 수단이 자동으로 움직여서 운전자는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되는 미래의 세상. 정말 멋지지 않은가? 얼마 전 비행기를 타면서 신문을 봤는데 2025년 정도가 되면 날아다니는 자동차가 나온다고 했다. 지상의 자동차에는 여러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하늘을 통해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갈 거라고 한다. 자동차와 헬기(또는 드론)가 결합된 미래의 자동차 모델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기술의 발전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스마트폰, 컴퓨터의 혁신을 지나서 새로운 혁신들이 점점 생겨나고 있다. 우리의 일상은 여러 혁신들을 통해서 하루아침에 바뀌어버릴지도 모른다. 또 다른 혁신들이 우리의 일상을 바꿔나갈 때 그것을 받아들이고 적응할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마트폰 갤럭시 S1 모델이 나온 지 불과 10년도 되지 않았다. 갤럭시 S1은 2010년 3월 23일에 출시되었는데, 2019년 10월 26일의 현재 갤럭시 S10 모델까지 출시되었다. 


몇 년 사이에 스마트폰은 우리 일상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10년 뒤 우리의 일상 속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는 무엇일까? 그것이 이동 수단이 될 수도 있고, 스마트폰을 뛰어넘은 새로운 혁신일 수도 있다. 인공지능(AI)과 관련된 부분일 수도 있으며, 생각지도 못한 분야의 일이 될 수도 있다. 과연 미래가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지 기대된다. 조금 무섭기도 하지만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니까.


참고로 내가 출발지에서 목적지인 여의도 물빛광장에 도착한 뒤에 지불한 택시비는 8,700원이다. 예상 요금은 10,300원이었는데 마포대교 드라이브를 하지 않은 덕분에 1,600원을 아낄 수 있었다. 약속시간에 더 일찍 도착해서 한강을 바라보며 여유도 즐길 수 있었고. 점점 더 발전하고 있는 내비게이션, 지도 시스템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업데이트가 더 기대된다. 앞으로도 내 일상의 이동루트를 잘 책임져주기를 바란다. 오류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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