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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흐 Nov 15. 2019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

어차피 남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이해했다고 말할 수도 없다.


최근에 본 영화는 <조커>와 <82년생 김지영>이다. 

영화라면 장르에 상관없이 이것저것 찾아보는 것을 좋아한다. 영화가 어떤 장르인가 보다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어떤 주제를 담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를 통해서 생각의 확장이 일어나면 그 영화는 상당히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에 따라서 그 목적이 달라질 수도 있다. 단순히 킬링타임 용으로 재미를 주기 위해서 만들어진 영화도 있고, 화려한 CG를 보여주기 위해서 만들어진 영화도 있다. 무거운 주제이지만 확실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영화도 있으며 재미와 감동, 주제가 확실한 영화도 있다. 이는 영화를 만든 사람이 어떤 의도를 가졌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최근에는 생각의 전환, 새로운 시각, 통찰을 주는 영화들에 눈길이 간다. 

10월에 개봉한 영화 조커는 과거의 조커들과는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는 점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고담시에 살고 있는 코미디언을 꿈꾸는 평범한 남자가 암울하고 우울한 현실로 인해 점점 타락하게 되면서 조커로 거듭나는 것을 보니, 사회의 어두운 이면과 어려운 현실에 대해서 또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보고 누군가의 딸이자 아내, 동료이자 엄마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의미와 무게를 가지는지를 알게 되었다. 사실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그것을 100% 이해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조금이라도 이해를 해보고 싶었다. 경력단절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들어봤기에 더욱 이 영화가 궁금했다.


과거에 비해서 환경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애 키우는 게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이다."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아이를 낳으면 대개는 남자가 출근을 해서 돈을 벌어오고, 여자가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을 한다. 또는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를 키우기도 한다. 요즘은 그 반대인 경우도 많다. 여자가 직장에서 일을 하고, 남자는 아이를 돌보며 집안일을 하는 것. 이제는 남자는 무조건 뭘 해야 되고, 여자는 무조건 뭘 해야 되는 시대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


누가 돈을 벌던, 누가 집안일을 하든 간에 육아는 부부가 함께 해야 하는 것이 분명하다. 남자가 육아를 돕는다던가, 여자가 육아를 돕는다는 표현이 아닌 '육아는 함께 분담해야 하는 것'이라는 표현이 올바른 표현이 아닐까? 내가 돈을 벌어오니 당신이 당연히 육아를 하고 청소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구시대적 사고방식일 뿐이다. 이러한 생각은 저 멀리 휴지통에 집어던지는 것이 어떨까?


오늘만큼은 역지사지한 하루 보내기!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여러 상황들에 공감을 하고 눈물을 흘렸다. 영화에 나온 상황들은 현실에서 겪는 일들에 비해서는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의미를 가진 <역지사지>가 떠오르는 하루다. 


오늘 하루. 여자의 입장에서, 남자의 입장에서. 서로에 대한 입장을 바꿔서 생각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당사자가 아닌 이상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이해를 하려고 하는 그 노력이 대단하고 고마운 것이 아닐까 한다. 


어느 에세이의 한 페이지에는 아래와 같은 말이 나온다.


어차피 남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이해했다고 말할 수도 없다.
하지만 
이해하려고 노력해준 것에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우리의 주변에도 이해하지 못할 행동과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서 천천히 생각해본다면 조금은 이해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오늘은 왠지 감사한 마음이 드는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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