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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ini Nov 21. 2023

백수 한의사의 작가생활,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3번째 전시기록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에게 전시기회를 주는 광화문 국제아트 페스티벌 공모전에 당선된 덕분에 신진작가라고 하기에도 아직 민망한 내 그림이 세종문화회관 세종 미술관에 걸리게 되었다. 살면서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에 내 그림이 걸릴 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시기와 운이 좋았다.



공간이 공간이니만큼 설레서 거금 들여 처음으로 표구도 했다. 물론 원목액자처럼 비싼 건 못하고 저렴이로 했는데 백수에겐 전혀 저렴하지 않았다. 홍대 주변 발품 팔고 깎아서 총합 16만원.


개인적으로 광화문을 좋아한다. 스무 살 서울에 놀러 와 처음 광화문을 봤을 때의 웅장함을 아직도 못 잊는다. 월드컵도 안 보는 주제에 광화문에 오면 없던 애국심이 생기는지 마음이 경건해진다.


반입하는 날, 혼자 신나서 인증사진을 마구 찍었다.


많이 신나서 약간 블로그 감성이다.


이렇게도 찍고, 저렇게도 찍고


인스타를 통해 소식을 전했을 때 제일 사랑을 많이 받았던 작품이라 1번으로 걸었다.


동생과 방문했던 독서모임 친구분이 제일 좋다고 한 작품.


이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다. 셋 중에 제일 공을 들였으니 그런 것도 있지만 의미가 좀 깊은 편. 이유나 작품설명이 궁금하다면 브런치의 그림노트 매거진을 보면 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다. 날이 갈수록 시간이 금이라는  뼈저리게 느끼는데 바쁜 와중 짬을 낸다는 건 웬만큼 마음이 따듯하지 않은 이상 불가능한 일이다. 아무래도 나는 여러 복 중에 인복이 제일 많은 것 같다.


6일 동안의 짧은 전시 기간 동안 무려 세 다발이나 받았다. 가족에게, 친구에게 그리고 애정하는 독서모임으로부터. 고등학교와 대학교 졸업식을 모두 가지 않아서 꽃다발을 받은 기억이 많지 않은데 이게 무슨 복인가 싶다.


전시는 내가 그동안 무얼 했는지를 보여주는 행위라 전시가 끝나고 반출할 때면 뿌듯함과 아쉬움이 공존한다. 그런데 이번엔 전시기간 동안 축하와 응원을 과분하게 많이 받아 어떤 감정보다 감사함이 가장 컸다.




광화문 국제아트페스티벌,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_ 23.11.15~11.20


매 순간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고 어떤 삶이 좋은 삶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정립된 건 행복과 좋은 삶에 대한 정답은 없으며 사람은 그저 나다움을 깨달아 나답게 사는 게 가장 행복하고 좋다는 것입니다.


여전히 나다움을 찾아 헤매고 있는데 매번 새롭고 또 바뀌는 것 같아요. 제가 변할 때마다 정체성이 무너지는 것 같아 두렵기도 하지만 자아는 고정된 게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며 거쳐왔던 모든 모습들이 퍼즐처럼 맞춰져 또 하나의 자아를 이루는 듯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나를 찾는 여정을 우린 삶이라고 부르는 게 아닐까 싶어요.


탓을 하며 울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제게 어떠한 영향을 주어 지금을 만들어준 모든 것에 감사하려 합니다. 그 모든 것이 영양분이 되어 저는 더욱 단단해지고 있어요. 저를 비롯한 모두가 자기답게 행복하고 좋은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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