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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 직장인 Oct 01. 2021

Saudi Arabia 길라잡이 1

일상으로의 초대

일상으로의 초대는 그때그때 생각을 적어보는 글입니다. 특별한 체계도 없고 형식도 없고 발행 주기도 없습니다. 분량도 제멋대로이고 다소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정돈되지 않았더라도 날것의 저를 표현해 보고 싶은 마음에 시작해봅니다.

드디어 길고 긴 파견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지긋지긋한 이곳은 사실 아무나 올 수 있는 곳은 아닙니다. Block Visa를 받기 위해 범죄사실확인서를 비롯한 수십 개의 서류를 떼야했고, 회사의 보증이 있어야 했으니까요. 심지어 여자는 특별 허가가 없으면 입국이 안되기도 합니다. 세계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에게도 미지의 국가일 것 같아서 사람들이 모를만한 신기한 것들을 적어보려 합니다. 2년 6개월을 지낸, 과거 파견까지 합치면 5년을 지낸 이곳에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을 기원하며.




Salah time이라는 기도 시간이 하루에 7번 있습니다. 이 시간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해가 떠 있는 시간 비율에 따라 계산되므로 매일매일 몇 분씩 시간이 다르며, 도시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Salah time이라고 모두가 기도하는 것은 아니고, 아주 독실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선택적으로 기도를 합니다.


Salah time 때는 각지에서 아랍 특유의 기도 시작을 알리는 노래가 나옵니다. 이는 녹음된 방송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좀 큰 기도실에서는 대부분 전문가가 직접 노래를 부릅니다. 핸드폰 타이머를 기도 노래로 맞춰놓는 경우도 많습니다. 작은 모임으로 기도를 할 때에는 한 사람이 시작을 알리는 노래를 맡아서 하기도 합니다.


Salah time에는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습니다. 때문에 식당이나 쇼핑몰에 시간을 잘못 맞추면 20~30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최근 개방 정책에 따라 관광객을 도모하고자 Salah time 때 강제 영업 정지는 없어진 듯하나, 여전히 많은 상점들이 Salah time 출입을 금합니다.




화폐는 SAR(Riyal)이며, 이는 미국 USD(Dollar)와 고정환율로 묶여있습니다. UAE와 바레인 역시 달러 대비 고정환율이며 1$ = 3.75 SAR = 3.75 AED =0.375 BHD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원래 세금이 없었으나 셰일 혁명으로 유가가 불안해지자 부가세 5%를 매기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세금을 매긴지 얼마 되지 않은 2020년 6월, 부가세를 15%로 무려 3배나 인상하였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일방적으로 세금을 인상하여도 아무런 조세 저항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왕국답게 누구도 이 조치에 이의를 달지 않았고, 단지 세금이 오르기 전 사재기가 조금 있었습니다.


실제로 기름값이 물값보다 싼 나라입니다. 처음 방문한 2009년 당시 기름값은 리터당 1 Riyal(대략 300원) 내외였고, 이후 1.5 Riyal 정도로 올랐다가 세금이 많아진 지금은 거의 2 Riyal정도가 되었습니다. 사실상 기름값보다는 주유소에 일아는 직원 월급과 유지비 정도가 계산된 금액이라고 합니다.


마트에 가면 식재료 가격은 저렴한 편이지만 공산품 가격은 비쌉니다. 해외 브랜드의 경우 파격 세일을 해도 대부분 우리나라 인터넷 최저가보다 비싼 경우가 많습니다. 아주 가끔 1+1 같은 행사를 잘 잡으면 우리나라보다 더 싸게 살 수는 있습니다.


사우디인들은 시계를 매우 좋아하며 한국보다 싼 가격에 살 수 있습니다. Rolex, Omega, Cartier 등의 Brand가 싸며, 신기하게도 Nego가 가능합니다. 또하 한국보다 싸게 살 수 있는 제품으로는 Himalya 화장품, Langnese 꿀, Sidr 꿀 등을 한국보다 훨씬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많은 중동 국가는 처방전 없이 비아그라, 시알리스 등을 약국에서 살 수 있습니다. 때문에 많은 지인들에게 영업용 목적(?)이라는 이유로 사 오라는 부탁을 받았었네요.




커피의 유래가 아랍국가였던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커피를 많이 마십니다. 특히 술을 마시지 못하기 때문에 남자들끼리 삼삼오오 카페에 모여 장시간 수다를 떠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냥 커피와 다른 사우디 정통 커피도 있습니다. 이는 완전 방식이 달라서 커피를 물에 끓여서 추출하고, 각종 향신료를 기호에 따라 추가합니다. 이러한 커피는 식당이나 호텔에 무료로 배치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맛은 단맛을 뺀 생강차 같습니다.


여기서 본 나무는 99% 대추야자(Dates) 나무였습니다. 대추야자를 그만큼 많이 생산하며 호텔 로비에는 무료 사우디 커피와 함께 항상 무료 대추야자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시중에 파는 대추야자는 대부분 절인 대추야자이며, 열매를 생으로 먹어보면 우리나라 대추와 식감이 비슷합니다. 절인 대추야자 최상위 Brand로는 Bateel이 있습니다.




사우디 거의 대부분의 레스토랑은 Family Section과 Single Section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과거에는 Single Section은 남자만, Family Section은 가족끼리 온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Single Section에 여자가 들어오기도 하고, Section 구분하지 않는 레스토랑도 생기고 있습니다.


사우디 전통 음식으로는 대표적으로 만디와 깝사를 들 수 있습니다. 둘 다 향신료를 넣어 찐 밥에 양이나 닭을 올립니다. 바베큐한 닭이나 양을 올리면 깝사, 같이 넣어서 찌면 만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레스토랑마다 맛의 편차가 심한데 맛있는 곳은 상당히 맛있습니다. 그리고 항상 걸레빵이라 부르는 난이 나오고, 콩 베이스의 기본 소스 하무스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닐을 깔아놓고 음식을 다 부어서 손으로 먹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간식이나 간편식 대용으로는 Shawarma라고 케밥과 비슷한 음식을 많이 먹습니다. 역시 레스토랑마다 맛의 편차가 심합니다.


사진의 빨간 뚜껑의 음료수가 Laban입니다. 우유로 만든 발효 요거트 같은 건데, 처음 먹으면 바로 화장실을 간다 할 정도로 소화에 좋습니다. 예전부터 계속 1 리얄을 유지했었는데 세금이 오른 이후로 1.25 리얄이 되었습니다. 빨간 뚜껑은 Low Fat이고 보통 녹색 뚜껑을 가지고 있으며, 분홍색 뚜껑의 딸기맛도 있습니다.


서양식 레스토랑으로는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는 Steak House가 괜찮습니다. 우리나라도 요즘 패밀리 레스토랑에 돌판에 직접 굽는 스테이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훨씬 오래전부터 돌판 스테이크를 제공했습니다. 가격은 좀 되지만 맛은 좋습니다. 우리나라에 없는 프랜차이즈로 파이브 가이즈 버거(FIVE GUYS), 치즈케익 팩토리(The Cheesecake Factory), 버거 퓨엘(Burger Fuel)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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