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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 직장인 Oct 08. 2021

Saudi Arabia 길라잡이 2

일상으로의 초대

일상으로의 초대는 그때그때 생각을 적어보는 글입니다. 특별한 체계도 없고 형식도 없고 발행 주기도 없습니다. 분량도 제멋대로이고 다소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정돈되지 않았더라도 날것의 저를 표현해 보고 싶은 마음에 시작해봅니다.

Vision 2030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석유 의존도가 큰 사우디의 산업 구조를 바꾸겠다는 사업인데, 관광 등을 늘리기 위해 개방화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이를 추진하는 빈 살만 왕세자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국영 석유회사 SABIC을 ARAMCO에 팔면서 강한 추진 의사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서비스 의식이 없는 사우디에 이러한 정책이 성공할지는 의문이며, COVID-19의 영향으로 계획 대비 지연되고 있다고 합니다.


많이 알고 있다시피 여자들은 히잡, 니캅 등으로 꽁꽁 싸매고 다닙니다. 강제적인 법은 없어졌다고 하는데 얼굴은 안 가리더라도 최소한 얼굴선을 따라 두르는 천 정도는 두릅니다. 안 썼다가 돌을 맞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Vision 2030이 추진되면서 여성에 대한 제약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여성 운전이 허용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가끔 너무 위험하게 운전을 하는 (물론 기본적으로 사우디 사람들은 운전을 상당히 위험하게 합니다.) 차가 있어 보면 운전자가 여자인 경우를 많이 봅니다. 또한 예전에는 여자들끼리 밖을 돌아다니는 것도 볼 수 없었는데 요즘은 자주 보입니다.


길거리의 여자들은 대부분 검은 옷만 입고 다니는데도 불구하고 쇼핑몰에 가면 화려한 옷들과 각종 브랜드를 팔고 있습니다. 물어보니 집안에서 주로 입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마스크를 쓰면서 마기꾼이라는 말이 생겼는데, 여기 여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얼굴을 가리고 다녔기 때문에 눈 화장이 매우 짙습니다.


과거에 사우디는 여성이 가질 수 있는 직업이 간호사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때문에 남편과 사별하거나 이혼한 여자는 거지가 될 수밖에 없었고, 실제로 길거리에 까마귀라 부르는 니캅을 둘러 쓴 여자 거지들이 많았습니다. 사우디 사람들은 이들의 사정을 알기에 꽤 많은 사람들이 적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사우디 여성도 직업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길거리에 여자 거지들은 많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사우디에 들어온 외국 회사들은 고용 인력의 10%를 사우디인으로 채워야 하는 Saudization이라는 규정이 있는데, 외국계 마트 등에 캐셔 등을 사우디 여성으로 고용할 경우 Saudization 인력을 1.5명으로 쳐줌으로써 여성 고용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언제부턴가 마트 캐셔는 대부분 여자로 교체되어 있습니다.


결혼은 기본적으로 중매가 원칙이며, 서로 한 번 얼굴을 보고 결정을 한다고 합니다. 거부 권한은 의외로 여자에게 있다고 합니다.


법적으로 부인을 4명까지 둘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저와 교류하는 사우디인 중에 부인이 2명 이상인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많은 부인을 두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든 부인에게 똑같은 대우를 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힘들다고 합니다. 또한 부인을 사는 개념이 들어있다 보니 돈이 없어서 결혼을 못하는 남자도 많습니다.




Ramadan이라는 중요한 금식월이 있습니다. 1년 12개월 중 한 달의 이름이 Ramadan이며, 음력 기준이기 때문에 매달 Ramadan이 당겨지더니 올해는 4월부터 시작하였습니다. Ramadan 기간 동안에 신자는 해가 떠있는 한 물조차 마실 수가 없습니다. 환자이거나 약을 복용해야 하는 자는 제외지만 전 국민적으로 지키는 행사입니다. 실제로 발주처와 미팅을 할 때 깔아놓는 물도 내놓지 않으며, 아무데서나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합니다. 확인할 길은 없지만 이 기간 동안에는 섹스도 금지한다고 합니다. Ramadan 시기는 달력에 정해져 있으나, 전문가들이 달을 보고 최종적으로 날짜를 결정합니다.


공식적인 공휴일은 총 9일이 있습니다. Ramadan이 끝나는 날부터 4일간 EID라는 대 휴일이 있고, 하지(순례월)가 시작된 후 두 번째 EID 휴일이 4일 생깁니다. 이는 공식적인 기간이고 회사에 따라 1주일에서 2주일까지 쉬기도 합니다. Ramadan 기간 동안에는 서로 Ramadan Kareem이라 하며 서로를 격려해주며, EID 기간 동안에는 EID Mubarak이라 하며 서로를 축하해줍니다. 휴일 중 하루는 왕국 건국일로 9월 23일입니다.


인샬라(Inch'Allah)라는 말을 정말 많이 씁니다. 저희와 미팅을 할 때도 가끔 쓰고, 사우디인들끼리 미팅을 할 때면 거의 한 문장에 두세 번은 인샬라를 말합니다. 언제까지 할 것이다라는 말 끝마다 거의 인샬라를 붙입니다. 때문에 사우디인이 저에게 강하게 블레임을 하며 재촉하는 경우에 인샬라라고 대답하면 조금 누그러지기도 합니다.




환절기가 되면 모래폭풍이 부는데, 문이 닫힌 사무실에도 모래가 질그럭 거릴 정도로 심합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에 톰 크루즈가 모래 폭풍 속을 뛰는 장면이 나오는데, 살제로도 거의 앞이 보이질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사우디에 차량 교체 주기는 짧고, 건물들은 거의 흙색인 경우가 많습니다.


기온은 여름에 50도가 넘어가는 일이 흔합니다. 여름 기간 동안에 보통 새벽 온도를 보면 대략 30~40도 사이가 되며, 일교차가 매우 심한 편입니다. 겨울밤에는 영상 4~5도까지 떨어져서 난로가 없으면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춥고, 낮에는 20~30도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주로 제가 있는 곳은 바다 근처인 경우가 많다 보니 습도도 높아서 7~8월 낮에는 밖에 나가기가 힘듭니다. 비는 일 년에 4~5번 정도 왔던 것 같습니다.




술과 돼지고기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우디 통관이 허술하기 때문에 간혹 술과 돼지고기를 가져오는 데 성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걸릴 경우 모두 뺏기게 됩니다. 또한 통관 시에 랜덤으로 야동 소유자를 잡기도 합니다. 증언에 따르면 컴퓨터에 야동 검색 프로그램을 연결해서 잡히는 파일을 지운다고 합니다.


3D 업종에는 대부분 인도, 네팔, 방글라데시, 파키스탄인들이 종사하며 필리핀에서도 일하러 많이 옵니다. 때문에 로컬 식당으로 인도, 필리핀 식당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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