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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 직장인 Nov 21. 2021

403 과학은 종교의 차이점은?

상대성이론의 검증

1905년에 특허청에서 일하면서 짬짬이 시간을 내서 5편의 논문을 발표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를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일 텐데도 불구하고 정말 열정적으로 노력한 사람입니다. 그 사람은 바로 과학계의 슈퍼스타 아인슈타인입니다. 논문 중 한편은 광전효과라는 보통사람이 보기에는 사소해 보이는 현상을 설명하는 아주 짧은 논문인데, 많은 사람들이 이로 인해 양자역학이 시작되었다고 말을 합니다. 나중에 이 논문으로 노벨상도 받죠. 또 한편은 브라운 운동이라는 꽃가루가 움직이는 것 따위에 대해 설명하는 논문을 냈는데 최초로 원자의 존재를 입증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특수 상대성 이론에 대한 논문 31페이지를 냈는데, 인류 대부분은 최소한 이 이론의 이름을 알고 있죠. 누구나 알고 있는 E=mc2을 유도해낸 논문도 1905년에 썼다고 합니다.




듣보였고 학계에 있지도 않은 특허청 직원이 1905년에 신들린 듯이 쓴 논문으로 인해 일약 스타가 됩니다. 그 스펙만 보자면 노벨상 5~6개는 받았을 것 같은데, 실제로 노벨상은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내용으로 받게 되죠. 상대성 이론은 단지 그동안의 이론과 실험의 결과를 아인슈타인이 뇌피셜로 짜깁기해서 만든 이론이기 때문입니다. 데스노트의 L처럼 방구석에 앉아 자료를 보다가 정합성 있는 결론을 낸 것입니다. 짜깁기는 그냥 농담 삼아서 한 과한 표현이고, 이런 방식을 사고 실험이라고 표현하죠. 아무 장비 없이 펜과 종이, 머리로만 결론을 도출한 것입니다. 이때부터 이론 물리학자와 실험 물리학자가 구분되기 시작합니다.


1905년 이후 일약 스타가 된 아인슈타인은 계속 연구를 해서 1915년에 더 큰 범위에서 상대성 이론을 완성시킨 일반 상대성 이론을 발표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대성 이론이 최초로 검증된 것은 1920년에 이르러서였습니다. 상대성 이론에 의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한 뒤 실제로 그런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그런데 상대성이론은 검증이 있기 전부터 상당히 많은 과학자들이 믿고 아인슈타인을 추종했습니다. 증명은커녕 검증도 되지 않은 이론인데 말입니다.


게다가 후에 밝혀지지만 그 검증에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관측 장비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진 중에 매우 적은 사진만이 제대로 찍혔는데, 후에 알아보니 상대성 이론의 결과와 다른 결론이 나온 사진을 폐기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폐기한 사진은 뉴턴 역학에 따른 결과에 가까웠다고 합니다. 상대성 이론의 최초의 검증자인 에딩턴은 자신이 믿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주작을 한 셈이죠.




물론 지금 제가 상대성 이론이 틀렸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성 이론이 틀렸다고 해도 저는 반박할 만한 능력도 없습니다. 게다가 점점 더 정밀한 장비에 의한 수많은 검증을 통해 상대성 이론은 계속 더 탄탄해지고 있습니다. 에딩턴의 실험 역시 1979년에 재실험을 해서 완전히 검증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검증되지 않은 상대성 이론을 믿고 있었습니다. 마치 재판을 받는 사람에게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미 죄인 취급을 하는 것과 비슷하게 상대성 이론은 이미 진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아인슈타인 이후에 많은 이론 물리학자가 탄생하였고, 검증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검증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이론들이 쏟아지게 되었습니다. 초끈 이론은 물론이고 다중 우주 같은 건 SF에서 많이 쓰이지만 검증할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수학적인 계산에서 나오는 결론일 뿐이죠. 어떻게 보면 UFO가 진짜 존재하고 외계인이 지구를 돌아다니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더 현실적임에도 사람들은 UFO가 관측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부정하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은 과학의 범주에 넣습니다.




생각해보면 과학과 종교는 진리라고 믿는다는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과학은 과학적 방법론에 의해 검증되고, 단 1건의 반례가 나오면 인정받지 못한다는 엄밀함이 있다는 점이 다르죠. 때문에 현대 사회에 '과학적'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상당한 신뢰를 확보합니다. 각종 광고에도 이 단어는 많이 쓰이죠. 하지만 일부 과학은 검증이 불가능하는 점에서 과연 종교와 비슷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떤 과학자들은 그 수학이 너무 정합성 있고 아름다워서 초끈 이론을 믿는다고도 합니다. 물론 저 같은 범인이 이론 물리학에서 쓰는 미친 수학 풀이를 보면 어디가 아름다운지 알 수가 없지만 말입니다.


과학의 위대함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그 발전이 준 문명의 혜택은 부인할 수 없는 과학의 효용성이죠. 하지만 과학을 만능키로 쓰는 것에는 조금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내용도 모르면서 과학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자신의 정당함을 증명하려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그 내용을 잘못 이해하여 엉뚱한 주장을 하기도 하고, 심지어 틀리거나 검증 중인 이론을 과학이라는 딱지를 붙여서 유통합니다. 특히 예술계에서는 이해하지도 못한 현대 과학의 표면적 의미를 가져다 붙여서 자신의 작품에 더 심오한 의미를 액세서리처럼 장착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상대성 이론이 말해주듯이 세상은 상대적이다" 같은 이상한 의미를 가진 예술 작품도 많습니다. 현대 사회에 어떤 신앙보다 강력한 과학의 시대에 사는 우리지만 과학의 남용은 약간 경계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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