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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도 Oct 22. 2023

음악으로 돈을 벌지 못하는 뮤지션


  내가 음악으로 큰돈을 벌었다면 이 글은 아예 쓰이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실패담을 써야 한다.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나의 음악인생은 철저히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음악과 나는 애증의 관계가 되었다. 나는 음악을 사랑하면서도 증오한다. 이별과 재회를 반복하며 생이 무한할 것처럼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 그렇게 20년 차 뮤지션이 되었다.


  평생, 오직, 음악을 하기 위해 거듭 방식을 바꿔나갔다. 춤에서 노래로, 노래에서 작곡으로, 포지션을 넓히고 조정하며 내가 음악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나갔다. 힙합 동아리장으로, 엔터의 연습생으로, 예술대학 신입생으로, 인디 싱어송라이터로. 단지 음악을 계속하기 위해서 정체성을 바꾸어 왔다.



나는 왜 그래야 했을까.

왜 그렇게까지 음악을 해.야.만 했을까.



  답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던 지난겨울 ‘shortcut’이라는 곡을 썼다. 꿈에 대한 깊은 회의를 담은 곡이었다. 그 곡을 쓰고 나니 이번에는 정말 끝이라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음악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서. 그와 나의 지난한 20년의 서사를 매듭짓고 새 삶으로 나아가기 위한 의식으로써 쓰기 시작했다.



  음악에게 진짜 이별을 고하기 위해 써 내려간 스무 해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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