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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찬 Jul 27. 2020

아임 파인, 땡큐 - 부제(단풍국 워킹홀리데이) #9

#9 안녕, 캔모어

시간은 빠르게 흘러 캔모어에서 지낸지도 벌써 반년이 다 되어갈 즈음,

나는 그만 둘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돈 모으고 불편함 없이 살아가기에는 최고인 곳이었지만

아무래도 한국인들이 많다 보니 영어가 늘지 않았고

계속 여기 있다가는 발전 없이 그냥 이대로 살아갈 것 같아서 떠나기로 했다.

9월에 떠나기로 마음먹었고 8월까지만 일하겠다고 사장님께 말씀드렸다.

(캐나다에서는 보통 그만 두기 최소 2주 전에 노티스를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막상 떠나겠다고 마음먹으니 주변 풍경이 눈에 더 밟혔다.

내가 다시 이런 곳에서 살아볼 수 있을까 싶어서

쉬는 날은 물론 일 끝나고도 거의 매일 밖에 나가서 주변 풍경을 조금이라도 눈에 더 담았던 것 같다.

집 앞 풍경들

집 앞이 이런 풍경이라니 다시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

참 좋은 곳에 살았었구나 감사하게 되는 요즘이다.

옆 동네 밴프의 풍경들

원래 제일 처음에 살려고 했던 밴프

캔모어의 한적함에 지루해져 갈 때면 옆 동네 밴프로 가서

관광객들을 보며 에너지를 얻어왔다.

캔모어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또 다른 대자연 풍경

밴프 버밀리언 레이크에서 탔던 카누

떠나기 전에 카누는 꼭 한 번 타고 싶어서 탔는데

이 날의 날씨와 호수에 비친 반영은 절대 못 잊을 것 같다.

요호 국립공원의 오하라 레이크와 오에사 레이크

요호 국립공원은 현지에 사는 사람들이 예쁘다고 추천을 많이 해준 곳이다.

항상 가봐야지 생각만 하고 있다가 하루 날 잡아서 다녀왔다.

오르는데 시간은 꽤 걸리지만 충분히 그에 걸맞은 풍경을 보여줬던 곳

곰 발바닥 모양의 에메랄드 빛 호수로 유명한 페이토 레이크

캔모어에서 2시간 정도를 달려야 나오는 곳이지만

너무 예뻐서 여러 번 갔다 왔던 곳

그리고 이 쪽으로 가는 도로는 세계에서 가장 드라이브하기 좋은 길에도 선정된 도로이다.

요호 국립공원에 있는 에메랄드 레이크

여기서도 카누를 탔었다. 다만 날씨가 좋지 않아서 파란 하늘과 반영은 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한가운데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었던 곳이다.

캔모어에 사는 동안 꽤 여러 번 갔다 왔던 그라시 레이크

캔모어를 대표하는 호수이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호수 가운데 하나이다.

호수를 보려면 한 시간 가량 등산을 해야 하지만

고작 한 시간 오른 걸로 이 정도의 풍경을 볼 수 있으면 몇 번이고 다시 올라갈 수 있다.

그라시 레이크의 물 색깔은 다른 어떤 호수보다 맑고 투명했다.

 

레이크 루이스와 함께 캐나다를 대표하는 호수 중 하나인 모레인 레이크

정말 아쉽게도 모레인 레이크를 갈 때마다 날씨가 안 좋았었는데

떠나기 직전에 마음먹고 모레인 레이크로 일출을 보러 갔다.

새벽 일찍 일어나 차를 타고 도착하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일출을 기다리고 있었고

나와 함께 갔던 사람들도 다 같이 그 대열에 합류했다.

해가 서서히 떠오르면서 산 봉우리들이 하나씩 노랗게 변해갔다.

밑에 있는 호수로는 노랗게 변한 봉우리의 반영이 비쳤다.

새벽 일찍 일어나서 고생해서 온 보람이 느껴졌고

한 동안 멍하니 노랗게 변해가는 산 봉우리들을 바라봤다.


떠나기로 마음먹은 뒤로 정말 뭐에 홀린 사람처럼

최대한 많이 밖에 나가고 돌아다니고 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추억들이 많이 남아 있어서

정말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마웠어, 캔모어

다음에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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