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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Apr 04. 2024

24. 두려운 두 심장이 만나 하나로 뛸 수 있을까?

홀로 두 아이를 키우는 일은 녹록지 않다

금전적인 부분도 지만

심리적인 부분 또한 더 큰 부분을 차지한다


큰아이는 대학교에 입학하여 정신적인 부분에서

한시름 놓았다지만

작은아이가 고2라 매일매일이 살얼음판이다

살얼음이 언제 깨질지 늘 조바심이 난다


일의 업무량이 많은 데다 감기까지 걸려서

꾸역꾸역 하루를 버티고 퇴근하였지만

집에 오니 또 다른 상사가 있는듯하다

힘들어하는 내 모습이 안타까운 그 남자는

요즘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각종 빵을 한 아름 들고 왔다

딸아이와 함께 먹으며 잘 달래주란다

딸아이와 함께 먹으며 어르고 달래 보려 했으나

그 맛난 빵들이 멋진 와인 안주가 되어 주었다


그 남자와 처음 여행을 가서

신세계를 맛보았던 화이트 와인

지비뽀

한잔 따라 향에 취했다

풋풋한 풀 내음이 내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였다

첫 여행 추억에 취해 와인에 취해 그 남자와 잠들기 전에 통화하였는데

그러고 나서 왜 싸한 느낌이 드는 걸까?


그 남자는 밤새 잠을 못 이뤘다고 하는데

설마 내가 실수했나?

기분상하게 했던 말들이 있었나?

냉랭한 카톡 말투에 하루 종일 신경이 쓰인다

속 시원히 물어보면 될 것이라고 생각들 하겠지만

그와 나는 성향이 데칼코마니처럼 같기에

말을 해야 할 때 이야기 해 줄 성향이다


이런저런 걱정 따위도

사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걸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과정들은 생략하고 싶다


직책이 있는 만큼 바쁜 걸 알면서도

메신저가 처음보다 뜸해짐을 느낀다

애써 괜찮은 척 하지만

오늘은 이것저것이 신경 쓰인다


몇 자 적으며 내 생각들을 정리해 보지만

쉽사리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라는 명제가 있어서 신경이 쓰인다는 말이

그 사람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나?


늘 두렵다

이 명제가 사실이 되어 돌아오는 순간들이 두렵다

하지만 그 두려움을

이 남자와는 잘 이겨갈 수 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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