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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항암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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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꼼지맘
Mar 16. 2024
#6 항암밥상 금지음식-나는 국물을 먹지 않습니다.
나의 항암밥상의 글을 2주 쉬었다.
오늘은 따뜻한 봄날이다.
나의 항암밥상의 글은 일주일에 1편씩은 꼭 쓰고 있었다.
연재일은 매주 토요일이지만 토요일 쓰지 못하면 다음날에라도 글을 썼다.
이번과 같이 2주를 쉬고 쓰는 경우는 처음이다.
나의 루틴이 많이 흔들렸다.
굳이 이유를 찾아보면 여러 가지가 떠오른다.
날씨가 변덕스러워서?
3월부터 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새로 준비하는 일로 생각의 정리가 필요해서?
매주 일주일에 1번 정도하고 있는 서울나들이로 힘들어서?..
다양한 이유들이 떠오른다.
내가 글을 쓰는 것과 그 이유들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사실 찾을 필요도 없는 이유다.
그냥 잠깐 쉬고 싶어서일 것이다.
글 쓰는 습관을 만들려 매일 카페루틴을 하면서 글을 쓰는 노력을 했다.
덕분에 브런치에 첫 글을 쓴 날부터 대략 2일에 1편씩 글을 썼다.
암의 재발과 전이가 가장 많은 2년이 지나가고 있다.
암을 만나고 2번의 봄을 보냈다.
요즘 날씨처럼 변덕스러운 마음이 찾아왔나 보다.
봄날씨처럼 내 마음도 살랑였다.
2주 동안 초등동창들도 만나고, 작은 책방을 다니고, 좋아하는 공예작가들도 만났다.
집과 카페, 간혹 회사로만 다니던 내가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곳을 다녔다.
피곤해서인지 따뜻한 봄날씨 때문인지 요즘은 종종 낮잠도 잤다.
한동안 불면증으로 종종 깼던 잠도 요즘은 잘 자고 있다.
수면시간도 길어졌다.
몸의 변화들로 인해 나의 기상시간도 조금씩 달라졌고, 나의 루틴들도 조금씩 변화고 있다.
지금 나의 몸도 항암부작용을 회복하면서 몸에서 작은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한 번씩
다듬고
체크하는
루틴을
요즘은
매일
다듬고 있다.
루틴의 쉼표들
루틴을 실천하고 기록하는 일들에 쉼표가 많아졌다.
처음엔 조급했고, 불안해했지만 생각을 바꾸었다.
가장 걱정했던 2년이 지나간다.
표준치료가 끝나고 나의 주치의는 2년 동안 암의 재발과 전이가 가장 많으니 특별히 신경 써서 관리하자고 했었다.
주치의와는 3 달마다 만났었다. CT검사를 하고 걱정했던 2년의 시간이 잘 지나갔으니 3개월마다 하는 추적관찰을 6개월마다 하자고 했다.
그래서 암을 만나 긴장했던 나의 몸과 마음이 조금은 여유가 생긴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하루의 중요한 루틴들은 지금도 매일 잘 지키고 있다.
나의 일상 루틴에서의 쉼표들은 새로운 습관을 만들기 위해 하고 있는 루틴들이다.
다시 글을 쓴다
나는 오늘 2주를 쉬고 다시 첫 글을 적는다.
지나고 보니 나에게 준 특별휴가 같은 생각이 든다.
오늘은 유난히 따뜻한 봄날이다...
그날도 유난히 따뜻하고 화창했다.
나는 2년 전 오늘과 같은 따뜻한 봄날에 나의 암을 만났다.
2년 전의 이 따뜻한 봄날이 따뜻하진 않았다.
막연하고 예측할 수 없어 불안감이 함께했던 시간들이었다.
지나갈 것들은 지나가고,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오늘의 봄날도 그날처럼 따뜻하다.
잠시의 쉼을 가지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오늘은 항상 마시는 녹차를 마시고, 말차라테를 한잔 더 주문했다.
나는 국물을 먹지 않는다.
암을 만나기 전 나의 물습관은 식사 전에 물을 반잔 정도 마시고 밥을 먹는 것이었다.
국이 있다면 국물을 먼저 먹어 목을 축인 후 밥을 먹었다.
암을 만난 뒤부터 식사 전후로는 물도 국물도 먹지 않고 있다.
처음에는 위절제수술 후 가장 걱정했던 덤핑증후군 때문에 물과 국물류를 가장 조심했다.
내 몸의 암덩어리를 몸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위를 70% 잘라냈다.
그래서 나의 위는 30%만 남아있고, 잠시 멈추었다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처럼 음식을 먹기 위해 나는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
당시
나에게
음식을
먹고
소화시키는 것은
가장
큰
숙제였다.
나의 암은 위암이다
.
얼마 전까지 국내 암발병률의 1위는 위암이었다.
위암의 발병원인으로
식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특히 짜고 자극적인 음식의 섭취는 위암발병률을 2배에서 5배 높인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국과 찌개와 같은 국물요리와 젓갈과
같은
염장음식이 대표적이다.
내가 암을 만나고 먹지 않는 첫 번째가 국물이었다. 국물을 먹게 되면 나트륨섭취가 높게 되고
대부분 국물은 뜨겁게 먹게 된다. 무엇보다 빨리 먹게 된다.
여러모로 위에 자극이 된다.
위암은 식습관이 가장 큰 원인이니 식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도 국물요리는 조심해야 했다.
국과 찌개
암을 만나기 전의 우리 밥상에는 국이나 찌개가 항상 있었다.
넉넉하게 만들어 놓으면 몇 끼는 먹을 수 있으니 간편했다.
대부분 김치찌개, 된장찌개, 미역국을 번갈아 가며 끓였다.
종종 부대찌개도 끓였다.
나는 암을 만나고 찌개와 국의 국물을 먹지 않지만 가족들은 먹고 있다.
대신 달라진 점이 있다.
내가 밥상의 중요함을 알게 된 뒤로부터 국과 찌개를 요리하는 횟수를 조금씩 줄이고 있다.
지금은 일주일에 1~2번 정도 시래기된장국정도를 끓인다.
김치찌개는 한 끼 먹을 정도로 2주에 한번 정도 밥상에 올리고 있다.
남편과 아이들의 국과 찌개 먹는 횟수도 많이 줄었다.
조금씩 횟수를 줄이니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남편도 힘들지 않게 적응할 수 있었다.
몇 년 전부터 혈압이 높게 나와 걱정을 했던 남편의 혈압도 좋아졌다.
시래깃국과 미역국
국은 대부분 시래깃국과 미역국을 만든다.
나는 국물 없이 시래기와 미역국만 작은 종지에 담아서 먹는다.
건더기를 먹기 편하게 먹기 위해 국을 끓이는 것이다.
나물요리보다 국의 건더기만 먹으면 나트륨섭취를 조금 더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샤부샤부를 먹을 때도 국물은 먹지 않는다.
대부분 야채만 익혀 먹고 식사를 마친다.
국수나 죽을 만들어 먹지도 않는다.
탄수화물은 샤부샤부와 찐 고구마를 먹는다.
식사 후 1시간 이내에는 물도 마시지 않고 있다.
야채와 나물등을 많이 먹어서 인지 갈증은 나지 않는다.
까칠한 나의 위
내가 식사 중에 국물과 물을 먹지 않는 이유는 내 위가 까칠해졌기 때문이다.
나는 위가 30%만 있다. 그래서 위의 기능이 예전과 같지는 않다.
절제 수술 후 위는 늘어나 음식의 양은 수술 전과 비슷하게 되었지만 위점막은 30%만 남아있다.
위의 소화흡수기능이 위절제 수술전과는 당연히 다르다.
소화를 위해서이다.
-국물과 물로 소화액이 희석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나트륨섭취를 줄이기 위해서이다.
-국물을 먹게 되면 나트륨섭취량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국을 끓이다 보면 많은 양의 소금과 간장을 넣어도 간이 부족할 때가 많다. 소금은 뜨거운 음식에서 간을 잘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나트륨을 더 많이 넣게 된다.
나는 나트륨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국물요리 먹는 횟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음식을 천천히 먹기 위해서이다
.
-국물을 함께 먹게되면 음식을 먹는속도가 빨라진다.
씹는횟수도 줄게 되고 소화액도 부족하게 된다. 그럼 소화를 위한 위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
나의 까칠해진 위를 위해
나는 국물은 먹지 않는다.
나의 일주일 항암밥상
외부일정이 많았던 그동안의 밥상이지만 금지음식과 추천음식등을 잘 지키면서 먹고 있다.
특히 간간히 먹었던 (금지) 간식들이 많이 줄었다.
대신 옥수수와 찐 고구마, 과일 등으로 먹고 있다.
한 번씩 먹고 싶었던 금지음식들도 먹고 싶은 횟수가 많이 줄었다.
학기가 시작된 아이들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내가 싸준 도시락을 먹고 있다.
매일 아침 먹는 당근사과주스를 가족 모두 함께 먹고 있다.
점심식사는 남편과 나는 집에서 먹고 있고, 아이들은 내가 싸준 도시락을 먹거나 외식을 한다.
저녁은 가능하면 가족 모두 집밥으로 먹기 위해 노력한다.
외식음식
3주 동안
외부일정으로
먹었던
음식들이다.
대부분 샐러드, 야채와 나물들을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었다.
순한 황태두부국을 먹기도 했지만 두부와 황태, 무를 먹고 국물은 먹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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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항암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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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항암밥상 금지음식-가공(간편)음식을 먹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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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항암밥상 금지음식-가당류를 먹지 않습니다.
16
#6 항암밥상 금지음식-나는 국물을 먹지 않습니다.
17
#7항암밥상 금지음식-정제당,정제 복합당을 먹지 않는다
18
#8 항암밥상 금지음식-우유와 유제품을 먹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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