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이 Mar 06. 2021

봄바람 부는 주말에는 체리 홍차를

또다시 사쿠란보의 봄이 왔다

'제철 과일'이나 '계절을 상징하는 꽃'처럼, 어떤 때가 되면 떠오르는 차들이 있다. 「 그래, 봄이 오면 이 차를 마셔 줘야지 」 「 선선해지기 전에 이 차를 맛봐야 하는데 」  - 마치 봄의 딸기 뷔페, 여름 콩떡빙수처럼 말이다.


유난히 눈이 많이 왔던 겨울도 어느 새 지나가고 있고, 아직은 쌀쌀하지만 봄이 성큼 다가왔다고 느끼는 요즘에, 눈이 가는 차는 단연 루피시아LUPICIA의 '사쿠란보 Sakurambo'이다.


가향차가 다양하고 맛있기로 소문난 일본 브랜드들이지만, 그 중에서도 루피시아의 인기는 단연 독보적이다. 사실 '루피시아'만큼 대중적이고 인기가 꽤 있는 '카렐 차펙'의 경우 최근에는 맛도 많이 올라간 것 같지만 약간 패지키빨(...)이 있지 않나 의심되는 브랜드이고, '리풀Leafull'이나 '마리나 드 부르봉'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으며 매장이 많이 없다. 그나마 '마리나 드 부르봉'은 최근에 큰 점포 하나가 폐점했다는 소식을 들은 것 같은데 과연 명맥이 유지되고 있는지.



그에 비해 동글납작한 틴과 다양한 가향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루피시아'는 유명 백화점에 입점해 있고 매장도 꽤 많은 편이다. 실제로 도쿄에 가서 홍차를 사올 때 가장 구하기 편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사쿠란보'는 '체리' 혹은 '버찌'라는 의미의 일본어인데, 실제로 차를 오픈하면 상큼하고 기분 좋은 버찌향이 강하게 풍긴다. 보통 가향차의 경우 너무 향이 강해서 거부감이 느껴지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사쿠란보'는 그보다는 좀더 '행복해지는 향'의 느낌을 선사해서 누구에게나 손쉽게 추천하고 항상 피드백도 좋은 차 중의 하나이다.


300ml에 3g 약간 안 되게 넣어서 3분 우려본다. (참고글: 맛있는 홍차를 우리는 법)


우리고 나서도 찻잎에서 나던 상큼하고도 달콤한 향이 그대로 살아있었다. 오래 두어도 별로 떫어지지 않고, 목넘김도 편안하다. 베이스는 홍차라고만 되어 있지만 아삼 계열이 아닌 것은 확실해 보인다 버찌 뿐 아니라 로즈마리도 가향되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향이 풍요로우면서도 독특하다.


'사쿠란보'를 활용한 레시피로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사이다 냉침으로 펀치처럼 만들어 마시는 것. 냉침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슬기로운 아이스티 생활'에서 쓴 적이 있다.


'사쿠란보 펀치'는 킨사이다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들 하는데, 다른 사이다에 비해 입에 붙는 달착지근한 맛이 좀더 강해서 그런 듯 하다. 그러나 요즘은 매장에서 찾아보기가 어려운 듯 하다. 내가 좋아하면 다 단종 혹은 절판의 루트를 타는 비극


아, 보기만 해도 마시고 싶어지는 사쿠란보 펀치.


차를 마시기에는 가을과 겨울이 좀더 좋은  같지만, 꽃이나 과일 가향의 차는 역시 봄에 어울린다. 특히 시원하게 만들어 마시는 달콤한 아이스티는 여름보다 봄에  좋은  같기도 하다. 유난히 힘들었던 20년의 겨울이 지나가고 있으니 이제 좀더 나아진 봄을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


매거진의 이전글 비 오고 안개 낀 날의 차(Tea)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