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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식물 멍 때리기-1

금전수의 기적

집에 화분이 하나 둘 늘고 있다.


몇 년 전 정말 굵직굵직 푸릇푸릇 잘 자라는 화분이 하나 있었는데, 우리 집에서 몇 년이나 살아남았다.

볼 때마다 우리 집에서 잘도 살아남는 그 녀석이 기특해서 이름을 외웠다. 금전수.


나중에야 나뭇잎에 동전을 닮았다 하여 금전수란 이름이 붙었고, 이사나 개업 선물을 많이 하는 식물인 것을 알았다.


그런데 그 강력한 생명력을 가진 녀석도 버티다 버티다 결국은 나의 무관심의 희생량이 되고 말았다.

얼마나 오래 물을 안 주면 그토록 처참하게 말라죽을 수 있을까? 다른 화분들보다 오래 생존한 녀석이라 말라죽은 모습을 보니 마음이 많이 아팠다.


트라우마를 뒤로 하고, 이번에 다시 금전수 하나를 들여놓았다.

직접 예쁜 회분을 사서 분갈이도 하였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것은 관심을 가지니 이 녀석이 어떻게 자라나는지가 보였다.

매일매일 자라나는 게 눈에 보였다.


미사일 같은 녀석이 불쑥 솟아오르더니...

미사일 가죽을 뚫고 초록 봉우리가 쏘옥 고개를 디밀더니...


점점 키가 커지더니....


화알짝 펴지기 시작한다.

아, 이렇게 저 동전 같은 이파리들이 생기는 거구나.


참 신기하구나.

어제보다 오늘 더 키가 컸구나.

어제보다 오늘 더 짙은 초록이 되었구나.


관심을 가진 만큼 보인다.

아이들에게도 이처럼 관심을 가지면, 그 아이가 성장하는 것이 하나 하나 눈에 들어오겠지.


생명이라는 것은 너무나 신기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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