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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사 Jul 12. 2019

<보라보라 신혼여행>한 달 치 월급 쏟은 오버워터 빌라

인터콘티넨탈 탈라소에서 오버워터 풀빌라 꿈을 이루다


영롱한 빛을 머금은 태평양 한가운데에 지어진 오버워터 빌라. 그곳에서 쏟아지는 은하수를 보며 잠에 든다면 어떨까?

보라보라에서 본 은하수와 비슷한 이미지

"우리 수상가옥에 가보자"


처음 보라보라 숙소를 정할 때 남편에게 졸랐다. 수상가옥, 즉 오버워터 빌라(Overwater villa)에서 꼭 묵어보고 싶다고 말이다. 그래서 가게 된 곳이 바로 인터콘티넨탈 보라보라 탈라소 앤 스파(InterContinental Bora Bora Resort & Thalasso Spa).


인터콘티넨탈 보라보라 탈라소.


다양한 오버워터 빌라 중 인터콘티넨탈을 택한 건 순전히 앰버서더 멤버십 포인트 제도(IHG Rewards Club point) 때문이었다는 것이 남편의 전언. 인터콘티넨탈 앰버서더 멤버십을 가입하면 방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포인트를 쌓아 무료 숙박권을 얻을 수 있고 심지어 금, 토, 일 삼일 연속으로 묵으면 하루는 공짜로 잘 수 있는 특전을 이용할 수 있다.


경제적인 이유로 간택된 인터콘티넨탈 탈라소는 알고 보니 보라보라 내 오테마누 산이 가장 멋지게 보이는 곳이었다. 성급도 6성급으로 분류되는 세인트 레지스(The St Regis Bora Bora Resort), 포시즌(Four Seasons Resort Bora Bora) 다음인 탈라소는 5.5성급으로 불리는 참으로 부티나는 숙소다.

인터콘티넨탈 탈라소에서 보이는 오테마누 산

2박 3일 동안 숙박비로 한 달 치 월급을 탕진했지만 일생에 한 번쯤 그것도 달콤하디 달콤한 허니문이기에 아깝지 않았다. 특히 남태평양 한가운데 털썩 누워 검은 하늘에 아름답게 수놓아져 있는 은하수를 볼 땐 꼭 할리우드 영화 '스타워즈' 속으로 들어온 것처럼 황홀했다.


해당 이미지는 최대한 내가 보았던 은하수와 비슷한 이미지를 찾은 것.  실제로 위 사진처럼 까만 밤하늘에 은하수가 아름답게 수놓아져 있었다.


1. 위치(4.7/5)


인터콘티넨탈 탈라소는 보라보라 섬의 동쪽에 있다. 이에 우리는 보라보라 펄 비치에서 수상보트를 타고 본섬 바이타페(Vaitape)로 간 후, 그곳에서 택시를 타고 섬의 남쪽에 자리한 인터콘티넨탈 르모아나(InterContinental Bora Bora Le Moana Resort)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수상 셔틀을 타고 탈라소로 도착했다.

인터콘티넨탈에서는 르모아나와 탈라소 사이를 오가는 무료 수상 셔틀을 매시간마다 운행한다. 전체 경로가 복잡해 보이지만 펄 비치 직원에 따르면 이 경로가 가장 저렴하고 빠르다.

수상 셔틀에서 내리니 버기카(buggy car)를 타고 마중 나온 프랑스에서 온 직원이 반겼다. 그는 탈라소 중요 스폿으로 데리고 다니며 일일이 설명해주는 서비스를 보이기도 했다. 투어 후 따로 마련된 앰버서더 회원석으로 가서 향긋한 물수건으로 손을 닦은 후 숙박부를 작성했고 그는 우리를 버기카에 태워 방까지 안내했다.


인터콘티넨탈 엠버서더 회원 석
탈라소 컨시어지 등 시설은 숙소에서 꽤나 멀어 조식을 먹으러 갈 땐 버기카를 불러 이동하기도 했다.

우리가 묵은 숙소는 사파이어 오버워터 빌라(Sapphire Overwater Villa). 탈라소 오버워터 빌라 중 에메랄드-사파이어-다이아몬드 오버워터 빌라는 룸 컨디션은 동일한데 오테마누 뷰가 방안에서도 한눈에 보이는가, 방 밖에서 보이는 가 등의 차이에 따라 가격이 달랐다. 우리 방은 발코니로 나오면 오테마누 산이 한눈에 보이는 곳이었다.


인터콘티넨탈 탈라소 지도. 우리가 묵었던 숙소, 수영 풀장, 라구나리움을 표기해 놓았다.


이 방들보다 등급이 높은 스위트룸에는 개인 수영장이 있으며 방 크기와 시설면에서 차이가 있다.


탈라소는 뒤편이 바다고 앞편 즉 오버워터가 있는 곳은 라군*인데, 라군 수심이 꽤 깊은 편. 수질상태는 보통이다. 룸에서 바로 뛰어들어 스노클링을 했을 때 예상보다 물고기 수가 많지는 않아 실망하기도 했다. 오히려 라구나리움의 물고기가 종류가 훨씬 다양했다. 그래도 빛에 따라 라군은 에메랄드 색을 띠기도 하고 푸른빛을 머금기도 해 무척 아름다웠다.


2. 시설(5/5)


내가 수상빌라에서 묵고 싶었던 이유는 '물 위에서 자는 기분은 어떨까'라는 호기심이었다. 투명 유리로 되어 있는 바닥을 통해 실시간 물고기가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고 집 밖에 나오면 바로 남태평양 속으로 뛰어들 수 있는 구조이지 않는가.

우리가 묵었던 인터콘티넨탈 탈라소 사파이어 오버워터 빌라

설레는 마음으로 숙소 현관을 열어보니 그토록 궁금했던 물고기가 지나가는 투명 테이블이 눈에 들어왔다. 그 위엔 허니문 웰컴 드링크와 간단한 과일 등이 마련되어 있었다. (사전 예약 시 고를 수 있는데 과일, 스낵, 케이크 등 중 원하는 것을 고르면 된다.) 예상보다 물속에 물고기가 많지 않아서 물고기가 득실득실 보이는 건 아니었지만 밤엔 커다란 물고기들이 등장해 즐거움을 주곤 했다.    


'허니문'이라고 예약해 놓으면 이렇게 샴페인과 과일 등을 서비스로 준다.
밤에 지나가는 커다란 물고기.

룸은 럭셔리 그 자체였다. 고급 빌라를 물 위로 옮겨놓았다고 보면 된다.


넓은 거실 앞에 발코니가 있는데 선베드와 테이블이 놓여 있어 태닝을 즐기거나 일몰을 보며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발코니 아래로 내려가면 평상이 놓여 있어 바닷속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곳에 서면 오테마누가 한눈에 다 보였는데 아침에는 일출을, 밤에는 비치 타워를 깔고 누워 은하수를 볼 수 있었다.


발코니. 이곳에서 보면 오테마누가 한눈에 보인다. 여기서 먹은 비빔라면은 일품.
평상에서 본 보라보라의 낮과 밤

침대 역시 슈퍼킹 사이즈로 크고 탄탄했다. 한 번 누우면 일어나기 싫을 정도로 편안해 푹 잘 수 있었고 발아래는 보라보라의 맑은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게끔 큰 창이 놓여 있었다. 욕실 역시 넓고 쾌적했다. 특히 욕조 옆에 창이 있어서 보라보라 해변을 보면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글 수 있었다.


발아래 창이 있는 침실
욕조 옆에도 창이 나 있는 모습

 인터콘티넨탈 탈라소는 모래 해변이 아니라 자갈이기에 수영장을 공들여 만들어 놓았다. 수영장은 크게 수영 풀장과 라구나리움으로 나뉘어 있다.  


수영 풀장(Swimming pool)은 진짜 수영만 할 수 있는 곳. 바닥이 사선으로 되어 있어 바닷가로 갈수록 깊어졌다. 그 옆에는 선베드가 자리 잡아 샌즈 바에서 음료를 사서 커다란 야자수 그늘 아래 누워 있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리조트 내 수영 풀장. 해변이 마땅치 않아서 인지 수영장을 마치 해변처럼 꾸며놓았다.  

라구나리움(Lagonnarium)은 lagoon(석호)+Aquarium(수족관) 합성어로 천연 수족관을 의미한다. 라군 물을 가두어 수족관 만들고 여기에 다양한 열대어를 풀어놓은 것이다. 실제로 라구나리움은 라군 물이 유입될 수 있도록 라군과 만나는 끝을 철장으로만 막아 놓았다. 이곳에서 스노클링을 하면 다양한 열대어와 함께 헤엄칠 수 있다.


라구나리움. 조식 때 먹다 남은 빵을 주면 벌떼처럼 달려들어 먹었다. 물이 상당히 깊어 다양한 종류의 열대어를 만날 수 있다.


3. 식당 (4.5/5)


리조트 내 레스토랑은 총 8군데. 여기에 카누로 배달해 주는 식사까지 포함하면 9가지 종류의 레스토랑을 즐길 수 있다. 메뉴는 프렌치 다이닝, 아메리칸 푸드, 전통 폴리네시아 음식까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레스토랑 분위기는 모두 고급스럽다.



앞서 언급했듯 조식은 먹거리는 많지만 맛 부분에서는 평이하다. 하지만 프렌치 요리를 다루는 샌즈 레스토랑(Sands restaurant)은 보라보라 내에서 먹었던 음식 중 가장 훌륭한 저녁을 선보였다.


☺ 리조트 내 식당 정보 : https://brunch.co.kr/@minia01/11


4. 친절함 (4/5)


보라보라가 프랑스령인 만큼 인터콘티넨탈 탈라소 직원들 중 프랑스에서 온 사람들이 꽤 있다. 특유의 새침한 모습으로 정갈한 서비스를 선사한다. 매너는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쾌하거나 밝은 분위기는 아니다.


5. 총평(4.6/5)


일생에 한 번쯤을 가볼 만한 유토피아 같은 곳.


아침에 일어나 문만 열면 남태평양 한가운데에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다. 어디든 잘 정도 된 인터콘티넨탈 특유의 럭셔리한 분위기의 리조트는 아무데서나 사진을 찍어도 우리가 상상하는 환상의 섬 보라보라의 모습을 나타내 준다.


특히 밤이 되면 은하수를 수놓은 아름다운 하늘 아래 허니문의 낭만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다만 고가의 숙박비로 인해 부담스러울 수도.


* 라군(lagoon)이란?


사주(바닷가에 생기는 모래사장) 등으로 바다와 격리된 호수, 즉 석호를 말한다. 보라보라의 경우에는 환초(고리 모양의 산호초)로 인해 본섬 주변에 라군이 형성됐다. 라군은 바다와 연결되어 보통 염분농도가 높고 플랑크톤이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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