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영이를 통해 상수의 모형 자전거와 소영이의 이상한 돋보기를 통하면 기억을 찾은 자는 초능력이 생기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소영이가 책 벌레를 퍼트리는 귀신을 만나러 가자고 이야기한다. 출장 갔던 어주기 아빠는 일찍 귀가하며 출장지에서 들은 기억을 잃은 아이들 이야기를 해준다.
"기억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있다고요?" 라며 아빠께 묻는다.
"엉 그래. 아빠가 오늘 서울로 출장을 갔는데 거기서 만난 분들이 그러더구나. 무슨 벌레가 있는데 그 벌레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다고 그 벌레 유전체 분석을 해달라는 요청을 하더라고."
그 말을 듣던 상수가 궁금함을 못 참고 물어본다.
"아저씨 유전체 분석이 뭐예요?"
그러자 항상 뭔가 아는 척하기 좋아하는 아빠가 아주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설명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아빠는 아는 것이 나오면 신이 나셔서 한 시간이 넘게 이야기를 하시기 때문에 빨리 말을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다른 말을 하였다.
"아빠 우리 급히 나가봐야 해서요. 유전체 이야기는 나중에 해주세요!" 하고 상수와 소영이를 데리고 집 밖으로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데 소영이 표정이 계속 어둡다.
내가 묻는다. "소영아 너는 귀신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그리고 어디 있는지는 또 어떻게 알아?"
그러자 소영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를 쳐다보더니 한마디 한다. "혹시 벌레를 요원들에게 뺏겼니?"
"어? 어 그게 그렇지." 하고 당황하며 어제 있었던 일을 설명해 주었다. 운동장에서 안테나 근처에 갔을 때 벌레가 갑자기 죽은 이야기와 선풍기 등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나니 소영이가 말한다.
"알았어. 귀신 들로서는 당황스럽겠는데. 그래도 우리에겐 시간이 없으니까 일은 계속 진행해야지."
라고 소영이가 말하자 상수가 끼어든다.
"우리라고? 네가 귀신과 한 패라는 거야?"
그러자 잠시 당황하던 소영이는 자세를 꼿꼿이 하고는 딱 잘라 말한다. "귀신을 만나보면 많은 궁금증이 풀릴 거야. 그리고 한 패라는 것은 귀신을 나쁘게 보는 거잖아 아직 만나 보지도 않았으면서."
아파트를 벗어나서 학교 운동장 옆을 지나는데 판자로 만든 집이 사라져 있다.
"어 이상하다. 여기 있던 판자들이 없네?"
하고 말하자 소영이가 "요원들에게 발각되어서 귀신들이 위치를 옮긴 거야. 나를 따라오면 돼" 하고 말하며 빠르게 앞으로 걷는다.
뒤따라가며 상수가 나에게 속삭이듯 이야기한다. "이거 우리 따라가도 되는 거야? 납치 같은 것일 수도 있잖아?"
나도 걱정이 되고는 있었지만 어제 기억 속의 귀신들이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에 호기심이 더 큰 것도 있고 방금 막 초능력이라는 것을 갖게 되다 보니 뭔가 용기도 생기기도 하여서 상수에게 "걱정 마. 내가 무슨 비밀 이야기 하는지 잘 듣다가 이상하다 싶으면 신호를 보낼게."라고 말을 하고 부지런히 따라갔다.
동네 아파트 2단지 뒤 쪽에 사람이 잘 가지 않는 놀이터에 다가가니 판잣집이 보인다. 그러자 소영이가 가방에서 돋보기를 꺼낸다. 그리고는 판자를 이리저리 보더니 입구가 여기구나 하고는 판자 한 개를 집어 올린다. 그리고는 상수와 나에게 손짓한다. "귀신을 만날 준비가 되었니?" 그 말에 겁이 나기 시작하였다. 상수가 속삭이며 말한다. "어주기야 무슨 소리 안 들려? 빨리 소리 좀 들어봐" 그 말에 무슨 이상한 소리가 나나하고 집중하여 판잣집 안쪽의 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해 보았으나 정말 놀랍게도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옆의 공기 입자가 움직이는 소리도 집중하면 들을 수 있는 정도인데 저 판잣집 안의 소리는 정말 아무것도 안 들린다. 뭔가 구멍이 뻥 뚫린 것 같은 느낌다. "진짜 이상하다. 뭔가 완전히 빈 공간 같아. 아무것도 들리지가 않아. 어떻게 그럴 수 있지?" 하는데 소영이가 다가오며 돋보기를 주며 이야기한다.
"귀신을 만날 준비는 되었니? 어주기는 이미 만나 보아서 그런지 그리 긴장한 것 같지는 않은데 상수 너는 겁먹은 것 같다?"
약간 비꼬는 듯한 말투에 잔뜩이나 신경이 예민해져 있던 상수는 버럭 화를 내며 말한다.
"내가 겁먹을 것 같나! 겁 하나도 안 난다"라고 말하며 앞으로 한 걸음 나가려고 한다. 그러자 소영이가 앞을 막으면서 돋보기를 상수 눈앞에 들이밀며 말한다.
"귀신은 그냥은 못 만나. 이 돋보기를 통해서 만날 수 있어."
의아한 표정과 아까 초능력이 생겼던 것을 옆에서 봐서인지 상수가 약간 흥분한 표정으로 돋보기를 판잣집으로 향한다.
"우와 이게 뭐야 판잣집이 아니라 어죽집이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하며 돋보기를 눈에 붙였다가 떼었다가 하면서 계속 확인한다. "어주기야 이게 아까 네가 말한 어죽집이야?" 하며 아까 설명했던 어죽집을 잊지 않고 물어본다.
"응? 어죽집? 그냥 판잣집인데?" 하고 내가 말하자 상수가 나에게 돋보기를 주면서 한 번 보라고 한다. 그래서 돋보기를 들어 오른쪽 눈에 가져다 대니 놀랍게도 어제저녁에 갔던 어죽집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이 돋보기를 통해서 보면 전혀 다른 곳이 나오네"
그러자 소영이가 "귀신을 만나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줄게" 라며 돋보기로 갑자기 내 머리를 세게 내려친다. "왜 때려!"라고 말하려는 순간 갑자기 주변에 회오리바람이 일더니 순식간에 어죽집 안에 들어와 있는 나를 발견하였다. 조금 있다가 상수와 소영이도 각각 어죽집 안에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