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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어먹는하마 Jun 28. 2019

영어로 지식 쌓기. 3-1

Words, easy or difficult to know (1)

쉽게 외어지는 단어가 따로 있을까? 뭐, 그럴 수도 있다. 한 번만 봐도 뇌리에 깊이 각인되는 얼굴이 있듯이. 반대로 몇 번을 봤는데도 얼굴을 전혀 기억하지 못해 상대로부터 예의 없는 인간이라는 욕을 얻어먹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쉽게 외어지는 단어는 어떤 것이고, 외우기 까다로운 단어는 어떤 것일까? 여기에 답을 하기 전에, 다음에 나오는 다섯 그룹으로 나누어진 단어들을 일단 보도록 하자.

(1) search, browse, retrieve
(2) beautiful, remember, afternoon
(3) tumor, lumen, defer
(4) vile, quip, fiat
(5) doe, oar, id

이 '얼굴'들 중에 사전을 찾아보지 않고 한 번에 알아본 게 몇 개나 되는가? 쪽집개도사처럼 맞춰보자면, 영어와 그다지 친하지 않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서너 개에서 네다섯 개 정도는 알아보았을 것이고, 영어와 좀 친한 사람이라면 절반에서 한두 개 정도는 더 알아보았을 텐데, 나머지 '얼굴'들은 긴가민가, 어사무사, 알쏭달쏭, 했을 것이다. 영어와 아주 친해서 만나면 거리낌 없이 인사도 하고 얘기도 나누는 사이라면 전체 15개의 단어 중 몇 개나 확연하게 알아보았을까? 15개 전부?

"그렇지 않다!"에 5만원을 건다. 물론 10개 정도는 충분히 '아는 얼굴'이었을 테지만  나머지 다섯 얼굴은 언제 어디선가 보긴 분명히 봤는데 누구인지 정확히 기억하진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 문제는 어떤 '얼굴', 즉 어떤 단어와 마주치는 '빈도(frequency)'와 '주기(period)'다. 누군가와 만나는 횟수가 잦으면 잦을수록, 만나는 간격이 짧으면 짧을 수록 우리는 그 사람의 얼굴을 또렷하게 기억하게 된다. 반대로 횟수가 많지 않을 뿐더러 만나는 간격이 아주 뜸하다면 그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는 데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요컨대, 쉽게 외울 수 있는 단어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쉽게 외어지지 않는 단어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위에 다섯 그룹으로 나누어진 단어들 중에 (2)그룹의 단어들은 영어와 조금만 친한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단어들인데, 한 단어의 철자 수가 무려 아홉 개나 되는 긴 단어들이다. 반면에 (4)그룹과 (5)그룹의 단어들은 철자의 수가 고작 서너 개, 심지어 두 개에 불과하지만 "뭥미?"하며 입을 딱 벌리게 만든다.

원리는 자명하다. 자주 만나면 친해지고, 친해지면 굳이 외우려하지 않아도 알아지는 것 - 이것이 단어암기의 첫 번째 원리다.  가령, (1)그룹의 세 단어는 모두 '검색하다/찾아보다'란 뜻을 가지고 있는데, 맨 앞의 search를 딱 보는 순간 알아본 것은 나머지 두 단어보다 자주 보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나오는 browse를 보았을 때는 입가에 살짝 미소가 어렸을 것이다. 인터넷이 상용화되지 않았을 시절이라면 이 단어에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을 테지만 브라우저(browser)라는 말이 귀에 익숙한 지금은 전혀 낯설지 않은 '얼굴'이다. 그러나 세 번째 나오는 단어 retrieve 역시 ‘검색하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이 단어를 알고 있다는 건, 일단, 그만큼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얘기다. retrieve와는 전철역에서도 마주치고, 편의점에서도 보고, 길거리에서도 만나고, 카페에서도 지나쳤을 것이다. 정식으로 인사를 나누며 미팅을 했거나, 연인으로 사귀었다면 - ㅎㅎ 엄지척이다!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얼굴이 되는 것!



* '쉬운 단어, 어려운 단어' 두 번째 이야기, 〈영어로 지식 쌓기, 3-2〉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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