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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엔 특별한 기대를 걸지 않겠습니다.

by 초곰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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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아버님이 이끄는 차를 타고 서천에 놀러 갔습니다.


겨울에 맛보는 맛있는 냉면을 먹기도 했고 작은 동백꽃과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자연의 아름다움에 잠시 감탄을 해버렸습니다.


새해 첫 하루를 이렇게 잘 보내는 것은 아마 앞으로 있을 남은 364일의 2025년도 잘 보내겠다는 어떤 알 수 없는 암시가 아닐까 혼자 미지의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기도 했습니다.


서천 투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온 가족이 모여 서천 시장에서 사 온 회를 나누어 먹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새해 첫 하루를 보내고 이렇게 오늘을 돌아보고 있습니다.


많은 일이 있었던 하루였지만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없음을 알기에 짧게나마 기록으로 남겨봅니다.


이 기록들이 모여 언젠가 소중한 양분이 될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양분들 속에서 꽃이 피지 않더라도 양분 그 자체로 내 인생을 탄탄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이러한 작업을 손에서 놓을 순 없습니다.


배부름 속에 잠시 인스타그램의 도파민 속에 헤엄치다 한 영상을 봤습니다.


2014년 연기 대상에서 김창완이 수상소감으로 했던 말이었습니다.


이렇게 소감이 시작됩니다.


"새해엔 특별한 기대를 걸지 않겠습니다.


새해를 마치, 처음 태양이 뜨는 것처럼 맞지 않겠습니다.


새해에 갑자기, 내가 착한 사람이 되거나,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는 망상도 접겠습니다.


새해에는 돈을 많이 번다던가, 건강이 넘치길 바라는 터무니없는 꿈을 꾸지 않겠습니다.


다만 새해에는 잘 보고, 듣고 말하겠습니다."


가만히 이 영상을 보고 있으니 새해에 새로운 사람이 되겠다고 2025년 계획을 쓴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새해가 된다고 달라지는 것은 하나도 없는데 마치 새해라는 면죄부가 주어지고 마치 제 인생이 180도 달라질 것이라는 헛된 꿈을 꾸었던 것입니다.


정말 새해라고 달라질 수 있다면 모든 사람이 새사람이 되었을 텐데 말이죠.


새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늘 하루를 잘 보내는 '나'가 중요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터무니없는 꿈을 꾸기보다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025년 목표를 조금 수정해야겠습니다.


첫째,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자.


이상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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