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오만했던 건지, 아니면 자라고 있는 호준이의 화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내 마음이 문제인지. 저녁시간 호준이가 예능프로를 보고 싶다고 한다. 어른들이 보는 거고 평일이라 보지 말라고 했다. 왜 안되냐고, 왜 일찍 자야 하냐고, 늦게 까지 왜 보면 안 되는 거냐고 따지고 화내고 울면서 온몸으로 말하고 있다.
화가 풀리기도 전에 아침시간밥을 먹는데 식탁은 너무 추우니까 거실 바닥에서 아침을 먹고 싶다고 하던 날도 나는 안된다고 했다.
지금 생각하면 별거 아닌 일로 피 터지게 싸웠구나 싶어서 헛웃음이 나지만, 이때는 심각했다.
나는 이를 악물고 혼자 울기도 했고 이런 일들은 겹겹이 쌓이고 반복되었다.
혼자만의 시간도 가져보고 쉬면서 나와 다른 성을 이해하고자 책도 여러 권 샀다. 그중 <아들 대화법> 보다가 웃기도 하고 절절하게 메모해가며 읽고 또 읽어 내려갔다. 답을 조금은 찾은 것 같다. 내가 눈물이 났던 이유는 이제까지 내가 했던 육아가 모두 잘못된 건 아닐까 했던 무너지는 마음이었는데, 책을 읽고 나서 안도했다. 잘 해왔고 잘하고 있구나.
다만, 부족한 부분 '단호함'과 '규칙'을 알려주고 노력하면 된다. 다시 힘들고 지치거든, 잠시 멈추어 서서 그대로 마음을 비우고 휴식을 취하고 책을 들여다보면서 길을 찾아야겠다고 또 생각한다. 구름은 잠시 머물다 가는 것. 저 멀리 한결같은 하늘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