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내던지다_
고무장갑 앞치마 내던지고 나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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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으로 그림을 배우러 다니기 시작한 지 한 달쯤 되었다. 매번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렌다. 집에서 늦은 시간까지 밑그림을 그려놓고 성당에 오면 2시간 동안 색을 칠한다. 아직은 서툰 솜씨로 열심히만 하고 있지만, 그 시간이 귀하고 소중하다.
처음 연필을 들고 그리던 열정, 붓을 들어 색을 칠할 때의 떨림을 고스란히 느끼며 예술가라도 된 것처럼 혼자 무흣해진다.
성당 만남의 방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도, 가끔 같이 가는 우준이와의 고요하고도 속닥속닥 하는 수다도 좋다.
가끔은 산더미 같은 설거지 하다가 앞치마, 고무장갑 내던지고 그림을 그리러 가는 날도 있었다.
집을 벗어나는 것만으로 위로가 될 때가 있다. 혼자 벤치를 앉아 바람을 느낄지라도 말이다.
수채화를 그리는 모습.진지하다.꽃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