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초조하다_
쌓인 눈은 눈일 뿐 즐기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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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시간에 가까워지는데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내리고 또 내리고 내 걱정도 같이 쌓이기 시작했다.
차를 어찌 끌고 집으로 가나… 아이들은 기다리고 있을 텐데…
다행히 회사에서 한 시간 일찍 퇴근시켜 주었는데… 거북이걸음보다 더 느리게 집으로 향하고, 손에는 땀이 나고, 얼굴은 후끈거리고, 화장실도 가고 싶어 진땀이 난다. 울고 싶어 질 때쯤 아이들을 만났다.
아이들을 보는 순간 안도감이 먼저 들었다. 30분 거리를 세 시간 가까이 걸렸지만, 고마운 마음이 먼저 밀려왔다. 유치원에서 기다려준 선생님, 사이좋게 같이 있어준 우리 아이들, 무사히 운전해서 집으로 잘 와준 나에게도 너무 고마웠다.
눈이 얄밉기도 했지만, 쌓인 눈은 눈일 뿐 우리가 즐기면 또한 반가운 눈이기도 한 것이다. 늦은 시간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쌓인 눈을 즐기러 일단 썰매를 끌고 공원으로 나섰다.
눈싸움, 눈사람 만들기, 눈 위로 굴러다니기, 썰매 끌기… 호준이가 끌어준 썰매도 타보고,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 참 오랜만이다. 아이들은 이런 기분으로 노는구나 싶어서 아이들 마음도 이해할 수 있었다. 아이들의 즐거운 표정 또한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밤 10시가 넘어가는 시간이지만 행복함이 충만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