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외국어고등학교 진학에 실패하고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한 것은
나에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
당시 나는 모의고사를 볼 때마다
압도적인 언어와 외국어 점수를 받으며
친구들 사이에서 농담으로 '언어 천재'라고 불렸다.
내가 원래 진학을 희망했던 외고에 갔었다면
절대 그런 이야기는 듣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이후, 수학 점수를 보완하여
나는 SKY에서 불문학을 전공하게 되었다.
사실 영문학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내 성적이 조금 부족하다는 담임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영어 다음으로 관심 있던 프랑스어의 문학을 전공으로 지원했다.
이 전 글에도 말했듯이 나는 대학 졸업 때까지 진로를 정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몇 번의 대기업 입사 낙방 후
바로 미국으로 인턴을 하러 떠나게 되었다.
정부 해외인턴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6개월은 어학원을 다니고 6개월은 현지 기업에서 인턴을 하는
알찬 프로그램이었다.
대학 때는 프랑스어를 공부하느라 바빴고 방문학생도 프랑스로 다녀왔기에
영어를 딱히 공부할 일이 없었는데
미국에서 오랜 기간 내가 사랑하던 언어인 영어를 다시 배우고
미국인과 영어로 대화를 하자 가슴이 뛰었다.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
중견기업(후에 대기업 편입) 해외영업팀에 입사 지원을 했다.
그때는 그게 내게 주어진 달란트를 활용한 소명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최종합격은 했으나 해외영업팀이 아닌 관리팀으로 발령이 났다.
그 팀에는 사원급인 내 바로 위 선배가
워크숍에서 혼자 영어로 KPI 발표를 하는 이상한 전통이 있었다.
그 밑으로 들어간 나도 영어로 발표를 하라는 지시가 떨어졌고
나는 정말 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영어로 발표를 했다.
그리고 그다음 주…
전사에 내가 영어를 아주 잘한다는 소문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