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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아줌마 Sep 13. 2023

엄마가 아이의 등교 준비를 해줄 수밖에 없는 이유

엄마로 살아가기

아침에 일어나니 밖이 어둑하다.

비가 오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이라도 비가 올듯한 날씨다.


오늘따라 아이 2명 모두 늦잠을 잔다.

흐린 날씨일 때 아이들이 늦잠을 자는 경향이 있으니 이상할 것도 아니다.

아이들의 컨디션은 이해하지만, 등교 시간은 정해져 있으니 깨워야 한다.


아이들의 기상 시간이 늦어졌고, 등교 시간은 그대로니

등교 준비가 분주할 수밖에 없다.

우당탕탕 아이들을 보낸 후, 거실을 보고 있자니 헛웃음이 나온다.

'이렇게 정신이 없었던 것인가...

뭐,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 않지.'


문득 전에 보았던 동영상 -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의 등교 준비시간을 비교해서 보여주는 내용 - 이 떠올랐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이를 깨우는 것부터 시작하여 아침식사와 씻기, 옷 갈아입기가 엄마 주도 하에 이루어지고, 등굣길도 동행한다.

반면, 비교가 된 외국의 경우,

아이 스스로 일어나 등교 준비를 하고, 현관에서 쿨하게 헤어지는 모습이다. 엄마가 하는 역할이 있다면 현재 시간을 알려주는 정도였다.



리얼 한국 엄마 입장에서 그 동영상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영상의 차이를 만들어 낸 것은 엄마와 아이의 차이라고 여겨질 수 있지만,

사실은 교육 환경의 차이가 만들어 낸 결과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이의 학교 생활이 교육의 전부인 경우는 별로 없다.

학교 교육은 기본이고,

대체로 학교나 학교 밖에서 하는 방과후 활동에 참여한다.

공부를 안 시키는 부모라 하더라도

방과후 일정을 아이가 온전히 누리게끔 하는 경우는 보기 힘들다.

공부를 안 시킨다고 말하는 부모님일지라도, 알고 보면 예체능 학원 한두 개쯤은 다니고, 가정에서 아이의 공부를 봐주는 편이다.


결국 아이는 하루 일과 중, 자율적으로 계획해서 움직이는 활동이 별로 없다.

그러니 아침에 학교 가는 것이 즐겁기보다 가야 하는 곳이 되어 버렸고,

아이는 의욕이 없지만 학교를 보내야 하는 부모(보통 엄마)가 준비를 도와줄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이 씁쓸한 것은 감출 수가 없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서울 중심가에 살고 있으니 흐름을 무시할 수는 없지 않은가.

피할 수 없는 현실에서 보다 즐겁고 편안하게 생활하기 위한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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