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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잃은 지 3달째 쯤 인듯했다. 시내 외곽에 있는 큰 공단의 작은 플라스틱 사출 공장이었다. 회사 경영 악화라는 퇴사 사유를 60대 후반의 반장은 겨우 전했다. 반장은 40대 후반에 입사했다고 한다. 작은 트럭으로 여름이면 수박과 복숭아, 자두, 옥수수, 참외를 근처 농수산물 시장에서 때다 팔았고 겨울이면 귤, 딸기, 사과, 배추와 무와 함께 갖은 김장 재료들을 팔았고, 뜨끈하게 막 나온 두부를 녹색 스티로폼 박스에 넣어 팔았다고 말했다. 결국 대형 마트들이 우후죽순 들어서며 장사를 접었다고 했다.
나에게 퇴사 이야기를 전하려 밖으로 나온 그는 담배 한 개비를 꼬나물며 말했다. 여름의 한 복판이던 7월 말, 햇볕은 쨍쨍하게 온 곳을 비추고 있었다.
- 사는 게 쉽지가 않아, 정말로... 급작스럽겠지만 따로 할 건 있어?
곰곰이 생각하다 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다시 말을 이었다.
- 차근차근 생각해 봐. 아직 어리니까 뭐든 배울 수 있을 거야, 들어가자.
들어가다 말고 그는 다시 말을 던졌다.
- 어지간하면 기술을 배워, 이런 허드렛일 하려고 하지 말고... 그리고 퇴직금은 거래처에서 돈 들어오는 데로 조금씩 나눠 준다고 사장이 그러데.
나는 답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