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뭣이 중한데..
그림 그리는 게 좋아서 화실을 일주일
에 한번 다니게 되었다.
이왕 하는 거 제대로 배워 보고 싶었다.
화실 선생님은 40대 중반에 밝고 상냥
하시다.
성인 취미반에는 월요일, 수요일반이
있는데... 난 월요일반에 다닌다.
그곳에서 30대 후반 여성분과 함께
수업을 했다.
처음에 사람 사귈 때 속도가 조금 오
래걸리는 l 인 나,
그래도 사귀면 완전 의리파,,
40대 중반의 여자와 30대 후반의
여자, 그리고 50대 초반의 나...
전혀 어울릴 일 없는 사람 셋이서
우린 조금씩 공통분모가 생기고
친해지기 시작했다.
내 동생들보다 나이가 더 어린 여자들
인데 좋아하는 취미가 같아서일까?
말이 통하고 셋이 분위기도 비슷했다.
우린 셋다 l인데... 서로
"다시 검사해 보셔야 할 것 같아요"
말한다.
서로 말을 편하게 합시다 해놓고
계속 존댓말을 한다.
며칠 전 새로 시작한 예능 <굿데이>
를 보았다. 88년생 연예인 모임이
콘셉트인데... 왠지 우리 세 여자 느낌
도 저러했다.
서로 어색해하면서 이야기하다 보
면 서로 재미있어하고 나이는 저
세상에 던져 버리고 친구처럼 어느새
놀고 있다.
며칠 전에 셋이 모임도 했다.
30대 여자는 주량이 소주 반잔,
40대 여자는 주량이 맥주 세 잔,
나는 청하 한병
셋다 일단 술고래는 아니다.
우린 셋다 신랑이랑 다 동갑 부부
이다.
30대 동갑 부부
40대 동갑 부부
50대 동갑 부부..
신랑이 셋다 이과 생이다.
말하다 보면 웃긴 게
신랑들 성향도 비슷하다.
애벌레, 번데기, 나비의 과정을 거치
듯 진화하는 30대, 40대, 50대의
그들일 거 같은 느낌이다.
"제가 어디 가서 30대, 40대랑 놀아
보겠어요 우리 나이 계급장 떼고
친구 해요"
나이 많은 내가 먼저 말했다.
오늘도 월요일이라 수업을 갔다.
제일 l 같은 30대 여자가 말한다.
"우리 또 언제 모임 할까요?"
"3월에 해요 날 풀리면 야외에서
치맥 한잔 해요?"
30대 여자는 수원에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었다고 한다.
"맛집 공유해 드릴까요? 제가 수
원 토박이여서 맛집은 또 제 손에
있지요"
"네 좋아요"
30대 여자와 40대 여자가 좋아
한다.
40대 여자왈
"선생님은 진짜 l 아닌 거 같아요
말씀도 너무 재미있게 하시고.."
"저도 원래는 코스모스였는데
아들 둘 키우고 세월에 모진 풍파
다 겪으며 살다 보니 이렇게 되었
네요"
소실적엔 나이가 같아야지 친구라
고 생각했던 것 같다.
막상 살다 보니 나이가 많다고 더
어른스러운 것도 아니고 나이가 적
다고 다 철부지인 것도 아니고
나이가 많으면 많은 만큼
나이가 적으면 또 적은 만큼
각각의 사람들에게 배울 점이 있
다고 느껴졌다.
하물며 다양한 꽃들도 다 저마다
의 향이 존재하는데 사람인데 얼
마나 더 많은 성격과 성향이 다 다
르고 매력이 넘치겠는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상처도 받
지만... 또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많은 것을 터득하며 성장하기도
한다.
벌써부터 설렌다.
30대의 여자 그리고 40대의 여자
그들과의 교류 안에서 나는 올해
또 얼마큼 농익게 성장해 나갈까?
'도전을 두려워하지 마라'
50대 갱년기 아줌마의 도전!!!
...오늘은 왠지 빨강머리 앤과
다이애나를 그리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