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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래 Jan 06. 2023

16주, 우리 아들 안녕!


16주


14주쯤 처음 태동을 느꼈다.  아주 살살 배를 통통 치는 느낌. 둘째라 그런가 빨리 느낀 거 같기도 하고. 첫째 임신 기간에 제일 좋았던 게 태동이었는데, 이제 둘째 태동 시작이라니 넘 좋다. 이 즈음 허리와 엉덩이 윗부분에 통증이 시작되었다. 오른쪽 엉덩이가 유독 아팠는데, 아무래도 몸의 균형이 많이 무너져 있었던 탓인 것 같다.


16주 병원진료, 아이 크기는 17주 정도의 크기라고 했다. 아인이는 작게 태어난 편이었는데, 의사 선생님이 그럴 경우 둘째가 너무 크면 분만할 때 힘들 수 있다고 하셨다. 체중도 많이 늘어난 편이니 먹는 걸 조절하라고. 입덧도 거의 끝나서 이제 신나게 먹고 있는 중이었는데….. 의사 선생님이 특히 빵이나 과일을 조심하라셨다. 하필이면 젤 땡기는 음식들….


귀여운 옆모습, 귀여운 발꼬락


남편은 식욕이 폭발한 나를 위해 먹을 것들을 사다 나르느라 바빴다. 대부분 밤늦게 특정 음식이 땡겨서 부탁하기가 미안했는데, 그때마다 남편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나갈 채비를 했다. 그거 요즘 비쌀 텐데 그냥 참아볼까. 라고 말해도 먹고 싶은 건 먹어야지 라며 사다 주곤 했다. 한 번은 밤 8시쯤, 붕어빵이 너무 땡긴다고 말했더니 사 오겠다며 나가서 한 시간이 지나도록 오지 않았다. 자주 찾던 붕어빵 트럭은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리나 걱정하던 차에 남편이 양손 가득 붕어빵을 안고 돌아왔다. 우리가 원래 가던 붕어빵 트럭이 오늘은 일찍 들어갔는지 없어서 동네 주변을 다 돌았는데도 안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붕어빵 어플을 깔아서 알아낸 곳으로 다녀오느라 늦었단다. 무려 차를 타고 홍대까지(집에서 차로 15분 정도거리) 가서 줄을 서서 사 온 것. 붕어빵이 너무 맛있어서 와구와구 먹었더니 남편이 잘 먹는다며 좋아했다. 힘든 내색 한 번 없었던 고마운 남편.


남편이 사다준 붕어빵


포도는 아들이었다. 의사 선생님이 초음파기계를 포도의 엉덩이 쪽에 갖다 대자 아들임을 알리는 그 무언가가 바로 보였다. 의사 선생님도 “따로 말 안 해줘도 아시겠죠?”라며 웃으셨다. 그게 너무 선명하게 보여서 나도 쌤이랑 같이 웃었다. 임신증상이나 입덧증상도 아인이랑 묘하게 달랐는데 그래서 그랬나 싶기도 했다. 암튼 우리 아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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