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바텐더의 하이볼 레시피
하이볼 열풍이라 쓰려다 지웠다. 바람은 지나갔고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잡았다. 하이볼은 위스키에 탄산수와 얼음을 탄 칵테일로 방구석 바텐더인 나는 제조가 간단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재료의 종류와 세심한 혼합 비율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팔색조 같은 음료다. 그렇기에 전문점에서 제대로 만든 한 잔을 먼저 접해보는 걸 추천한다. 미식 기준이 잘 잡혀있어야 그나마 어찌저찌 따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점에서 메뉴판을 살펴보면 산토리 하이볼, 짐빔 하이볼처럼 하이볼 앞에 수식이 붙는 걸 볼 수 있는데 하이볼을 만들 때 사용된 위스키의 종류라고 알아두면 좋다. 얼그레이 하이볼처럼 맛을 알려주는 수식이 붙기도 한다. 맛을 내기 위해 위스키와 탄산수 외에 다른 재료가 들어간 것이다.
방구석 바텐더인 내가 주로 만드는 건 ‘잭다니엘 애플 하이볼’이다. 여기에 ‘얼그레이 시럽’을 추가해 ‘얼그레이 잭다니엘 애플 하이볼’을 만든다면 금상첨화. 700㎖ 기준 잭다니엘 애플은 대형마트에서 4만 원대 후반에 구입할 수 있다. 병당 열 잔 넘는 하이볼을 만들 수 있어 가성비가 괜찮다. 얼그레이 시럽은 ‘포모나 시럽’을 많이들 사용하는 듯싶다.
RECIPE
1. 컵에 얼그레이 시럽을 ½ t 넣는다.
2. 위스키 1 소주잔을 넣고 시럽을 녹여준다.
3. 탄산수 4 소주잔과 얼음을 넣고 섞어준다.
*위스키와 탄산수 1:4 비율만 잘 기억해두기
하이볼은 가벼운 저녁상과 페어링해도 좋은 술이지만 나는 주로 퇴근하자마자 실내복으로 갈아입은 후 집에서 가장 큰 잔에 한잔 말아(이 느낌을 대체할 만한 단어를 못 찾겠다) 저녁을 준비하면서부터 홀짝이기도 한다. 현실은 버스와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면서 출퇴근하는 녹초가 된 직장인이지만 이 시간만큼은 SNS에서 보이는 외국의 멋진 갓생러가 된 기분이 든다. 오늘도 편의점 스파게티와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받은 피클을 플레이팅하면서 지친 심신을 달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