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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동 Oct 26. 2021

[청량리] 슈퍼내추럴 SUPERNATURAL

프로세싱 아닙니다

방문일자 : 2021. 10. 17

마신 것

엘 살바도르 아후아차판 엘 카르멘 게이샤 무산소  내추럴




해외에 나가지 못한 지 어언 2년이 다 되어갑니다. 원두 정도야 직구해서 마시지만 남타커에 대한 갈증은 해소가 안돼요. 마침 청량리에 글리치 오피셜 디스트리뷰터가 생겼다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지나 드리퍼였습니다. 2018 월드 브루어스 컵 챔피언 에미 후카오리가 사용해서 유명해졌어요. 여과와 침출 두 가지 방법으로 추출을 할 수 있는 재미있는 도구예요. 드리퍼에는 돈 잘 안 아끼는데 이건 좀 비싸서 못 샀거든요. 여기서 마셔보게 되네요.

지나 3개


에콰도르와 엘 살바도르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에콰도르를 골랐습니다. 바질 맛이 강렬해서 기억에 남았던 원두입니다. 다이어트를 왜 실패하겠어요. 아는 맛이 무섭잖아요.


그러나 제게 서브된 건 엘 살바도르였습니다. 내심 쾌재를 불렀습니다. 주문을 하고 돌아와서도 ‘아 엘살 골랐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을 계속했거든요. 산미가 톡톡 튀는데 부담스럽진 않고 플로럴함과 겹치니 약간 허브의 느낌도 났던 고-급 커피였습니다. 무엇보다도 무산소 주제에 장맛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보통 이 정도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커피면 만 원이 넘을 텐데 제가 계산을 안 해서 가격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El Salvador Ahuachapan El Carmen Anaerobic Natural


베이스인지 드럼인지 팡팡 때려주는 노래를 틀어줬습니다. 스피커와 볼륨의 공통점은 크면 클수록 좋다는 거고요. JBL이랑 매킨토시를 물려놨는데 오알못이라 조합 같은 건 잘 모르고요. 비싼 거라고만 알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여기 기물들이 다 고급이네요. 아벤시, 아라비아 핀란드, 라마르조꼬, EK43S, 글리치… 아이스 커피를 담아주는 와인잔이 어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앞서 나열한 브랜드들를 생각해보면 리델 정도는 쓰지 않았을까요? 사실 아는 게 리델뿐이에요. 하하.

그저 영롱


편도 한 시간이 넘는 거리라 자주는 못 다닐 것 같습니다. 상호명 따라 초자연현상이 일어나 안양으로 이전했으면 좋겠어요. 청량리 주민들이 부러운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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