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상한" 목사님이었다. 나의 어릴 적 기억 속에서, ‘목사님’이라 하면 언제나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곤 했다. 정장 차림에, 항상 교리적인 언어를 쓰며, 천국과 지옥을 나누고, 죄와 구원을 구분 짓는 그런 인물이었으니까. 그러나 그 목사님은 달랐다. 그의 설교는 내가 그동안 알던 기독교의 교리와는 다른 방식으로 나를 흔들었다.
그가 말한 것은 이러했다. "이 땅에 이미 하나님의 나라가 있다. 천국은 단지 죽은 후에 가는 곳이 아니다. 우리가 여기서, 지금 이 순간에 천국을 살아갈 수 있다." 그는 사람들이 고백할 때마다, 마치 천국의 문이 열리는 것처럼 설명했다. 하지만 내 마음속엔 혼란이 일었다. "이 땅에서 천국을 실현한다고?" 어린 시절 내게 주입된 ‘천국’은 구름 위에 떠 있는, 순결한 곳이었고, 죽은 후에만 갈 수 있는 존재였다.
그의 설교를 처음 들었을 때, 나는 그를 이상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는 교회에서 흔히 듣던 말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는 교리적인 이야기는 그가 설교에서 하지 않았다. 그는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이미 존재한다"라고 주장하며, 우리가 그것을 경험하려면, 우리 자신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그날의 설교가 나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는 천국을 단지 죽음 이후의 어떤 장소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현재 살아가면서 실천해야 할 삶의 방식, 즉 사랑과 자비, 겸손과 용서가 바로 천국을 이루는 길이라고 했다. 그 순간, 나는 내내 그랬듯이 교회에서 배운 신앙이 과연 옳은 것인지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어린 시절 나는 여름 성경학교에서 들은 말들을 잊을 수 없다. "천국과 지옥, 당신은 선택을 해야 한다. 하나님을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가고, 믿으면 천국에 간다." 그때 나는 그 말이 사실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는 그 신앙이 과연 정말 신앙의 본질에 맞는 것인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공포에 의한 순응처럼 느껴졌고, 진정한 신앙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만들었다.
그 이상한 목사님은 나에게 신앙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그는 항상 "믿음은 단순히 교리를 따르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믿음은, 우리가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예수님이 가르친 사랑과 자비의 삶을 실천할 때, 우리는 그 천국을 이 땅에서 경험할 수 있다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실천하는 사랑, 용서, 겸손이 바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이다. 그것이 바로 천국을 경험하는 길이다."
그 목사님의 설교는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신앙의 틀을 깨는 것 같았다. 그동안 나는 천국을 단지 ‘죽음 이후의 세계’로만 이해해 왔다. 그러나 그는 그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그 천국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보여준 삶의 방식을 실천하면서, 우리는 천국을 지금 이 순간에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나는 그 목사님이 전한 메시지가 점점 내 삶에 깊숙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내가 선택한 길이 맞는지,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진정 하나님의 뜻에 맞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신앙은 더 이상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내 삶에서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믿음’이란 단지 교리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해야 할 사랑과 용서의 행동이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던 중, 내가 맡고 있는 교회의 어린아이들이 여름 성경학교에서 듣는 교리적인 이야기가 다시 내 마음에 불편함을 주었다. 아이들에게 "하나님을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는 식의 교육이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 방법이 과연 아이들의 신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이 되었다. 아이들에게 신앙을 가르치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그것이 단순히 규칙과 교리만을 주입하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어린아이들이 신앙을 이해하는 방식은 단순히 교리를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삶에서 직접 경험하고 실천할 수 있는 방식이어야 한다.
어느 날, 나는 목사님에게 그에 대해 물어보았다. "목사님, 아이들에게 교리만 가르치는 것이 과연 신앙의 본질을 전하는 것일까요?" 목사님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답했다. "교리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게 신앙의 핵심은 실천과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들이 사랑과 용서를 경험하고,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실현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그의 말은 내 마음에 깊이 와닿았다.
이후 나는 교회에서 신앙 교육의 방식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단지 교리와 규칙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직접 사랑과 용서를 실천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는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나는 천국을 죽음 이후에 가는 장소로만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이 땅에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사랑과 정의, 평화를 실천하는 것이 바로 천국을 이루는 길임을 깨달았다.
그 목사님은 나에게 신앙의 진정한 의미를 가르쳐주었다. 그는 내가 알지 못했던 진정한 ‘하나님의 나라’를 보여주었고, 나는 그가 전한 메시지를 삶에 실천해 가고 있었다. 천국은 죽음 이후의 세계가 아니라, 우리가 지금 이 순간에 만들어가야 할 삶의 방식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