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서거일을 기억하며
2009년 5월 23일.
나는 이 날을 절대 잊지 못한다. 나에게 마음의 아버지 같은 분! 매체나 책, 어록 등을 뒤지며 그분의 인생을 배우며 살았다. 그렇기에 나의 마음의 스승이시며, 안식처인 분이시다.
그분이 그렇게 되신 다음 날, 24일부터 국장 절차에 따라 전국에 분향소가 설치되었고, 나는 그때 서울시청에서 근무했기에 이 나라 심장부의 분위기를 누구보다 실감하고 있었다. 1층 로비엔 매일 같이 몰려드는 취재진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10층에서 내려다본 광화문 광장은 온통 새까만 동그라미들로 빼곡했으며, 그보다 작은 노란색 점은 꼭 좁쌀 같았다. 그렇게 며칠이 흘러 그 노란 점이 하나둘 벽에 붙여지기 시작했고, 그즈음 시청에서 세종문화회관까지 걸었던 약 3킬로미터 정도의 길별은 온통 만개한 개나리 꽃밭이었다.
다시 24일로 돌아가 이야기를 시작해 본다. 일부러 새벽 출근길에 나섰다. 광화문 앞 빈소가 마련되었다는 뉴스를 봤고, 국장이 치러지는 내내 위령하려 함이었다. 하얀 국화를 한 송이 들고 그분의 사진 앞에 헌화하는 내 손은 파르르 떨리고 있었고, 야멸차게도 하늘은 드높고 푸르름이 여지없더라. 묵념을 하려 눈을 감는 순간부터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평안하시라는 바람보다 '왜 그러셨어요.'라는 원망이 쏟아져 나와 어깨가 들썩이기 시작하는 걸 겨우 참아냈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아주 잠시였기 때문이다. 이미 눈물을 훔치며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고, 유모차를 끌고 나온 새댁도 있었다. 내 감정에 취해 그 분과 독대할 여유도 주어지지 않는 그런 높은 분을 혼자 사모하다 떠나보내는 것이 이런 슬픔이구나 싶어 그때 또 내려놓는 법을 깊이 배웠다.
아직 나는 그분의 말씀을 찾아다니며 산다. 16년이 지난 지금도 새로운 그분의 가르침과 일화가 발견된다. 최근 그분 마지막 생애 흔적을 남기신 곳에 자주 들르신다는 분의 얘기를 듣고 그 후 내내 노무현 그분을 그리며 살고 있다. 그리움이라는 것, 부활의 김태원 님이 쓰신 그리움이라는 이름에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라는 구절이 떠오른다.
이 글의 마지막은 김태원 님의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라는 곡의 가사로 마무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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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 - 김태원
삶이란 지평선은 끝이 보이는 듯해도 가까이 가면 갈수록 끝이 없이 이어지고
저 바람에 실려가듯 또 계절이 흘러가고 눈사람이 녹은 자리 코스모스 피어 있네
그리움이란 그리움이라는 이름에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
서로를 간직하며 영원히 기억하며 살아가고 있는 거기에
기다림이란 기다림이라는 이름에 소망이라는 이름을 더하여
누군갈 간직하며 영원히 기억하며 이루어져 가는 거기에
삶이란 지평선은 끝이 보이는 듯해도 가까이 가면 갈수록 끝이 없이 이어지고
저 바람에 실려가듯 또 계절이 흘러가고 눈사람이 녹은 자리 코스모스 피어 있네
가려무나 가려무나 모든 순간에 이유가 있었으니
세월아 가려무나 아름답게 다가오라 지나온 시간처럼
가려무나 가려무나 모든 순간에 의미가 있었으니
세월아 가려무나 아름답게 다가오라 지나온 시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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