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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몰입 Oct 20. 2024

본인은 본인이 챙겨라

[기본적으로 스스로 본인을 챙기고, 필요하면 언제든 도움을 요청해라]

입사를 하고 4주 정도가 지났다. 흔히들 그렇듯 적응하고자 빡빡하게 살았다. 온보딩을 마치고 바로 상담 및 세일즈에 투입되었다. 쉽지 않았다. 다섯 시간 내내 핸드폰과 노트북을 붙잡고 있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식사도 거르게 되었다. 불편했다. 종종 뭐지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근데 뭐 곰곰이 생각해보면 밥도 일하면서 먹을 순 있었다. 잠깐 다른 사람에게 콜 잡아달라고 말하고 그 시간에 밥을 먹으면서 일할 수도 있었다. 근데 난 그러지 않았다. 처음엔 이게 빠르게 성장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오래 가지 못하는 방법 중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지속성 제로 방법. 이런 저런 요청에 무작정 오케이하고 늘어나는 일을 컨트롤 못하는 것도 지치기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안될 것 같을 땐 다른 사람에게 말해야 한다. 운동하랴 적응하랴 공부하랴 밤엔 다른 일 하랴 몸이 금방 축났다. 결국은 내가 날 잘 못챙겼고 내 잘못이었다. 회사도 회사인데 내가 나를 챙기는 것이 필요했다. 


근데 왜 도움을 요청 안했지? 항상 이런 식이었다. 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해보겠습니다. 집에 가면 지쳐 있다. 이젠 그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달만 일하고 그만둘 것도 아니고 드디어 내가 원하는 회사에 잘 안착했는데 오래 다녀야지 않겠나. 동료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고 해서 안해주는 것도 아니다. 다들 바빠 보이지만 요청해주면 또 선뜻 해준다. 내가 스스로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가. 이 부분은 오만한 것 같다. 이제 좀 오만을 툴툴 털어버리자. 안될 것 같다면 안된다고 말하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자. 도움이 필요하면 도와달라고 하자. 그래야 오래 간다. 


이렇게 하려면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내가 평소에 사람들에게 잘해줘야 한다. 이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고 이들의 고민에 힘이 되어 줘야 한다. 이게 쌓이고 쌓여야 나중에 나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평소에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이제 한 달이 거의 다 되어 간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의 100분의 1도 안했다. 혼자 앓지 말고 기댈 땐 기대면서 길게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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