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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Dec 19. 2024

THE BOOK OF LIFE

오늘의 명상, 인생

 사람이 사람으로 인하여 괴로워하고 사람이 사람으로 인하여 일체감을 가진다. 치이는 게 사람이요 밟히는 게 인정이라 오늘 너의 마음은 어떠한 모양새인가. 어디에 머무르는가?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와 분명 다를지 언데, 내일을 위한 삶의 의미를 어디에서 찾고 있는가? 거대한 중첩의 공간에서 사랑한 것도 부질없고 미워한 것도 무상이라 오늘의 나는 그냥 나 일뿐 당신들과의 추억도 당신들과의 이별도 당신들과의 회상도 저 혼탁한 강물처럼 모습만 바꾸었다. 세상의 눈물을 맛보려고 품에 안았나, 외로운 날개를 위로하려고 품에 안았나. 우리는 슬프도록 가슴들이 비어 가고 있구나. 안녕하여라, 드넓은 세상을 떠돌 때까지.


 지혜로운 것에는 예민하게 반응하고 고통에는 둔감해져라. 현자의 말씀들이 이리 일렀거늘, 반 정도 거꾸로 살아왔다. 지혜로운 것에는 쾌히 집중하였고 고통들에도 심히 아파하였다. 삶이란 무엇일까? 왜 이 모든 것들과 편히 가지 못할까? 즐거움 속에서 충만의 공은 비어있다. 사람들과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옳은 모습일지 마음을 비워가는 연습을 한다. 점점 더 자아에 맹렬하게 부딪히게 될 것 같은 예감이다. 왜 인간은 앞선 자들의 허물을 치유하며 살아야 하는가? 과오와 불행, 치유와 개선, 업보와 기나긴 행적, 반성과 개악, 불필요한 담화와 어리석은 후회까지 반복해야 하는가?


 삶은 연속적인 시간 속에서 스스로를 단련시킨다. 그렇게 보면 이리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말이다. 매일의 행복은 답답한 굴레일 수도 있어.


2006. 3. 27 MONDAY       




 어느 날 아침, 시간을 음미하며 열정적으로 성의 있게 살아가라고 조언하는 글에 공감했었다. 그런데 문득 '어떤 삶이 진짜 열심히 사는 걸까.' 그런 의문이 들었다. 오래된 습관처럼 나만의 시간이 주어질 때는 사는 의미와 살아가는 것에 대해 묻곤 한다. 끝이 없는 진지한 이야기 속으로 가벼운 일상을 덧입히다 보면 그것도 나를 만들어가는 한순간이라고 위안하기도 한다. 자신이라는 존재에 집중하면 타인에게 멋지게 보이는 만족보다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삶을 꿈꾼다. 갈증 없는 시원함이 있던가. 무언가를 바라는 욕망이 채워지고 이루어졌을 때 더 큰 것을 바라지 않으면 허무해지고 초라해진다. 그렇게 부풀려가는 삶은 이율배반적이다.


 "한 번뿐인 삶, 잘 살고 싶다."


 전광판의 글귀가 침잠한 속내를 긁어 내렸다.


2018. 4. 1. SUNDAY



[The book of life] PHOTOGRAPH by CHRIS


 모든 것이 끝나갈 무렵에 깨닫는 자가 있다면 그것도 다행이라 부를 것이다. 죽음이 다가올 때까지 그 어느 것도 깨닫지 못한 사람도 있기에. 못 견딜 것 같은 하루를 빨리 지나치고 싶을 때는 오늘이 다시 오지 않을 것임을 되새긴다. 인생은 단 한 번만 읽을 수 있다니, 슬프고도 기억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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