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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lo Jun 05. 2023

스무 살 젊은 군인이 남긴 슬픔


친구를 만나러 왔습니다..

오래전 부대에서 같이 근무했었지요..


하사 최종배..

사병으로 있다가 보병분대장으로 차출되어 내무반장을 하던 참 착하고 겸손한 친구였습니다..



"사고로 상태가 심각하다"는 말을 가족에게 전하러 떠났던 인사선임하사관은 이미 그가 깨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요..


아무도 찾지 않는 연병장에 세워둔 빈소를 사흘 동안 동료들과 지키고, 벽제에서 친구와 마지막 인사를  나눴습니다..



그래도 견뎌보려는 아버지의 힘없는 얼굴..

졸지에 아들을 잃고 넋이 나간  어머니..

나이 차이가 많이 나던 어린 여동생의 슬픈 표정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내일이면 찾아올 가족들에게 할 수 있는 위로의 말을 찾지 못해 늘 이렇게 이른 걸음을 하곤 합니다..



따가운 햇볕 아래인데도 자꾸 눈물이 납니다..

그래도 여긴 친구들이 많아 덜 외로울지 모르겠습니다..


세월은 무심해서 벌써 오랜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때 우리 나이 겨우 만 스무 살..

남은 삶도 친구를 생각하며 더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군 생활 중에 먼저 떠난 친구를 생각하며 현충일 무렵이면 국립현충원을 찾습니다. 오늘도 하루 앞서 친구를 만나고 왔습니다..


저도 지난해 아버님마저 떠나시면서 고아가 되었으니 친구도 지금쯤이면 평생 자식을 그리워하다 세상 떠나신 부모님과 천국에서 다시 반갑게 상봉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어느새 중년여인이 되었을 친구 여동생도 오빠를 만나러 와서 인사를 전하겠지요..


우리가 누리는 안락하고 편안한 삶을 위해 이렇게 수많은 분들의 희생이 있었다고 생각하니 고맙고 감사할 뿐입니다..



군복 입은 자의 죽음은 늘 남은 사람들에게 슬픔으로 남겨지는 게 가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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