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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 아저씨 Feb 02. 2024

울진 나들이~~~

게(?)판이 된 가족모임


오늘은 2024년 1월 30일, 울진 가는 날.


아침에 일어나니 시곗바늘이 벌써 8시 너머를 가리키고 있다.

하늘이 맑고 기분 좋게 쾌청한 날이다.

어제 형님과 누나 부부가 울진에 먼저 도착했고 아내와 나는 선약이 있어 하루 늦은 오늘 점심에 울진에서 합류하기로 했다.

코로나 이후로 처음 부부동반 2박 3일간 가족여행 일정이다.


숙소는 조카사위가 다니는 회사인 한국 수력 원자력에서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죽변항 근처의 근사한 펜션.


숙소인 펜션


숙소가 무료로 해결되니 그 비용으로 맛난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울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대게.



20년 전 친한 친구가 울진에서 근무할 때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 친구 덕에 대게와 해산물을 배가 터지도록 먹은 기억이 있어 이번에도 대게나 실컷 먹어야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출발 준비 완료.

9시경에 집을 나섰다.

영동고속도로를 지나 해변 드라이브코스 최고로 알려진 동해 고속도로를 기분 좋게 달려 12시 30분경 죽변항에 도착했다.


죽변항


형님 내외분, 큰 누나와 매형, 둘째 누나가 죽변항에서 우리 부부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일정이 확실치 않았던 둘째 매형도 저녁에 합류하기로 해서 참석률 100%라는 좋은 소식도 있었다.


점심을 시작으로 2일간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점심메뉴는 강원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곰치국맛난 가자미 찌개로 결정했다.

이번 여행의 마스터 가이드인 큰 매형이  울진 주변 갈만한 곳과 맛 집들을 미리 꼼꼼하게 준비해 온 터라 나머지 가족들은 일일이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백문이 불여일식"

백번 듣는 것보다는 한 번 먹어 보는 것이 낫다는 말처럼 오랜만에 입에 딱 맞는 현지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칼칼한 맛의 곰치국과 그리 기대하지 않았던 가자미 찌개 대박 그 자체였다.


점심 식사 후 해변이 보이는 커피숍에서 차를 한잔하고 죽변항 해변모노레일을 탔다.


죽변항 해변 모노레일


탁 트인 바다와 해변의 경치가 어우러져 50분이 소요된 모노레일 탑승시간이 전혀 지겹지 않았다.



다음 일정은 한울 원자력 발전소 입구에 있는 에너지 팜 전시관.

전시관 내부가 무척 깔끔했고 어린이들이 좋아할

 다양한 콘텐츠가 곳곳에 준비되어 있었다.


에너지 팜 전시관 내부


마지막으로 국립 해양과학관.

관람제한 시간 5분을 남겨두고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전망대에 간신히 입장을 했다. 


국립 해양과학관 수중전망대


수중 10미터  깊이에서 바닷속을 헤엄치는 물고기, 유리벽에 붙어 있는 성게와 해삼.

시간상 해양과학관을 둘러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다음 여행을 위해 남겨두기로 했다.


국립 해양과학관 입구 조형물


해넘이를 보며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 식사는 모두가 한껏 기대한 대게파티.

아내와 내가 도착하기 전 찐 대게를 두 박스나 미리 사 두셨던 것이다.

밥 없이 제대로 대게로만 끝장을 보겠다는 의욕이 모두에게 넘쳐 났다.

드디어 대게와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그리 크진 않았지만 먹기에 적당했고 신선도가 뛰어나 대게 뱃속 장맛이 기가 막혔다.


게(?)판이 된 가족모임


게살을 발라 먹을 수 있는 도구가 없어 아쉽기는 했지만 양이 충분해 가족 모두 눈치(ㅇㅇ) 보지 않고 원 없이 대게를 먹을 수 있었다.

마지막 특식인 대게라면은 배가 너무 불러 어쩔 수없이 다음날 아침으로 미뤘다.


잠시 담소를 나눈 후 소화도 시킬 겸 왕피천에 있는 은어 다리야경을 구경하러 나갔다.

밤이라 날씨가 조금 쌀쌀하긴 했지만 놓쳤다면 아쉬웠을 볼거리였다.


왕피천 은어다리 야경


가족 모두가 함께 한 2일 차 여행일정은 이렇게 끝이 났다.


3일 차 아침.

집으로 돌아갈 날이 되었다.

안동, 대구, 양평으로 목적지가 서로 달라 아침식사 후 각자 출발하기로 했다.

아침은 어제 남겨 놓은 대게라면으로 간단히 해결했다.

어젯밤에 질리도록 대게를 먹었는데 놀랍게 또 맛이 있다.

숙소 정리 후  각자 짐을 싸서 펜션을 나섰다.

큰 조카가 준비해 온 모닝커피를 마신 후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집으로 출발했다.

아내와 나는 집으로 오는 도중 근처에 있는 울진 성류굴에 들러 굴내부를 관람했다.


울진 성류굴 내부


금강송 군락지도 둘러볼까 했지만 4월까지 출입통제라 다음 기회로 미룰 수밖에 없어 조금 아쉬웠다.


오후 2시경 양평에 도착해 짜장면으로 점심을 먹고 집에 와 짐을 풀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2년 전부터 설 명절에는 안동에 갈 일이 없어졌다.

형제들 각자 집에서 설을 쇠는 것으로 결정을 했기 때문이었다.

형님집에 함께 모여서 설 명절을 보내지 않아 조금 아쉬웠었는데 이번 설 밑 가족모임은 그 아쉬움을 훌훌 털어 버릴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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