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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J Mar 09. 2024

껍데기는 가라

쉽게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은 허상이니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역행자를 읽을 때면 머릿속에서 계속 떠오르던 어떤 글과 만화가 있었다.


만화는 사채꾼 우시지마 프리랜서편이며



① 흙수저로 태어났으나 투자를 잘해서 떼돈을 벌었다고 홍보한다.

② 사는 곳이나 고급 자동차 등을 보여 주며 자랑한다.

③ 카페, 블로그, 인스타, 페이스북, 유튜브 등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④ 강의하면서(강사팔이들도 포함된다) 모임을 만들어 회비를 걷거나 투자를 꼬드긴다.

⑤ 자기 말만 잘 들으면 당신도 부자가 된다고 주장한다.

⑥ 외모와 목소리가 좋은 경우들이 많으며 말을 잘한다.

- 세이노의 가르침 中 사기꾼 특징

글은 예전에 읽었던 <세이노의 가르침>이다.


해 아래에는 새것이 없다
    - 전도서 1:9-14

일본은 한국의 10년 미래라고 하는 것처럼 한국에서 대두되거나 나타나는 사회문제는 이미 일본은 한창 진행 중이거나 이미 한차례 폭풍이 지난 것을 볼 수 있다. 성공팔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저성장시대에 접어들고 임금이 정체되었다. 나라는 부자라는데 국민은 가난한 세상이 왔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어려워질 때 새로운 형태의 돈벌이가 나타난다. 가난하며 목마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파는 사람들이 생겨 났으며 우리는 이들을 두고 미래폰지 또는 성공팔이라고 한다.


이는 한국에서도 비슷하게 일어나고 있다. 2020년 코로나로 인해서 경기부양을 위해 양적완화로 잠깐 반짝하고 돈을 번 사람들이 있다. 펜데믹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되자 정부는 경기침체를 우려하여 금리를 낮추고 이때 저리로 많은 돈을 빌려 있는 척하는 사람들이 생겨 났다. 시중에 풀린 돈은 코인과 주식을 떠받든다. 부동산가격은 하늘을 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는다. 그곳에서 누군가는 벼락거지가 된 기분이 들었다. 그것과는 별개로 경제는 더욱 어려워지고 취업의 문은 좁아졌다. 이때 가난한 사람들에게 절박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파는 사람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고 몇 년이 지난 지금 클래스101, 크몽 같은 스타트업과 IT 발달에 힘입어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어느 플랫폼은 정말 악질인 것이 경기가 안 좋아지고 현금흐름이 말라가니 검증된 사람대신 대충 모르겠고 인기 있는 사람을 올려서 강의수수료를 받아먹은 다음 논란이 터지면 자신들은 관계없다고 발뺌하려 든다. 소비자는 플랫폼을 믿고 결제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나올 수 있는가?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당한 사람들은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라고 본인스스로도 알면서 편하게 돈 벌 궁리만 하다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옳은가 그른가의 문제로 넘어가게 되면 오히려 모호해지는 것은 분명 있다. 모두가 편리하게 스마트스토어, 수익형 블로그를 하며, 수십~수백만 원하는 강의 한번 들으면 직장인 월급 정도를, 아니 그 이상 수백수천수억을 버는데 다른 사람들은 모두 바보라서 그러고 있겠는가? 막말로 학창 시절 때 대단한 노력을 하지 않았으면서 부자 될 수 있는 또는 성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강의 하나보고 그게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심정을 이용한 거짓된 장사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이다. 하다못해 시작은 진실하기라도 하던가. 요즘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자신은 그 경지에 도달하지도 못했으면서 아무튼 경지에 도달했다며 우기는 영상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홈텍스 보여달라는 덧글을 조용히 삭제하면서 말이다.


어차피 내 팔자는 정해져 있으니 꿈꾸지 말라는 거는 아니다. 마치 어느 정치인처럼 가재, 붕어, 게가 되자는 것이 옳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흔들리지 않으며 나의 주관으로 건강한 창으로 세상을 대하지 못할 망정 누군가가 당신에게 "너 왜 그렇게 살 거야?" "그거 행복 아니다." "성공 안 하게?" "돈 싫어한다고? 그거 거짓말이야"라며(애초에 돈 싫어한다고 이야기 먼저 하지도 않았다) 사람들을 들들 볶으며 자신에게 돈을 바쳐라는 거짓을 봐라는 것이다.


병사 시간제로 돈 버는 사람. 일평생 경제적 자유라는 성을 함락할 확률이 낮다. (중략) 우리가 경제적 자유에 이르기 위해서는 일단 병사에서 벗어나야 한다.
    - 역행자 6단계_경제적 자유를 얻는 구체적 루트


내가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끔찍하게 싫어하는 이유는 직장인을 슬쩍 바보취급하며 자신들의 말이 옳은 것처럼 포장하려 든다. 모든 사람의 상황은 다르다. 출발선도 가진 능력도 모두 다르다. 그런데 성공팔이들을 보고 있으면 정답은 하나이고 굉장히 자명한 것처럼 보인다. 결국 이 비싼 강의 좀 사서 (나를) 부자 만들어 달라는 것인데 이게 뭐 하는 짓인가?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내가 가진 무기를 날카롭게 만들기도 전에 회사부터 뛰쳐나오라는 식의 강의가 너무 많다.


또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그래도 배울 점 있으면 된 거 아닌가? 한편으로 나는 되묻고 싶다. 세상에 좋은 책은 많다. 본받을 사람 훌륭한 위인들, 그것도 동시대에 살아가는 사람 중에서도 정말 많다. 그런데 논란이 있는 사람에게서 아득바득 배울 점을 찾겠다고 달려드는 것? 나는 잘 모르겠다. 굳이 그렇게 해야 할까 그리고 하나같이 역행자 덕분에 글쓰기와 책 읽기 습관에 대해서 배우게 되어서 실천하고 있다고 고맙다고 한다. 학교 다닐 때 부모님, 선생님말 안 듣고 이제 와서 이러는가.....?


비슷한 말이지만 누군가는 또 이렇게 말한다. OO이 너한테 피해준거 있음? 난 OO덕분에 발전 많이 했고 돈도 많이 벌었는데? 정말 축하한다. 그냥 나도 이런 유의 자기계발 서적을 정말 싫어해서 글로 담아보고 싶었을 뿐이다. 나는 여기서 징징거릴 터니 당신은 발전하고 돈 많이 벌면 그만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지금 시점에서 그 사람을 응호 하는 덧글은 지금 일어나는 기행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고 빠르게 치워버리면서 다른 것을 칭찬을 하고 치켜세우는 덧글을 여기저기 달고 다닌다는 점이다. (자기는 원래 관심 없었다는 말도 붙이면서 말이다) 아마 불쌍한 직원들이 덧글 달면서 돌아다니는 것은 아닐까 혼자서 생각을 해본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성공팔이' 논란에 발칵

[2030 플라자] 성공팔이들의 몰락이 시작됐다


여러분들이 역행자를 보면서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배울 점이 있고 유익한 것이 있다면 그것대로 좋을 것이다. 나도 평소에 이런 식으로 책을 해부하려 들지 않는다. 그냥 그저 정말 가끔 켜지는 스위치가 이번에 불이 들어왔을 뿐이다. 스위치가 켜진 이유 중 하나는 오히려 송명진의 방어기제 때문이다.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하기 전에 약간의 우려는 있었다. 혹시라도 나를 고소하면 어떻게 되지? 그런데 이내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책을 비평하려드는건데 왜 무서워해야 하는 거지?

그가 쓴 글을 보면 은연중에 법적조치나 고소에 대해 위협을 하고 있으며 실제 그가 운영하는 회사는 부정적인 리뷰와 게시글에 대해서 사실상의 협박을 하고 다닌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오히려 이는 내가 뭐가 되었던 글을 마무리해야겠다는 원동력이 되었다. 정리하면 이렇다. 나는 자기계발서와 성공팔이를 극혐 하는데 심지어 고소협박까지 하고 다니는 거를 보니 괘씸해진 거다. 글을 끝으로 아마 특정 자기계발서나 책을 각 잡고 파는 일은 없을 듯하다.


누군가가 당신의 돈을 누리는 보이스피싱도 굉장히 공을 들인다.

"설문하면 돈 드려요"…피해 느는데 '계좌 정지' 통할까


카카오데이터 센터가 화제가 일어나고 카카오가 먹통이 되자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네이버 라인을 깔아본 적이 있었다. 물론 그리고 라인을 다시는 켜지 않았다. 어느 날인가 라인으로 링크건 뉴스에 나오는 수법의 피싱메시지가 계속해서 날아왔다. 뉴스가 뜨기전이지만 처음부터 보자마자 사기인 것을 알고 대꾸도 안 하고 차단하였지만 다른 계정으로도 오기에 장난 삼아 러시아어 번역기를 사용하여 대답하자 친절하게? 러시아어로 한국어 통장이 있는지 물어보고 러시아어로 하나하나 번역해 적어주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어서 웃었던 적이 있다.


당신에게 뜯어먹을 게 있다면 그 사람은 당신에게 한 없이 친절해질 수 있다. 사기꾼들도 처음에는 선한 인상으로 경계심을 풀도록 모든 일을 하고 있다. 나는 성공팔이들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 당신도 할 수 있다며 지능이 상승하고 부자가 될 수 있으니 먼저 나에게 돈을 바치고 너는 거기 수렁에서 나를 찬양하고 있어라는 거다. 나는 그들에게 돈을 뜯기지도 수렁에 빠지지도 않았다. 그런데 옆에서 보고 있으면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냥 이게 내 기질인가 보다.


할 수 있는 자는 행한다. 할 수 없는 자는 가르친다.

-조지 버나드 쇼


처음으로 어떤 하나의 주제로 글을 엮어 브런치 북이라는 것도 해보았다. 원래 쓰려던 글이 잘 써지지 않아 연습삼아 쓰기 시작했는데 거진 1달이 지난듯 하다. 지금까지 쓴 글을 훑어보니 맥락도 부실하고 별볼일 없는 내용에 억지스러운 주장밖에 남지 않아 남에게 보여주기 민망하지만 한편이라도 읽어주셨다면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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