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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J Mar 03. 2024

5장. 멍청한 최적화

뇌를 최적화 한사람의 기행

앞에서부터 쭉 이 글을 읽어 왔다면 보았겠지만 송명진은 글을 쓰다가 본인이 본인의 말을 반박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했는데 대표적인 예시가 여기서 몇 가지 나온다. 앞에서 뇌는 현대과학도 풀지 못한 미스터리라면서 정말 자신 있게 알려주는 뇌를 최적화하는 방법을 보자.


'뇌 최적화'는 책 읽기나 글쓰기로 뇌 근육을 키우는 것을 뜻한다.

이 책의 5장은 이 한 줄로 요약을 할 수 있다. 내가 전에 쓴 글에서 내가 자기계발서를 읽지 않는 이유 자기계발서의 특징 중 하나로 자신의 근거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터무니없는 사례나 유사과학을 끌고 오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는데 송명진은 참신하게도 약간 비틀어서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 당연히 좋은 이야기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독서는 분명 장려되고 좋은 행위가 맞다. 글쓰기 역시 다른 차원의 지능을 요구하는 활동인 것은 맞다. 하지만 이를 두고 뇌를 최적화를 한다거나 지능이 상승했어요는 아예 다른 이야기다. 아마 다음 편 정도에 따로 적을 예정이지만 한 가지 좋은 행위를 반복한다고 지능이 상승하지 않는다.


일단 뇌 최적화를 한다 자동화를 한다고 하는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심 지금 일어나는 상황은 그 최적화된 뇌가 자동으로 난리치고 있는 것인지 물어보고 싶지만 넘어가도록 하자)


휴리스틱(Heuristic)은 그저 '인간이 얼마나 멍청한지'만 배우면 다 얻은 것이다.
- 역행자 4장 유전자 오작동편


그 뇌 최적화, 자동화가 잘 다듬어진 휴리스틱이다


똑똑한 사람이라고 휴리스틱 안 쓰는 거 아니다. 지능이 상승했다고 모든 변수를 체크하고 최선의 수를 뽑아 행동하는 게 아니다. 행동하는 패턴자체는 사람인 이상 똑같다. 다만 현명한 사람은 동일한 자원과 정보를 가지고도 다른 사람보다 최선의 어떤 수를 고를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 현실이나 어떤 작품에서 소름이 돋는 통찰력을 보여주는 장면처럼 말이다. 앞에서는 휴리스틱은 멍청하다더니 한 챕터 넘어가면 뇌 최적화 자동화를 떠들고 있다. 결국 같은 말인 줄도 모르고 말이다.


머리가 나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자의식 해체, 유전자 오작동 같은 개념을 이해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돈 버는 지식을 접하더라도 이를 운용할 힘이 없다. 머리가 굴러가지 않는 것이다. 결국 머리가 나쁘면 역행자가 될 수 없다.

이쯤 되니 책 중간에 틈틈이 넣어두는 가스라이팅은 애교로 보일 정도다. 그리고 머리가 나쁘다거나 고지능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정작 나는 볼 때마다 물음표만 띄울 뿐이다.


뇌가소성 腦可塑性 / neuroplasticity

뇌를 복리로 성장시킨다면

본인도 독서를 통해서 뇌를 최적화한다니 자동화한다고 주장하기에는 근거가 빈약했는지 뇌가소성을 꺼내 들었다. 뇌가소성 자체는 여러 실험결과로 확인되었고 대표적으로 강박장애 환자를 인지행동치료하면서 뇌가 변화하는 것을 영상으로 찍은 것이 존재한다. (안타깝게도 마약으로 뇌의 도파민 보상체계등이 망가져버리면 답이 없는듯하다) 뇌가소성 덕분에 우리는 학습이 가능하다. 그리고 지난 편에 휴리스틱과 3중뇌가설을 이야기하며 몇 가지 뇌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https://brunch.co.kr/@danieljeong/30

그렇다면 알 것이다. 뇌가소성이 가능하다는 것은 뇌는 진화하는 과정에서 어떤 고정된 역할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나의 거대한 뉴런네트워크로 지속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그리고 송명진은 바로 앞에서 뇌구역 역할은 고정되었다는 3중뇌가설을 소개하였다.  제발 하나만 해줬으면 좋겠다. 본인도 사실 뭘 말하고 싶은지 모르는 게 아닐까 의심이 될 정도이다.


그리고 뇌가소성에서 뇌는 계속해서 변하는 것은 맞지만 무조건적으로 특정 행동을 반복해서 지능을 상승시킬수 있다는 근거로 삼을 수는 전혀 없다는 점이다. 앞에서 말한 것 처럼 뇌는 특정 부분의 고정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며 여러기능을 수행하며, 손상이나 치명적인 부상으로 뇌의 일부가 손상되었을때 다른 부분이 그 기능을 이어 받는 다는 의미이지 지능을 무한대로 상승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전혀 아니다.


여기서 다시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송명진은 자신의 말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온갖 것을 가져다가 쓴다. 비트겐슈타인의 명언, 진화심리학, 3중뇌가설, 뇌가소성 등 그런데 내가 지금까지 살펴본 결과 어느 것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으며 적절하게 쓰는 것을 보지 못했다. 주장이 있다면 그때그때 가져와서 끼워 맞출 뿐이다. 심지어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스물넷 겨울에 첫 사업을 성공시켰고 매월 순수익 3000만 원을 벌었다. - 5장
스물다섯 살이던 우리의 사업은 3000만 원씩 들어오는 게 다 우리 돈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은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각종 세금을 제하면 실제 우리에게 떨어지는 건 650만 원 정도였다. - 1장

*참고로 저 아무튼 3천을 벌었다는 시점도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 이야기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주장뿐 아니라 본인 이야기조차 디테일이 다르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처음에는 25살에 650 정도 떨어졌다고 하더니 뒤에 가서는 24살에 순수익 3천만 원이라고 한다. 그리고 아무튼 3천만원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뭐다?

2년간 2시간씩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해라. 나머지 시간에는 놀아도 좋고, 쾌락을 추구해도 좋다.

.... 세상이 이렇게 쉬운 거였다면 나도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군생활을 하면서 일과 끝나고 남은 시간을 모조리 독서를 하고 독후감을 쓰는 데 사용했다. 그런 나도 어디 가서 이런 소리 안 한다. 내가 이 글을 시작하며 가져온 일론머스크 트위터를 다시 적어본다.

주 40시간 일해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80시간에서 100시간은 일해야 한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2018년 트위터에 남긴 글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사람은 삶은 힘든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 시점 누구나 의심하는 어떤 사람은 인생에 치트키가 있다며 하루에 2시간만 투자하라고 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어떤 사람의 말이 맞겠는가? 아마도 이건 열등감에 찌든 저지능자가 하는 헛소리라고? 가스라이팅 좀 그만하자 제발. 누구 인생 망하라고 하는 소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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