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그리고 도전
백수 한달. 그동안 불안과 싸웠다.
불안함에 늘어진 아침잠도 자지 못했다. 회사 다닐때만큼이나 적은 5~6시간의 수면이 끝이었다.
그리고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2년여간 쌓인 옷장 위 먼지, 찬장 위 먼지, 냄장고 위 먼지를 탈탈 털어냈다. 곳곳의 묵은 먼지가 내 불안감인 것 마냥 닦고 또 닦아냈다.
그리고 귀찮음과 피로함에 대충 던져놓기 바빴던 물건들을 닦고 정리했다. 미어터질 것 같던 싱크대 하부장이 널널해졌고 약서랍이 텅텅 비었다.
옷도 색깔, 재질 별로 다시금 걸어봤다. 내 삶의 원동력이던 가방장도 먼지를 털고 진열했다.
집이 정돈되면 내 마음도 정돈될 줄 알았다. 그러나 한번 가슴에 싹튼 불안감은 쉬이 사라지지 않았다. 다달이 통장에 찍히는 돈이 없다는 건 생각보다 큰 불안이었다.
앞으로 내가 도태되지 않고 어떻게 생산적인 사람으로 살아갈지에 대한 고민도 진지하게 해봐야 했다.
그래서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웹소설 학원에서의 배움. 지금까지 써온 글과는 굉장히 다를 거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글을 쓰는 행위라는 것에서는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한달, 최선을 다해 학원을 다녔다. 역시 엄청 헤매야 했다. 내가 써온 문체와는 정반대인 과거형, 구어체가 주를 이루는 영역이었다. 첨삭 후 돌아오는 글을 보며 자괴감도 느끼고 재능이 없다는 사실에 좌절감도 느꼈다.
그런데 그 과정이 고통이 아니었다. 분명 피곤하고 귀찮았지만, 회사다닐 때 느끼던 고통이 아니었다.
꽤나 성실한 나를 옆에서 지켜보던 남편은 내게 말했다.
“좀 쉬어, 뭘 그렇게 열심히 살아.”
“열심히 할 거야. 내가 쉬어가는 이 시간이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게.”
“안 피곤해?”
“피곤한데, 이 시간이 고통이 아니라 나를 위한 시간이라 행복에 가까워.”
맞다. 불안이라는 시간이 끝나니 내겐 안정과 행복이라는 시간이 찾아왔다.
안정과 행복을 찾은 오늘에 감사하며,
나는 이 시간을 즐기며 성장해 나가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