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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운 Eun Nov 12. 2024

쾰른에서만 볼 수 있는 향수박물관

파리나 하우스 Farina Haus

오직 쾰른에서만 볼 수 있는 향수박물관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향수 공장으로 기록되는 곳이다.

독일 태생 이탈리아인 요한 마리아 파리나가 1709년 쾰른에 향수 공장을 설립하고 파리나 하우스 Farina Haus라고 불렀다.

18세기에 향수의 인기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유럽 왕실과 귀족들에게는 필수품이 되었다.

지금까지 9대로 이어지고 있는 향수 박물관이며 향수 공장이다.


향수 박물관은 사전에 예약할 수 있고, 

가이드 투어는 영어 투어나 독일어 투어로 사이트에서 예약 가능하다.

가이드 투어는 45분가량 진행되면서 향수의 역사, 파리나의 역사, 쾰른의 역사까지 두루 알려주고,

지하로 내려가면 당시 공장 모습으로 증기류 기계들이 전시되어 있다.


나는 독일어 가이드 투어를 쾰른을 떠나는 날 오전에 예약했다.

사실 안 가려고 했었는데,

아침에 산책을 하는데, 이곳이 오직 쾰른에만 있는 것인데, 쾰른에서만 가 볼 수 있는 곳인데,

갑자기 가야겠다고 마음먹고 바로 다음날 오전, 독일어 가이드 투어로 예약했다.


시간에 맞춰서 들어갔더니 복층 같은 2층으로 가란다.

갔더니 복층 같은 2층이라 천장이 낮고 작은 공간이 있었다.

깜놀!!!

이런 게 가이드투어란 말인가?

독일 쾰른 향수박물관 파리나 하우스

가이드가 나와서 설명을 시작하는데, 너무 작은 곳에 사람들이 있고, 

가이드는 말이 너무 많고 빠르고,

아, 어지럼증이 생긴다.

파리나 하우스와 파리나, 향수 공장에 대한 이야기를 열심히 하고는

지하로 내려가잔다.

지하는 천장이 더 낮고 어두컴컴해서 약간의 폐쇄공포증이 있는 나는 살짝 힘들어지려고 했다.

그러나 잘 참고 가이드 투어 끝까지 잘 견뎠다.

좁고 사람은 많고 가이드의 아주 빠른 독일어를 알아듣느라고 너무나 힘들었다.

독일음악여행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지 사진이 아주 부족하다.

사진 찍지 못하게 해서 더 그렇다.


파리나 가문은 지금 9대째 내려오고 있고,

9대인 자녀들은 화학을 전공하고 마케팅을 전공하고 있다고 한다.


지하에서 향수의 원료가 되는 오일의 향을 맡으며 맞춰보기도 하고 다시 지상으로 올라오면

자그마한 선물이라고 아주 작은 향수를 준다.


'쾰른의 물'이라고 불러서 오드콜로뉴가 되었고,

당시 유럽의 왕가에 납품을 하였고, 어마무시한 가격으로 팔린 향수이다.


가이드를 했던 분은 아주 이쁜 젊은 아가씨 같은 분이었는데,

우리 보고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한국에서 왔다니깐,

자기가 봄에 한국 다녀왔단다.

부산에도 다녀오고, 부산이 너무 좋았단다.

우리가 부산에서 왔다니 더욱 반가워하며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나누고 나왔다.


쾰른에는 또 하나의 향수집이 있다.


4711 오리지널 오드콜로뉴


쾰른에만 있는 향수 가게이다.

향수박물관이었던 파리나 하우스와 다른 또 하나의 향수 가게이다.

파리나가 엄청 사랑받게 되면서 유럽 여러 곳에서 짝퉁 파리나가 나타났다.

그러나 그 옛날에 짝퉁을 어떻게 찾아내서 처벌할 것인가.

그 와중에 1792년 한 수도사가 빌헬름 물헨스 부부에게 결혼 선물로 '쾰른의 물'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었는데, 이들은 정식으로 등록해서 판매를 하게 되었다.

1875년 거물 번지수를 따 <4711 오드콜로뉴>라고 했다.


4711은 나폴레옹의 향수라고 알려져 있다.

목욕물로 사용했을 정도로 좋아했다고 한다.

프랑스 군사들의 귀향 선물로도 유럽 전역에서 인기를 끌었고 지금까지도 명실상부한 쾰른의 상징이다.


사실 쾰른에 살 때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때는 어릴 때라 샤넬 향수 같은 것을 좋아해서 뭐 저런 허접한 향수가 있나 했다.

이런.... 바보.....


같이 갔던 언니는 아주 훌륭한 제품이고 역사와 전통이 있는데,

마케팅이 잘 안돼서 쾰른에만 있는 게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생각이 다르다.

뭐가 어찌 되었든

쾰른에 와야만 구할 수 있는 것이 더 스페셜하다고 느껴져서 더 대단한 독일사람들이라 생각된다.


나처럼 허접한 향수라고 하지 말고, 쾰른에서만 구할 수 있는 향수이니 

꼭 구입해 보시길 추천한다.


원래 향수는 남녀공용이었다.

샤넬이 남 녀 향수를 구분하면서 매출을 더 올릴 수 있는 좋은 마케팅이 되었지만,

4711 오드콜로뉴나 파리나 향수는 아직도 남녀공용을 고수한다.

그게 더 멋있다.


난 취향 있는 사람을 좋아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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