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프로그램에서 박사과정을 함께했던 동기가 낸 논문이 저명한 학술지 Cell 의 커버를 장식하면서 여러 과학매체에 feature 되었다. 일론머스크를 위시한 SpaceX 의 우주여행 사업에 대한 빅픽쳐가 구체화 되기 시작하면서 우주여행과 그것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증폭되지 않을 수가 없다.
과학과목, 특히 물리를 가르치다 보면 학생들과 우주여행에 대해 심심치 않게 대화할 기회가 생기는데 (지구의 중력을 이겨내고 우주에 도달하는 로켓에 대한 주제라던가 등등), 우주여행이 인체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내가 아는 선에서 성심성의껏 대답해 주지만, 아직 연구된 케이스가 많지 않아서 더 두고봐야한다고 말하면 학생의 표정이 갸웃한다. 그럼 난 속으로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하는 이 대화가 첨단의 끝을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을 학생은 알고있을까?'
어른들은, 선생님은, 과학자는 모든 것에 대한 대답을 알고 있을 것 같이 느껴지는 시절이 있지. 자신의 질문은 너무나 하찮고 별게 아니라서, 누구든지 대답해줄 수 있을 것 같이 느껴지는 때가 있다. 하지만 파고들고 파고들다 현존하는 인류가 알고 있는 진실의 끝에 맞닥뜨리게 되면 자각하는 순간이 온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얼마나 미미한지. 우리가 모르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하찮게 느껴졌던 내 질문이, 사실은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달겨들어 해결하려는 문제인지. 그래서 더 연구하고 더 배워야할 게 얼마나 많은지.
내가 대학에 다니던 시절에만해도 천문우주나 항공우주학과는 정체된 학문이라 여겨지던 때가 있었는데, 그리고 박사과정을 하던 때는 nuclear biology (우주 방사능이나 의료방사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연구) 전공이 인기가 없었는데, 시대가 변한다. (당시엔 방사선을 의료분야에 적용하는 것이 갑오브갑 이었음.) 다시 돌아오는 학문의 부흥. 강산의 변화를 여러번 겪은 나이가 되니 이 패러다임의 파도가 너무나 쫄깃하게 느껴진다.
암튼 기사 요약하자면,
우주여행이 1. 나이를 관장하는 텔로미터를 길게 만들고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 수록 세포 속 텔로미터가 짧아진다고 알려져 있음), 2. 에너지를 관장하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장애 및 오작동을 일으키는 것으로 관측됨.
https://www.popsci.com/story/science/spaceflight-human-body-effects/?fbclid=IwAR3OSDffUXUlMh-QyM0zO21zdosP4D5DGRVl8c0vkyFO9dAm8gj4__4kAx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