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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다 조 Nov 01. 2020

2018년 8월, 회사에 취업했다.


나는 그동안 내가 열심히 산 '편'이라고 말해왔다. 머릿속으로는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나보다 더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들, 더 좋은 어학 점수와 더 많은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들, 화려한 수상 경력이 있는 사람들, 더 풍부한 사회 경험을 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래서 "나 그동안 열심히 살았어"라고는 말할 수가 없었다. 대신 "나는 열심히 산 편이지"라고 말하곤 한다.


'나는 열심히 산 편이다'라는 말은 점점 나의 자신감을 떨어뜨렸다. 내가 그동안 걸어온 길, 또는 나름대로 달성해온 것들에 확신을 갖지 못하게 했고, 겉으로는 "그놈의 노오력"이라고 하지만 속으로는 "나의 노력이 부족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2018년 8월, 회사에 취업했다. 하지만 1년 반 정도를 지내고 다른 회사에 이력서를 또 하나씩 제출하기 시작했다. 경력이 한 줄 추가되긴 했지만 시간을 내어 이력서를 써서 제출하고, 만료된 어학 시험을 다시 공부해서 응시하고, 언제 볼지 모르는 필기시험을 공부하고, 탈락을 거듭하는 일은 언제나 힘이 들고 속이 쓰리다.


달라진 점도 있긴 하다. '내가 노력이 부족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화가 나고 억울했다. 지금 회사에 만족은 못하겠고, 더 좋아 보이는 곳에 가려니 여전히 나는 한참 부족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다시 나는 그동안 열심히 살았다고 말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이 점이 화가 나서 회사에 찾아가 따지고 싶기도 했다. '왜 나를 그렇게 평가하는 거예요? 나도 할 말은 많아요, 나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단 말이에요'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수많은 취업준비생들을 광화문 광장에 모아 취업난에 대한 해결 촉구 시위를 했을 것이다. 결국 혼자 화를 삭이고 억울함을 풀기 위해 글을 쓰며 내가 얼마나 차근차근 열심히 노력해온 사람인지 스스로에게 되새겨주었다.


공부를 하고 경험을 하고 이력서를 쓰고 면접을 준비하느라 보내는 시간, 스트레스 등을 모두 담을 수는 없지만 이력서 1페이지를 쓰는데 106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마 대학교 학비, 용돈을 합치면 몇천만 원, 자취를 했다면 또 몇천만 원이 더해졌을 것이다. '그래도 이 정도면 나 완전 초저가 취업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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