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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라블리 Feb 25. 2020

지 여사님의 찌개가 그립다

애호박 고추장찌개

얘, 그만 자고 일어나 밥 먹어라



어릴 적부터 학창 시절까지 지나 성인이 되어도 나는  여사님(외할머니) 함께 살았다. 주말마다 '밥 먹어라'라는 지 여사님의 말씀으로 하루를 열었다. 너무 귀찮아도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맛있는 음식 냄새를 맡으면 배가 고파 미적거리며 일어나고는 했다. 그중에 맛있는 것도 있고 이상한 것도 있었다. 예를 들면  미역국에 사골을 넣어 갑자기 미역 사골국으로 만들어버리는 프로 음식 조합러셨다.


어느 날 아침, 다른 주말과 다를 것 없이 밥 먹으라는 말씀에 일어나 상 앞에 앉으니 애호박과 고기가 잔뜩 들어간 빨간 국물의 찌개가 있었다. 지 여사님 음식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애호박 찌개였다. 얼큰한 내음과 뚝배기에서 보글보글 끓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군침이 돌았다. 흔해 빠진 된장찌개, 김치찌개가 아닌 내가 좋아하는 애호박이 큼직하게 썰어 들어갔고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목살이 잔뜩 들어있어 숟가락으로 한 번에 떠 밥 위에 얹어 쓱싹하고 비벼 먹는 맛이 일품이다.




밥 잘 먹고 다니니?




이제는 가족과는 떨어져 나 혼자 살고 있기에 가끔 연락을 드리면 항상 물어보는 질문이다. 먹은 날은 먹었다 하고 안 먹은 날도 먹었다고 했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나면 사무치게 지 여사님의 음식이 먹고 싶어 진다. 만드는 법을 물어보고 직접 해 먹은 것들이 몇 개 있었다. 그러나 맛은 있지만 이상하게 무언가가 빠진 듯한 기분이 들고는 한다. 역시 할머니의 손 맛은 엄마도 이모도 그 누구도 이길 수가 없다.


여느 때와 같이 오늘은 뭘 해 먹을까 고민하던 중, 지 여사님에게 연락이 와 통화를 하다 보니 애호박 고추장찌개가 먹고 싶어 졌다. 그래서 이제는 나 혼자 드라마를 보며 그리고 지 여사님을 생각하며 얼큰한 찌개에 기쁨을 느낀다.





애호박 고추장찌개 재료


애호박 2/1 개

목살 100g

두부 2/1 모

양파 4/1 개

팽이버섯

청양고추 1개

홍고추 1개

대파 2/1 쪽

고추장 1큰술

고춧가루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생강청 1큰술

멸치육수 한 컵

올리브유

후추 살짝









1.

목살에 밑간 재료 (다진 마늘 1큰술, 생강청 1큰술, 후추 약간)를 넣고 10분간 재워둔다.










2.

채소와 두부는 먹기 좋은 알맞은 사이즈로 컷팅해 준비해둔다.










3.

올리브유를 팬에 살짝 두르고 예열한 뒤 재어 놓은 목살을 넣고 살살 볶아 준다.










4.

미리 우려 둔 육수를 붓고 한소끔 끓여 준다.











5.

보글보글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고춧가루 1큰술을 먼저 넣어 준다.










6.

뒤이어 고추장 1큰술을 넣어주고 간을 맞춰 준다.










7.

애호박 -> 양파 -> 두부 순서대로 넣어주고 중간 불에서 계속 끓여 준다.






8.

팽이버섯, 청양고추, 홍고추, 그리고 대파까지 모두 올려 주고 약 3분간 끓인 뒤 마무리해준다.














지 여사님의 손 맛을 닮은 애호박 고추장찌개

    






얼큰한 국물이지만 목살을 볶으면서 생긴 기름 때문에 목 넘김이 부드럽다. 거기에 씹히는 식감과 풍미가 일품인 애호박과 건강함을 책임지는 두부까지 내 인생 최고의 찌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 여사님이 만든 것보다는 덜한 맛이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운 애호박 고추장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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