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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두근 Oct 24. 2020

아침에 일어나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월요병이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

은퇴 후에도 월요병이 있나요? 인터넷에서 누군가가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질문한 글을 보았다. 답은 어땠을까. 월요병은 없다고 했다. 월요병이 있던 사람도, 직장을 그만두고 월요병은 사라졌다고 한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은 거의 월요병이 있다.                     


나도 월요병이 가끔 찾아온다. 보통에 비해 상당히 여유 있는 업종에서 일하는데도 월요병은 있다. 월요병이 무엇인가. 직장에 나가기 싫고 일하기 싫은 병 아닌가. 직장에 나가기 싫은 느낌일 때는 출근 안 해도 된다면 어떨까. 일하기 싫을 때는 일하는 중간이라도 당장 중단하고 자유로이 퇴근할 수 있다면 월요병은 사라질 것이다. 월요병은 일을 하고 싶지 않은데도 출근할 수밖에 없을 때 느끼는 것이 다. 직장인이란 자기 시간을 고용주에게 팔아서 돈을 얻는 것이다. 그러니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없다. 쉬고 싶을 때 자유롭게 쉴 수 없다.                    


월요병이 전혀 없는 사람도 있다. 세계 최고 부자 워런 버핏은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노년기 그의 행복의 비결은 ‘일’이라고 말했다. “내가 왜 매일 아침 신이 나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겠는가? 하는 일을 사랑하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사랑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일하는 매일매일이 휴가이고, 사무실은 즐거움의 궁전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는 매일 아침 춤을 추며 출근할 정도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산다고 말한다.                     


만약 버핏이 평범한 직장인처럼 사장에게 지시받은 일을 해야 한다면 어떨까. 그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출근하는 게 두렵고 아침마다 위장이 뒤틀린다면 그건 좋은 직장생활이 아닐뿐더러, 돈과 결혼한 거죠. 자기 상황이 어떻든 간에 이것은 꽤 멍청한 생각이에요.”아마 버핏은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선택을 할 것 같다.                    


나도 한때 월요병이 심각했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첫 직장에서 십 년쯤 지났을 때였다. 첫 직장에서 휴일도 없이 죽어라 일만 해야 했다. 긴 세월을 참고 살았으나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요즘은 그런 현상을 번아웃이라고 하는 것 같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기 싫었지만 먹고살아야 하니까 억지로 출근을 해야 했다. 왜 사는지에 대한 회의가 생겼다.‘이렇게는 더 이상 못 살겠다’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첫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첫 회사를 나오고 난 다음부터 ‘먹고사는 일’과 ‘좋아하는 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 문제가 나만의 문제가 아니었던지 그즈음 <좋아하는 일 하면서 먹고살기>라는 책이 나왔다. 그 책에서는 먼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일갈했다.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다른 각도로 보고 가급적 현재의 일 속에서 자신이 좋아할 만한 일을 발견하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취미를 직업으로 살려 성공한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다. 기대를 가지고 읽어 보았지만 뾰족한 방법이나 구체적은 방법론은 찾을 수 없었다.                    


‘좋아하는 일 하면서 먹고살기’라는 문제에 대한 해답은 하나의 정답이 있을 수 없다. 다른 사람이 모범답안을 제시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각자 얼굴이 다르게 생겼듯이 각자의 좋아하는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더하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을 내가 잘할 수 있고, 그것이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성공확률은 99%가 된다. 더 간결한 해답이 있다. 먼저 부자가 되어 먹고사는 문제에서 자유를 얻어야 한다. 다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 된다. 눈치챘겠지만 누구나 원하지만 부자가 되는 사람은 소수이다.                     


좋아하는 일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자신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자신이 여유 시간이 있을 때 가장 하고 싶은 일(취미)이 무엇인가. 자신의 서가에는 어떤 책들이 주로 꽂혀 있는가. 자신이 가입한 동호회는. 인터넷 카페에 가입되어 있는 것은 무엇인가. 자신이 한 일로 칭찬을 받았던 일이나 상을 받았던 일은 무엇이었나 등을 생각해보면 떠오르는 일이 하나 정도는 반드시 찾을 수 있다.      


좋아하는 일은 내가 남보다 쉽게 배우고 잘할 수 있다. 밤을 새도 피곤하지 않은 일이다. 그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설렌다. 밤에 잠도 오지 않고 빨리 내일이 와서 그 일을 하고 싶다. 그 일을 위해서라면 고통도 참을 수 있고 힘든 일도 이겨낼 수 있다. 몰입할 수 있고 성취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 그 일을 하는 동안 살아있음을 느끼며 존재감이 생긴다.                    


나는 이제야 내가 좋아하는 일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일찍 발견한 사람은 운이 좋은 사람이다. 조금 늦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발견한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얼마 전에 지방에 여행을 갔다가 ‘오래된 미래’라는 서점을 구경했었다. 그때 만난 서점 주인의 환한 얼굴이 떠오른다. 그분은 은퇴 후 조용한 시골에서 작은 책방을 열게 되었다고 했다. 본인이 책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서점에 있는 시간, 책을 좋아하는 손님들과 만나는 시간이 좋다고 했다. 어릴 때는 책을 좋아했고 서점에 쌓여있는 책을 볼 때면 언제든 책을 읽을 수 있는 서점 주인이 부러웠다. 편안하게 꾸며진 그 서점을 보았을 때 내가 어릴 때 가졌던 '서점 주인의 꿈'이 되살아났다. 


아침에 일어나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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