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나의 첫 브런치북 <격변의 시기, 스물아홉>을 마치며

by 망고

사실, 나의 첫 브런치북 <격변의 시기, 스물아홉>

주제에 맞게 불완전한 아홉 편의 글로 마감할 계획이었다.


아니 그런데... 브런치북의 최소 편수가 10편이었다니? ...

(이제야 알았답니다.. 어쩐지 연재 종료가 안되더라..)


새로운 주제로 한 편을 더 써야 하나 고민만 오래 하다가

가벼운 마무리를 위한 <에필로그>를 쓰기로 했다.




블로그, 인스타그램, 책, 유튜브, 요즘은 쓰레드까지

타인의 일상과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플랫폼들이 정말 차고 넘치는 시대에

브런치는 '가장 솔직할수록 힘이 있는 곳'이라 생각한다. 그게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고.


화려하거나 번지르르한 삶, 파격적이고 자극적인 스토리보다는

그저 날 것의 감정과 일상적인 상황이 더 주목받는 곳.


브런치에 글을 쓰기 전부터, 이 곳은 내 회사 생활의 티타임 같은 것이었는데

틈틈이 다양한 작가님들의 글을 만나며 솔직한 감정들에 공감하기도 하고

때로는 일상 속 관점이 바뀌는 경험들을 하면서 위안받은 적이 많았다.


그저 솔직하기만 한 글만으로도 꽤 힘이 있다는 걸 새삼 다시 깨닫고 나니

한 문장, 한 문장에 바짝 들어갔던 힘이 조금은 빠졌다.

타이핑하는 손을 자꾸만 멈칫거리게 했던 '멋진 글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나서야,

비교적 수월하게 아홉 편의 글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생각보다 꽤 오래 걸리긴 했다..)




얼마 전,

많은 사람들의 인생드라마로 언급되는 <나의 해방일지> 정주행을 (이제야) 마쳤는데,

곱씹게 되는 대사들이 참 많았지만

지금 이 순간엔 '미정'이가 상처 입고 온 '구씨'에게 해주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하루에 5분만 숨통 틔여도 살만 하잖아.
편의점에 갔을 때 내가 문을 열어주면 '고맙습니다'하는 학생 때문에 7초 설레고,
아침에 눈 떴을 때 '오늘 토요일이지' 10초 설레고.
그렇게 하루 5분만 채워요. 그게 내가 죽지 않고 사는 법."


KakaoTalk_20250317_173602712.png 결국 스스로를 추앙하는 방법을 깨달아 가는 구씨와 미정이


나도 이 브런치북 연재를 통해 가장 크게 얻을 수 있었던 건,

이전보다 더 자주 틈틈이,

설레는 시간을 쌓을 수 있었다는 것 아닐까 싶다.


잘 안 써지던 글을 기어이 완성했을 때 10초.

발행되자마자 눌린 첫 '라이킷'에 7초.

브런치 메인 화면에 떠있는 내 글을 발견하고 1시간.

'oo님이 내 브런치를 구독합니다' 알림을 보고 1분.

*스물두 명의 구독자 여러분께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22분, 아니 그것보다 더 오래 설렜어요!


누군가 시켜서,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니라

기꺼이 시간을 쏟게 되는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내겐 충분한 의미였고, 좋았다.


또, 글을 쓰면서 가끔은 '그래, 이렇게 생각하고 살아야지' 하기도 하고

'내가 이래서, 이렇게 생각하고 사네' 하기도 하며

실시간으로 자아성찰을 마구 해댄 것도 꽤나 큰 도움이 됐다.




사실 스물아홉이 격변의 시기였다면,

앞으로 살아가게 될 삼십 대는 대격변의 시절이지 않을까 싶다.


서른아홉의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지금은 뭐 전혀 감도 안 오지만

대격변의 시절로 흐르고 있는 내 인생에 또 그냥 그저, 흐들흐들 올라타련다.


이렇게 차곡차곡 글감을 또 쌓아서 10년 뒤,

설레는 마음으로 브런치북 <대격변의 시절, 서른아홉>을 연재하는 날이 꼭 오길 바라며.

(하지만 조금은.. 천천히 오길..)


불안하고 불완전했던 나의 20대,

이젠 정말 안녕이다-!




















<격변의 시기, 스물아홉> 브런치북 연재를 마칩니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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