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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 Dec 25. 2023

포르투갈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리스본 편

리스본 관광포인트 ONE to TEN

스페인 여행 일정과 묶어서 많이 방문하는 포르투갈은 별 기대 없이 갔다 여행 후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다는 말을 오래전부터 들어왔기에 기대가 컸던 곳이다. 일정이 길지 않아 계획했던 모든 것들을 할 수는 없었지만, 7일을 알차게 꽉 채워서 여행을 즐기고 돌아온 기념으로 준비한 포스팅! 포르투갈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해 각 도시별 여행 포인트를 추려보았다. 두 번째 편은 리스본 여행 포인트 One to Ten!


ONE. 리스본 골목 산책
photo © Bonheur Archive

어느 도시를 여행하든 골목길 탐방을 즐겨 한다. 골목길만 들여다봐도 도시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고 때로는 숨겨진 민낯을 들여다보는 것 같달까. 골목길이 아름다웠던 곳은 여행이 끝난 후에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훗날 한 번 더 갈 수 있기를 소망하게 된다. 나에게는 리스본이 그랬다. 첫눈에 보는 순간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꼭 추천한다. 리스본에 가거든 꼭 발길 닫는 대로도 좋고 목적지로 향하는 길 문득 눈에 들어온 골목길도 좋으니 어디든 걸어보라고.


TWO. 리스본의 상징 옐로우 트람 (28번 트람)
photo © Bonheur Archive

뉴욕에 옐로우 캡이 있다면 리스본에는 옐로우 트람이 있다. 리스본 시내 곳곳을 누비는 노란 트람. 그중에서도 리스본 주요 명소를 지나는 노선으로 알려진 28번 트람은 아침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긴 줄을 서야 할 만큼 인기가 많다. (어쩌면 28번 트람은 관광객들만 이용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리스본까지 갔다면 28번 트람을 타고 에스트렐라 성당부터 카몽이스 광장, 산타후스타 엘리베이터, 코메르시우 광장을 거쳐 리스본 대성당,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와 그라사 전망대까지 가는 28번 트람을 꼭 이용해 보시길!


THREE. 리스본 알칸타라 전망대
photo © Bonheur Archive

리스본에 언덕이 이렇게나 많을 줄이야. 상 페드루 드 알칸타라 전망대는 7개의 언덕 중 하나에 공원처럼 조성된 전망대 겸 공원으로 맞은편 언덕의 산 조르주 성과 리스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쉬엄쉬엄 리스본 도심을 산책하며 걸어 올라가도 되지만 걷기 싫은 사람들은 호시우 역 옆에서 출발하는 푸니쿨라를 이용할 수 있다. 해 질 무렵 알칸타라 전망대에 올라 리스본 시내를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기 딱 좋다. 2014년에 개봉한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더 많은 관광객 특히 영화를 좋아했던 사람들이 즐겨 찾고 있는 곳이다. 리스본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리스본행 야간열차에 등장한 장소를 찾아 투어를 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


FOUR. 리스본 광장, 어디까지 만나봤니?
photo © Bonheur Archive

리스본을 가보니 의외로 앞에 붙일 수식어가 꽤 많았다. 옐로우 트람의 도시, 골목길이 아름다운 도시, 그리고 광장의 도시. 비슷한 듯  다르게 생긴 광장이 많다. 그중 가장 유명한 광장은 타구스 강변에 위치한 코메르시우 광장. 코메르시우 광장으로 가는 길에는 30m 높이의 바이샤 지구와 바이루 알뚜 지구를 연결하는 산타 후스타 엘리베이터를 찾을 수 있다. 산타 후스타 엘리베이터는 1902년 에펠탑을 건축한 귀스타브 에펠이 설계한 리스본의 또 다른 명물이다. 그 외에도 폼발 후작 시대 주택에 둘러싸인 피게이라 광장과 리스본 교통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호시우 광장 등 리스본의 관광 명소 역할을 하는 광장들이 꽤 많다. 파리지엔과 런더너들에게 공원이 집 앞 정원 같은 곳이라면 리스본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광장이 쉼터이자 정원 역할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FIVE. 리스본에서 만나는 페르난도 페소아의 흔적
photo © Bonheur Archive

영국에는 셰익스피어, 프랑스에는 빅토르 위고, 스페인에는 세르반테스 그리고 포르투갈에는 페르난도 페소아가 있다. 생전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 사후에 많은 사랑을 받은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문인으로 리스본 곳곳에서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페소아는 나에게 조금 낯선 작가였는데 엄마가 그의 책을 굉장히 좋아하셔서 알게 됐다. 가족 여행지를 포르투갈로 정하면서 엄마는 페소아의 흔적을 보고 싶어 하셔서 일정 중간중간 엄마를 위한 페소아 투어를 준비했다.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페소아 생가를 방문하기에는 일정이 촉박하다면 호시우 광장 근처에 있는 카페 브라질리아와 코메르시우 광장에 있는 Martinho da Arcada에 들러보시길. 브라질리아 카페는 리스본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로 카페 앞에 페소아의 동상이 마련되어 있다. Martinho da Arcada는 백 년 전통의 페소아의 단골 카페로 카페 안에는 그가 앉았던 자리가 따로 보존되어 있다. 생전에 즐겨 마셨다는 그의 에스프레소 잔과 함께.


SIX. 리스본에서 즐기는 포르투갈 미식, 해산물 요리와 돌판스테이크
photo © Bonheur Archive

해산물이 맛있는 리스본에 가면 감바스, 문어구이, 포르투갈 식 대구요리 바깔라우 외에도 꼭 먹어야 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리스본의 명물이라고 불리는 돌판 스테이크! 블로그를 조금만 검색해 봐도 맛집이라고 알려진 돌판 스테이크 집이 우수수수 쏟아져 나온다. 그중 가장 유명한 곳은 Cabacas. 그러나 내가 추천하고 싶은 곳은 O Chiado다. Cabacas는 가성비 좋은 식당으로 배낭여행객, 나 홀로 여행자, 가족 여행자 모두 갈 수 있지만 오로지 현금만 받는 데다 가게 분위기가 조금 어수선하게 느껴졌다. O Chiado는 조금 더 정돈된 분위기에서 부드러운 육질의 돌판 스테이크는 물론, 다른 요리들도 함께 즐길 수 있어 연인 특히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


SEVEN. 리스본 벨렘 지구의 명물, 포르투갈 에그타르트
photo © Bonheur Archive

리스본에서 15번 트람을 타고 40분쯤 가면 나오는 벨렘 지구. 제로니무스 수도원을 방문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지만 이곳에는 수도원 말고 또 다른 랜드마크가 하나 있다. 바로 세계 최초의 에그타르트 집인 Pasteis de Belem. 수녀들이 수녀복을 빳빳하게 하기 위해 달걀 흰자를 사용했는데 남는 노른자를 처치하기 위해 페이스트리에 달걀과 크림을 넣어 만든 디저트인 에그타르트가 탄생했고, 그 후 수녀들의 비법이 Pasteis de Belem 사장에게 전수되면서 에그타르트가 대중화되었다고 한다. 포르투갈 하면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대표적인 디저트가 에그타르트인 만큼, 에그타르트의 탄생지에서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꼭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에그타르트 이외에 다른 디저트류 역시 훌륭하다. (단, 긴 줄을 감내할 인내심은 필수다.)


EIGHT. 제로니무스 수도원과 벨렘탑
photo © Bonheur Archive

벨렘 지구에서는 딱 3가지만 보면 된다. 제로니무스 수도원, 벨렘탑 그리고 바스코 다 가마 동상. 제로니무스 수도원은 1498년 바스코 다 가마가 인도항을 개척하면서 비단과 향신료가 포르투갈로 들어오게 됐고, 마누엘 1세가 그로 인해 축적된 부를 상징하기 위해 짓기 시작한 수도원이다. 수도원이 별것 있을까 싶었는데 감히 이렇게 말하고 싶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가장 아름다운 맥도날드, 가장 아름다운 카페, 가장 아름다운 기차역이 포르투에 있었다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도원은 리스본 벨렘 지구에 있다고. 그동안 여행 중 방문한 수도원은 몇 안 되지만 앞으로도 제로니무스 수도원 만큼 아름답다고 생각할 수도원은 만나지 못할 것 같다.

photo © Bonheur Archive

제로니무스 수도원 외에도 벨렘 지구에는 탐험가 바스코 다 가마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기념비와 벨렙탑이 있다. 벨렘탑은 마누엘 1세가 테주강에 세운 탑으로 원래는 외국 선박의 출입을 감시하며 통관절차를 하던 일종의 세관 같은 곳이었다. 그러나 스페인 지배 당시에는 정치범과 독립운동가들을 지하에 가두던 물 감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NINE. 리스본 근교 신트라 (신트라 왕궁/페나성/무어성)
photo © Bonheur Archive

리스본 근교 중 가장 유명한 곳이자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은 신트라. 호시우 역에서 기차로 40분 거리로 리스본 근교 바위산에 위치한 마을이다. 7~8세기 무어인들이 산 위에 지은 성벽인 무어성과 529m 신트라 산 정상에 위치한 알록달록한 페나성과 함께 포르투갈 왕족의 여름 별장으로 사용된 신트라 궁전이 가장 유명하다. 신트라 궁전은 유약을 바른 채색 타일로 꾸며진 왕궁으로 영국의 시인 바이런이 '에덴의 동산'이라고 표현했을 만큼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신트라 투어로 신트라 왕궁-무어성-페나성을 많이 방문하는데 하루 안에 신트라와 호카곶 그리고 카스카이스까지 방문하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하루 동안 신트라 왕궁과 무어성, 페나성을 렌터카 대신 대중교통으로만 돌아보려면 일정이 꽤나 촉박하기 때문. 우리는 호카곶과 카이스카이스까지 둘러보는 것이 계획이라 무어성과 페나성을 포기하고 신트라 왕궁과 신트라 마을만 간단히 둘러보았는데 평소 고궁이나 고성에 관심이 많다면 근교 여행지는 여유 있게 2박 이상을 잡고 둘러보는 것을 추천하지만, 굳이 성을 다 둘러볼 계획이 없다면 신트라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말하고 싶다.


TEN. 리스본 근교 나들이(신트라, 호카곶, 카스카이스)
photo © Bonheur Archive

유럽 최서단에 자리한 호카곶. 신트라에서 403번 버스를 타고 30분 거리에 있는 화강암 절벽이자 신트라의 산지가 대서양으로 돌출해서 만들어진 곶으로 신트라와 묶어 리스본 근교 여행지로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다. 제주도에 가면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에 가듯 리스본에 가면 응당 유럽 최서단 호카곶에 가야 할 것만 같았다. 즐길 거리를 찾기 위해 방문한다기보다는 광활한 대자연을 눈에 담기 위해, 나의 발자국을 유럽 최서단에 찍기 위해 상징적으로 방문하는 곳에 가깝다.

photo © Bonheur Archive

호카곶에서 버스로 30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카스카이스는 한적한 휴양 마을로 대서양 바다를 눈앞에서 볼 수 있다. 리스본에서 바로 가려면 리스본 카이스 두 소드레 역에서 기차를 타면 된다. 관광지라기 보다 현지인들이 여유롭게 휴가를 즐기기 위해 찾는 곳으로 개인적으로는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신트라와 호카곶 보다는 조금 더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카스카이스가 좋았다. 리스본에 머무는 일정이 길다면 하루 온종일 카스카이스 해변에서 먹고, 마시고, 수영하며 찰나의 사치와 여유를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싶을 만큼.



전지적 관찰자 시점, 가끔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여행 이야기.

시선기록장 @bonheur_archive

파리 사진집 <from Paris>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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