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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euN 쓴 Jan 09. 2024

달콤한 도나스

저도항 근처 도넛 (일명 도나쓰)

아침을 라면 하나 끓여 먹고 나온 터라 허기짐이 쉽게 느껴지는 시간이 왔다. 그래서 친구가 검색을 막 하더니 꽈배기 파는 집이 있다며 내비게이션의 목적지를 그리로 설정했다. 우리의 여행도 이젠 하루가 지나 울릉도에 대한 블로그나 인스타를 적지 않게 봐온 터라 쉽게 동의할 수 있었다. 그나마 조금은 익숙해지면서 전혀 준비가 없이 온 울릉도지만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다. 이 가게 역시 그렇게 알게 된 것이다. 


다행히 바로 앞에 컴포즈 커피 매장이 있었기 때문에 커피 수혈과 함께 도넛을 먹을 계획이었다. 울릉도를 이미 다녀오셨거나 혹은 다녀오실 계획으로 미리 검색을 해보신 분이라면 이곳의 소문(?)에 대해 조금은 경험하셨거나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한다. 울릉도에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나 혼자 산다', '유튜버' 등 다양한 매체에서 촬영을 마치고 방영까지 끝나면서 이곳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버렸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인기에 오점이라고 생각하는 아쉬운 점이 부각되는 게 있었는데, 바로 식당이었다. 


독도는 식후경


좁은 섬도시에 관광객들을 위한 식당이 자리하게 되었고, 한번 왔다가 가는 손님이 많으니 식당에서는 조금씩 손님 수요에 맞게 스타일이 변질되어 버렸다. 첫 번째로 음식 가격이다. 관광지 효과 혹은 관광지 프리미엄이 붙을 수는 있다. 그렇지만 생각지도 못한 일인당 식사 가격에 놀랄 때가 많이 있었다. 김치찌개는 관광지에 가서 먹는다고 해도 내가 주로 먹는 회사 근처 식당보다 별 차이 없는 가격이지만 이곳에서 먹는 한 끼 식사는 호텔이나 유명 식당에서 한 끼를 먹는 가격과 비슷하다. 심지어 우리가 아는 메뉴가 그렇게 가격이 책정되어 있으니 처음 식당에 들어가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둘째로 인원수의 문제도 있다. 무슨 말이냐면 우리가 4명이서 식당을 들어가면 무조건 4인의 메뉴를 시켜야 한다. 양이 적은 친구가 있을 수도 있고 다른 음식을 먹은 게 소화가 덜되어도 맛집이라 와 볼 수 있는데도 그냥 인원대로 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카페와 식당은 차이가 있다. 카페에서 인당 하나의 메뉴를 고집하는 이유는 공간대여적 의미가 더욱 강하다면 식당에서의 인당 일 메뉴는 강매에 가까운 일이다. 소비의 선택이 무시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일인 메뉴를 찾기 힘들고 매우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오징어가 많이 잡히는 동해에 상징적으로 오징어 두루치기를 파는 식당이 많은데, 1인분의 메뉴는 없다. 물론 만들어 내는 정성이나 재료의 양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을 수 있겠지마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서 다른 분들의 후기를 보니 일부러 식당에서 2인 메뉴를 주문하기 위해 그 식당에 가는 사람들을 모집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사 먹는 사람도 이 정도 노력을 하는데 파는 분들도 조금의 노력을 기울이면 좋겠다. 


울릉도 오징어두루치기 명이나물

우린 인원이 4명이나 되는 단체(?)라서 음식의 종류에 상관없이 먹을 수 있었다. 첫날의 아침밥을 제외하고 밖에서 사 먹는 음식은 나름의 맛이 있었다. 2인분 이상 주문이니 양은 푸짐했고, 식당의 편의에 따라 반찬은 우리가 가져다가 먹을 수 있었다. 휴대용 가스버너 위에는 빨갛게 양념으로 머물 여진 오징어와 신선한 채소들이 한 냄비 가득 담겨 나왔고, 거기에 명이나물도 같이 나왔다. 어떤 글을 보니 울릉도도 명이나물이 더 이상 채취가 되지 않아 육지에서 사 온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사장님이 적극적으로 명이는 울릉도가 자생지라며 본인이 직접 담근 거니 의심하지 말고 먹으면 된다고 했다. 


잘 절여진 명이나물을 잘 먹고 있었는데, 우리가 너무 게걸스럽게 먹은 탓인지 아주머니께선 다른 건 그냥 떠올 수 있지만 명이나물 반찬은 추가요청에 5천 원을 받는 식으로 계산이 되는 게 조금 아쉬웠다. 고기반찬도 아니고 나물 반찬을 눈치 보고 명은 적은 처음이라 씁쓸하기도 하고, 오직 이곳에 서면 자생하는 명이나물이라 고기 값만큼이나 나가는 음식이다 싶어 한 장씩 음미하면서 먹었다. 물론 친구들과 사이좋게 말이다. 


독도는 우리 땅


독도. 


내가 조금 유별난 사람일 수 있다. 독도라는 이름을 듣기만 하는데도 심장이 저리고, 마음이 요동치는 건 내가 조금 더 독도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렇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도 이와 같으니 말이다. 상대를 좋아하면 그 이름을 듣기만 해도 두근거이고, 마음이 요동치는 것이 말이다. 독도를 좋아하는 건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모두가 다 그러하리라 생각하지만 나 또한 독도에 애정을 품고 사는 것은 사실이다. 


울릉도 입도의 목적 제1번이 바로 독도를 방문하는 것인 만큼 독도를 들어가는 것이 이번 여행에 큰 과제와도 같았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든 독도를 들어가기 위해 표를 구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우리가 '표를 구했다.'라고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독도 입도표는 예약으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미리 표를 예매하지 못했다면 결국 현장에서 표를 구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우리가 오전에 다른 곳을 다녀오는 바람에 오전에 출발하는 표는 놓쳤고, 오후에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선택권은 없는 상황이었다. 


표를 구하기 위해 아침에 방문했던 울라관광센터 바로 옆 저도항 다시 돌아왔다. 주차를 안전하게 하고 표를 구하기 위해 들어왔지만 아무런 정보도 없이 온 터라 매표가 이루어지지 않는 시간에 도착해 버렸다. 한 분만 의자에 앉아 핸드폰을 보고 계셨고 매표소 앞에는 전혀 사람은 없었다. 날씨가 너무 좋아 입도가 가능한 날을 따로 선택할 필요 없이 오늘 당장 출발하는 표를 구하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독도 들어가는 표를 사요 

표는 오늘 당이 취소표에 한해서 현장에서 판매한다는 전화 상담을 믿고 출발 2시간 전까지 매표소에서 대기하기로 했다. 그나마 우리가 도착하고 1시간 정도 기다리면 매표가 시작되기 때문에 우린 어디 가지 않고, 이곳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현장에는 아무도 없었고 우리보다 빨리 들어온 한 분의 여자분이 계셨다. 


조용히 앉아서 시간이 되길 기다리고 했었는데, 매표가 시작되는 시간이 다가올 무렴이 되자 외부로부터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우리가 2등으로 도착했으니 선착순을 판매하는 표를 사기 위해서는 줄을 서야 했다. 아무도 없던 매표소 앞에 서서 우리보다 빨리 오신 분께 정중하게 말씀드려 내가 서 있는 앞자리를 양보하고, 내가 뒤에 서 있으니 들어오는 사람들 순서대로 줄을 서기 시작했다. 


2시 정각이 되어 4시 독도로 출발하는 배 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우리는 조금 빨리 도착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표를 받아 들 수 있었다. 혹시나 못 사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미안한 마음에 밖으로 나와 울라관광센터에 다시 방문을 했다. 남은 시간엔 센터에서 반을 보내고 다시 대합실에서 반을 보냈다. 

이젠 독도로 들어갑니다.

날씨의 행운을 가진 남자의 여행.

이제 독도까지 들어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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