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하고 고심했던 부분은 바로 '첫 여행지를 어떤 곳으로 하면 좋을까'였다. 그 시절에도 당연히 여행하는 사람은 있었고, 모두 그들의 신념과 정신을 토대로 여행을 하는 중이었다. 준비기간만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후보지가 보기에 있었고, 막상 결정을 하고 비행기 표를 사는 순간까지도 후보가 세 개는 되었다.
혹 어떤 사람은 여행이 뭐라고 그렇게까지 고민하고 결정하는 거냐며 의미 없다는 식으로 이야길 하지만 나는 달랐다. 내가 준비하고 있는 여행이 어쩌면 내 일생의 한 번의 경험 일수도 있고, 불의의 사고를 피하지 못해 마지막 여행일 될 수도 있었기에 여름휴가 계획 세우듯 설렁설렁 남에게 맡길 수도 없는 중요한 일이었다.
이러한 고민이 시작된 건 아무래도 정해진 금액으로 여행을 떠나야만 했던 그 시절의 가난한 여행자의 아킬레스건과 같은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돈이 넉넉해서 어딜 가고 싶다면 바로 그 자리에서 비행기 표를 준비하고 나설 수 있겠지만, 세계여행이라는 이름으로 떠나기엔 턱 없이 부족한 금액으로 시작한 것이라 난관에 부딪힌 것이다.
수많은 고민과 예상 경로를 생각했을 때 가장 효과적이 효율적인 루트를 생각해 봤을 땐 비용이 저렴하고 다른 나라로 이동하기 쉬운 곳으로 선택해야만 했다. 그 결론은 바로 중국.
주변에선 중국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았다. 내가 아는 내용도 있었고 몰랐던 이야기도 있었다, '카더라'와 몇 개의 기사들이 나의 메신저로 날아왔다. 나를 위한 걱정일 터.
그렇다고 세운 계획을 포기하는 쪽은 아니었다. 조금 더 준비하고, 걱정이 되는 부분이나 방식을 변경해서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중국여행을 그렇게 시작되었다.
중국이라면 무엇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가?
중국은 거대한 국토의 면적을 가지고 있으며 수많은 소수민족으로 인구도 결코 적지 않다. 수많은 인구의 다양성은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내고 각자의 삶을 지켜나가는 중이었다. 물론 독립하고자 하는 나라를 강제하거나 소수민족의 문화보다는 동일한 문화권을 만들기 위해 정부에서 일하는 중이지만 아직은 각 민족의 삶이 완전히 없어지진 않았다.
거대한 땅에 수많은 산과 강이 있고, 모두 제 각각의 모습을 하고 있다. 내가 처음으로 올랐던 산은 바로 '태산'이다. 옛시조에 나오는 태산. 바로 그 산을 올랐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산만 높다 하더라"
-양사언-
해발 고도는 백두산 보다 낮다. 그런데도 태산은 중국의 오대산으로 꼽히고 있으며, 험한 산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내가 봤을 땐 오르기 힘든 산인건 확실하다. 기울기가 체감상 70도는 넘어 보이는 절벽 계단을 오르도 또 올라도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고 험했다.
버스를 타고 한참을 올랐다고 생각했지만 버스에서 내려 걸어가는 길도 만만한 정도의 거리는 아니었다. 블로그에서 정보를 얻고 왔다거나, 말이 잘 통해서 내려오는 사람에게 물어라도 볼 수 있었다면 조금 덜 힘들었을까? 태산은 태산이었다.
날씨는 하늘의 영역이라 맑은 하늘에 전경을 볼 수 없었지만 바람이 만들어준 기회의 순간. 잠깐 구름이 걷히면 보이는 절경이 인상적이었다. 누구나 태산을 오를 수는 있지만 모두가 끝까지 갈 수는 없다. 케이블카까지 만들어 오르는 사람이 더 많아진 지금도 태산의 신비로움과 영험함은 중국인뿐만 아니라 많은 한국 관광객에게도 전해지는 듯하다.
'중국의 산'이라고 글을 쓰다 보니 생각나는 곳이 하나 더 있어 잠시 그곳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그곳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아주 많이 익숙한 장가계라는 곳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도 직항 노선으로 그곳을 다녀올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곳인데, 내륙지역에서 만들어진 괴이한 지형이다.
이렇게 특별한 지형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가 바로 아바타이다. 아바타가 모티브로 한 지형이라 이곳엔 아바타 영화를 기념하는 기념관이 있고, 곳곳엔 아바타 나비족의 모습을 형상화해서 만들어진 다양한 설치물들도 있다.
서양 외국인 보단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한국어도 많이 보이고 소통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코로나 이후 주춤했던 관광이 다시 시작되면서 장가계를 여행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주변에 많이 보인다.
중국을 좋아하고 싶어 하는 건 개인적인 견해가 있을 수 있지만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장가계는 반드시 여행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네팔에서 에베레스트 산을 올랐고, 남미에서 피츠로이를 올랐지만 동양의 산이랑 다른 결의 느낌이 있다.
특별한 침식에 의해 만들어진 산 봉우리는 다른 어떤 산들과는 느낌이 달랐다. 동양적 아우라가 느껴지는 듯했다. 나무 한그루, 풀 하나까지도 산 봉우리와 어우러지며 만들어내는 특별한 모습에 흥미를 빼앗길 수밖에 없다.
나도 가기 전엔 사진으로 그곳의 모습을 여러 번 봐 온터라 기대감이 적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별 기대감 없이 방문한 원가계나 천문산의 모습은 그 모습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압도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만약 무비자로 중국을 방문할 수 있는 지금 좋은 여행지를 찾는다면 상하이도 좋지만 중국의 장가계를 추천한다.
우리나라의 발전 모습을 보더라도 유명한 강을 인접에 두고 도시가 발전했다. 한강을 두고 서울, 금강을 두고 대전, 낙동강을 두고 대구, 광주천을 두고 광주가 위치하고 있다. 꼭 물이 있어야 대도시라고 할 수 없지만 흐르는 하천이나 강 주변으로 도시가 만들어지게 된 것은 선사시대에서부터 이어져 온 삶의 방식이다.
황하는 중국을 관통하는 아주 긴 강이다. 하류는 중원이라고 불리는 중국의 중심이 된다. 대부분의 하천 하류가 그렇듯 황하의 하류도 퇴적층이 쌓여 삼각지를 만들고, 그곳이 평야가 되어 농사가 잘 되는 땅으로 바뀌게 된다.
한동안 문제가 대두되었던 것 중에 하나가 황하강이 문명 발상지에 포함이 되는가에 대한 갈등이었는데, 아직 이렇다 할 결론이 없어 교과서에 나온 대로 사대 문명의 발상지로 알고 있다.
문명의 발상지답게 중국인들도 좋아하는 강이다. 지금은 낚시 업이 모두 금지되어 어부도 먹고살 수는 없지만 여전히 황하가 있어 먹고사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내가 방문한 곳은 황하의 수많은 다리 중 가장 먼저 철교로 만들어진 '황하제일교'(황하제일철교)라는 이름의 다리가 있는 곳엘 갔다.
총 두 번을 방문했는데, 도착하자마자 어두운 밤임에도 불구하고 야경을 보기 위해 방문했고, 낮엔 황하의 모습을 보고 싶어 방문했다. 역시나 대단한 크기의 강이었다. 한강도 이 정도의 폭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황토 빛 강물이 흘러가는 속도를 보노라면 한강은 참 잔잔했었구나. 하고 생각이 들 정도 있다.
황하 위에 가장 먼저 놓인 철교는 란저우를 방문하기 중분 한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이것만 보기엔 아쉽기에 란저우에서만 먹을 수 있는 면요리도 곁들이면 좋을 것 같다.